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타이’와 누룽지 ‘고급과자’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
2019.06.17
corn_meal_b 북한 탁아소에서 공급되는 강냉이 밥으로 열악한 북한의 식량사정을 보여준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하노이 미북정상회담이 실패로 돌아갔고, 비핵화관련 대화가 교착국면에 있으며, 또 대북제재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상태에서 북한의 노동신문이 자력갱생을 강조했네요.

17일자 논설 ‘과학기술과 교육은 자력갱생대진군의 견인기’에서 북한경제와 대외관계의 현 상황을 이렇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과 교육발전을 앞세우는 것은 자체의 힘으로 경제건설에서 나서는 문제들을 원만히 풀고, 인민경제 전반을 상승궤도에 확고히 올려 세우기 위한 최상의 방도’라고 했죠.

과학기술,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지금 에네르기(에너지)와 식량문제를 풀고 원료, 자재, 설비의 국산화를 실현하는 것을 비롯해 경제건설에서 시급히 해결하여야 할 문제들이 적지 않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자력갱생은 결코 정세의 요구나 전진도상에 가로놓인 일시적인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전술적인 대응책이 아니라 항구적으로 틀어쥐고 나가야 할 조선의 전략적 노선’이라며 앞으로 이 정책에 변화가 없을 것임도 시사했습니다.

그리고 ‘당의 품에서 자력갱생의 역사를 배우며 자라난 우리에게 있어서 자력갱생 외에 그 어떤 다른 선택이란 있을 수 없다. 우리는 과학기술과 교육을 자력갱생대진군의 견인기로 내세운 당의 의도를 똑똑히 명심하고 여기에 최우선적인 힘을 넣음으로서 사회주의건설을 힘있게 추동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죠.

대북제재에 대해서는 ‘지금 적대세력들은 우리의 정상적인 무역활동을 전면 차단하고 있으며, 인민경제 여러 부문의 생산정상화와 인민 생활에 필요한 원료와 물자들을 들여오는 것마저도 가로막고 있다’ 고 그 심각성을 강조했죠.

또한 ‘오늘 적대세력들은 저들의 요구조건을 들어주는 대가로 경제적 보상과 지원을 떠들며 개혁, 개방으로 유도하려 꾀하고 있다. 제국주의자들의 하청경제를 이식하면 일시 번성할 수는 있어도 경제적 자립성을 잃게 되고 나중에는 우리의 사상과 제도까지 말아먹게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마도 트럼프 미 대통령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북한에 거대한 잠재력이 있다. 핵을 포기하고 경제를 선택한다면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한 발언들에 대한 입장천명으로 보입니다.

결국 핵을 포기하고 개혁, 개방을 하는 순간, 외부의 자본을 끌어들이는 순간 체제가 불안해지고 지금의 사상과 제도를 유지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것이죠. 지금까지 북한이 수십 년간 변함없이 고수하고 추진해온 전략입니다.

김정일시대 때는 ‘사회주의는 과학이다’, ‘나에게 한 치의 변화도 바라지 말라’고 한 것들로 대변이 되죠.

북한에서 주민들은 강냉이밥을 ‘깡타이’라고 하죠. 그리고 누룽지를 ‘고급과자’라고 합니다.

사회주의, 공산당 일당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과 베트남에서는 체제위협을 극복하면서도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도입해 지금 경제적 번영을 이룩하고 있죠. 여기 인민들은 북한 주민들이 얘기하는 일명 ‘깡타이’ 밥상에서 해방된 지 오랩니다. 중국은 최신 기술에서도 미국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왔죠.

아마도 북한판 대동강의 기적, 경제적 번영은 일단 시작되면 더 빠른 시일 내에 가능할 것 같은데요.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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