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 피서 vs 눈치 피서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
2019-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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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함경남도 함흥시의 명승지인 마전유원지에서 주민들이 무더위를 달래고 있다.
북한 함경남도 함흥시의 명승지인 마전유원지에서 주민들이 무더위를 달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한 해에 어김없이 찾아오는 삼복더위가 왔습니다. 올해 여름은 또 얼마나 더울까요? 많은 사람들이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이미 서울은 7월 상순 기온으로는 1965년 이후 54년 만에 가장 높은 기록을 갱신했습니다. 한 낮에 35도까지 올랐고 강원도 영월은 무려 36.9도까지 갔었죠.

해마다 반복되는 무더위, 삼복더위, 평양과 서울은 각기 어떻게 피할까요?

서울에서는 기본적으로 집마다, 사무실마다 냉풍기, 선풍기를 씁니다. 물론 전기세 등비용이 들기 때문에 가정마다, 여건마다 소비의 수준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에어컨, 선풍기를 쓸 수 있는 문화입니다.

가정마다 하루 종일 에어컨을 틀어놓기 부담스러우면 백화점이나, 커피숍, 은행 등 시원한 공공장소를 찾아 가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때와 동시에 국가에 부담해야 되는 누진 전기료가 해마다 이슈가 되죠. 요점은 무더위에 에어컨이 필수인데 전기료는 많이 쓰는 만큼 비례해 내는 것이 아니라 일정수준을 초과하면 더블로 더 내는 구조이기 때문에 서민들에게 부담이 된다는 겁니다.

어찌됐든 정치권이나 국가는 서민들에게 조금이라도 양보하고 배려해주는 쪽으로 결론을 내기 때문에 대체로 해마다 국가의 정책이 조금씩 진보하거나 개선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힙니다.

그리고 남한에서는 하계휴가, 피서가 필수입니다. 올해에도 직장인들만 대상한 조사결과 거의 80%가 휴가를 간 다네요. 평균 비용은 대략 900달러정도 됩니다.

북한에서도 요즘 피서문화가 더 확산되고 있죠. 물론 휴가를 자유롭게 쓰지는 못하지만 모든 근로자는 사회주의 노동법에 따라 연간 14일간의 정기 유급휴가를 보장받으며 직종과 처한 환경에 따라 보충휴가를 7-21일간 더 받을 수 있습니다.

표창휴가형식의 정휴양제가 있어 휴양은 노력혁신자들, 모범 근로자들 중 추천된 자들로 건강에 이상이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며, 정양은 상기 대상자들 중 질병은 없으나 건강 증진이 필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죠.

이외에 요양제도도 운영합니다. 요양소는 휴식과 여가를 즐기기 위한 공간보다는 급성질병의 후유증과 만성질병에 시달리는 환자들의 건강회복을 위해 설치된 곳입니다.

따라서 주로 온천, 약수, 진흙, 기후가 좋은 지역에 150여개가 건설돼 운영되고 있죠. 대표적인 것이 남포 강서요양소, 중이요양소, 평천, 형제산, 명천, 선교요양소 등입니다.

북한에는 이러한 제도가 있고 또 당국은 이것이 참다운 인민적인 시책으로 운영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한계는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북한에서는 ‘간이 피서’, ‘눈치 피서’가 유행이라고 합니다. 일반 근로자들은 생계에 바쁘고 여유가 없는지라 하계휴가를 받아 더위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짬 시간을 내, 휴일이나 명절, 근로시간이후 간이 시간을 이용해 최대한 피서를 즐긴다는 얘기죠.

간부들은 대신 여유는 있지만 주민들의 눈치를 살펴야 하기 때문에 ‘눈치 피서’를 한 다네요. 어디 가도 조용히 가고, 놀아도 소문내지 않고 숨어서 논다는 얘기죠.

간이 피서든, 눈치 피서든 요즘 삼복더위가 너무 심해 모두들 휴식은 꼭 챙겨야 할 것 같습니다.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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