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백번 듣는 것보다 한번 직접 보는 것이 더 낫다는 말이 있죠. 일명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도 합니다.
이를 잘 입증해 주는 사진 한 장이 있죠. 바로 한반도를 저녁에 찍은 위성사진입니다. 남쪽은 불빛으로 대부분이 환하게 빛나는 반면 북한은 거의 모든 지역이 캄캄한 암흑천지로 보이는 사진입니다.
이 사진은 한반도 남북사이의 경제력 차이, 주민들의 소득수준 차이, 때론 인민들의 인권을 거론할 때도 대표적인 증거자료로 자주 쓰입니다.
그런데 요즘 북한은 평양시와 지방 대도시들은 물론 주변지역들까지도 좀 밝아지고 있다고 하죠. 주민들이 나라에 기대지 않고 자력 자강해 태양광 전등을 포함해 자체 전기 생산을 많이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중국의 태양광 조명등 사업자들은 발 빠르게 이에 맞춰 북한사정에 알맞은 전등장치를 개발해 많이 들여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초기에는 방 두 개 정도 공간을 밝힐 수 있고, 휴대폰 충전도 가능한 태양광 조명장치 한 세트가 중국 돈으로 2,000위안정도 했는데 지금은 가격이 뚝 떨어져 1,000위안 미만이면 구입가능하다고 하네요.
이것으로 소형 텔레비전도 볼 수 있다고 하니 한 100내지 200달러쯤 투자하면 영구 전력생산이 가능한 셈이죠. 또한 이 조명장치가 인기가 있다 보니 소형 선풍기 등 맞춤형 상품들도 덩달아 많이 생산한다고 합니다. 노트북 사용도 당연히 가능하겠죠.
게다가 북한당국은 세트 장치에서 비용이 70-80% 차지하는 배터리는 중국에서 사가지 않고 북한에서 자체 충당하고, 북한에서 생산되지 않는 태양광 패널만 대량으로 수입해 주민들에게 팔아먹기 때문에 이것이 급속히 확산되고 잇다네요.
태양에너지는 흐린 날이나 비오는 날엔 별 효과가 없을 것 아니냐는 외부사람들의 질문에 북한주민들은 이렇게 재치 있게 유머로 대답하고 있다고도 합니다.
'우리 조국엔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남조선엔 하나밖에 없는 태양이 우리 조국엔 하늘에 있는 태양 말고도 세 개나 더 있고, 그 태양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북조선 인민들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 있는 태양'이라고요.
이것이 칭찬일까요, 욕일까요? 마저 들어보면 압니다.
즉, 민족의 태양 김일성, 21세기의 태양 김정일, 선군조선의 태양 김정은이 그것인데, 이렇게 태양이 너무 많아 뜨거워 죽을 지경이니 가져갈 수 있으면 한 개만이라도 가져가라네요.
북한에는 전기와 에너지부족으로 인한 일화가 너무도 많습니다. 겨울에 중앙난방이 안 돼 주민 집 화장실 물탱크가 어는 것은 보통이고, 화분, 어항도 모두 얼어붙죠. 목욕은 물을 한바가지 끓여 큰 비닐봉지에 넣고 그 증기로 데워 합니다.
잠은 동침이 최고라 되도록 벌고 벗고 같이 붙어 자죠. 물을 끓여 고무 자루에 넣고 안고 자기도 하고요. 겨울에 물이 나오지 않으면 고층 아파트에서 배설물은 어떻게 처리할까요?
'대동강 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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