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딱하면 꺼떡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
2019.12.23
special_us_forces_b 미 국방부가 23일 한국 특수전사령부와 주한미군의 근접전투 훈련 사진 12장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사진은 한국 특수전사령부와 주한미군의 군산공군기지 훈련 모습.
/연합뉴스

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이 일방적으로 정한 연말시한이 가까워 오면서 한반도주변 정세가 긴장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례적으로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한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데요, 국방부장관이 직접 나서 오늘 밤 당장이라도 북한과 싸워 이길 수 있다고 했죠.

그보다 앞서 미 태평양공군사령관은 ‘2017년으로 돌아가 보면 우리가 당시 해놓았던 것들이 많이 있어서 꽤 빨리 먼지를 털어내고 이용할 준비가 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북한이 도발하면 언제든지 군사적으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이러한 군사력이 외교적 노력을 지원하는 것, 외교적 노력이 우선이라는 언급은 빠뜨리지 않았죠.

또한 미 국방부는 매우 이례적으로 남한 특수전사령부와 주한미군이 지난달 군산 공군기지 등에서 진행한 북한군 기지 습격, 납치된 요인을 구출하는 훈련내용을 여러 사진과 동영상으로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도 했었습니다.

겉으로는 북한군이 남한 요인을 납치한 상황을 가정해 그 인질을 구출하는 훈련형식을 취했지만 누가 봐도 북한의 최고지도부를 참수하기 위한 작전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북미관계, 한반도 상황이 매우 예민한 상황에서 이런 훈련장면이 공개돼 미국이 북한을 더 압박하는 수단으로 쓰고 있는 것 아니냐는 당연한 해석이 가능한 것이죠.

미국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유사작전을 수행해 왔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2011년 5월에 진행한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한 사살작전입니다. 라덴은 2001년 911 테러를 기획한 장본인이죠.

작전명 넵튠 스피어로 알려진 이 작전은 미 해군 최정예 대테러 특수부대원 25명이 블랙호크 헬리콥터 4대에 탑승해 파키스탄 경내에 숨어 지내던 빈 라덴을 40여 분간의 교전 끝에 사살한 작전입니다.

당시 부대원들의 헬멧에 장착된 카메라에 의해 실시간으로 작전이 중계됐고 오바마대통령은 백악관 상황실에서 이를 다른 지휘관, 관료들과 지켜보았습니다.

빈 라덴이 숨어있던 곳은 아포카바드에 위치한 파키스탄 정보기관의 안가였는데요, 주변에 파키스탄 육군사관학교와 육군 2사단 본부가 있었습니다. 보통 가옥보다 8배나 큰 3층짜리 대규모 주택이었고, 여기에 3년 동안 은신해 있으면서 잡히지 않은 것은 핸드폰 등을 전혀 쓰지 않았고 외부로도 절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리고 파키스탄 정보부가 그를 보호했기 때문으로 추정되기도 합니다. 사살된 그의 시체는 항공모함 칼빈슨호로 옮겨져 사망 9시간 만에 추에 매달아 바다에 수장했다고 합니다. 증오를 불러일으킬 것을 우려해 구체적인 증거 사진이나 영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죠.

미국은 그에게 현상금을 걸었지만 실제 10년간 그를 추적하고 잡기위해 쓴 돈이 4,000억 달러, 간접비용까지 포함하면 1조 달러에 달한 다네요.

가장 최근에는 이슬람국가 테러세력의 두목이 유사한 작전에 의해 사살됐습니다. 개에 쫓기던 그는 막다른 순간에 자폭했죠.

북한에는 주민들이 편하게 쓰는 이런 표현도 있습니다. ‘까딱하면 꺼떡.’ 까딱 잘 못 덤비면 꺼떡 끝난다는 얘기입니다. 북한에서 진짜 이런 일이 벌어지지 말아야 겠죠?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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