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젖은 아리랑’체조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
2018-08-27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평양 5월1일경기장에서 학생,노동자들이 북한의 집단체조 공연인 예술공연 `아리랑' 공연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평양 5월1일경기장에서 학생,노동자들이 북한의 집단체조 공연인 예술공연 `아리랑' 공연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이 취소된 가운데 며칠 있으면 북한에서 정권수립 70주기 기념행사를 하게 됩니다.

이번 방문취소 이유는 북한 비핵화과정에 진전이 없다, 4번째 방북인데 또 빈손으로 돌아올 수 있다, 미중사이 무역 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와중에 중국이 대미레버리지로 북핵을 이용하고 있다, 그래서 대북제재에 큰 구멍이 생기고 북중 사이 교역이 증가하고 있다 등입니다.

즉, 미국이 무리하게 이런 결정을 급작스럽게 하게 된 데는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큰 의구심을 가지고 있고,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역사적인 6.12 미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보인 비핵화에 대한 약속들이 기만적이라는 의심을 강하게 사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결코 비핵화에 관심이 없다는 거죠.

북한매체들도 이와 관련해 자기의 입장을 명백히 표시하고 있습니다. 대북제재 하에서, 종전선언도 채택하지 않는 상황에서 선 비핵화는 절대로 있을 수 없다, 미국은 북미관계 개선, 재설정, 종전선언 포함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긴장완화와 관련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CVID라는 ‘강도적인 요구’만 계속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죠.

미국의 강경입장 선회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방문도 큰 부담을 안게 됐다는 평가입니다. 북중이 밀착할수록 비핵화에서의 중국의 역할과 기여에 더 큰 의구심을 미국은 가지게 될 것이고, 더 강경하게 대중 무역전쟁을 강행할 것이기 때문이죠.

한해 5천억 달러 상당의 상품을 미국에 수출하는 중국에 비해 미국은 대중수출이 1,300억 달러입니다. 그리고 중국의 무역흑자에서 미국과의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65%에 달하죠. 지난해 무려 3,752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즉, 관세부과, 무역전쟁에서 미국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런 부담을 안고 시진핑 중국주석이 평양방문을 강행할지 의구심을 가지는 이유입니다.

만일 그가 9.9절계기 평양을 방문하면 북한이 지금 계획하고 있는 당일 열병식행사, 아리랑대집단체조 관람, 경축연회 등 일정이 기다리겠죠. 미국이 강경입장을 다시 보이는 상황에서 북한은 공세적으로 열병식에 ICBM이나 더 개량된 SLBM, 중장거리 미사일들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또한 시진핑주석에게는 부담이 되겠죠.

또 북한이 5년 만에 재개하는 아리랑집단체조 공연도 국제사회에서는 어린이들을 착취하고 인권을 유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인권유린 쇼라고 비판하는 행사입니다.

수만 명의 어린 학생들이 뜨거웠던 무더위 올 여름 제대로 먹지도, 공부도 하지 못하고 행사준비에 참가했을 것이고, 이들의 희생의 대가로 북한은 정치선전에, 쇼도 하고 외화벌이도 톡톡히 하게 될 것입니다.

이미 북한은 관련 관광 상품들을 팔았고, 아리랑공연 특등석은 800유로, 1등석 500, 2등석 300, 3등석 100유로를 받습니다. 이 돈은 모두 김정은 통치자금으로 들어가죠.

북한에서 요즘 학생들은 아리랑 축전을 ‘눈물 젖은 아리랑’이라고 한다면서요. 북한에서도 널리 알려진 계몽기 가요 ‘눈물 젖은 두만강’에 빗댄 야유 같습니다. 김정은이 진정으로 이민위천의 지도자라면 이 눈물 젖은 아리랑집단체조부터 중지해야 하지 않을까요?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