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구금시설 이와 벼룩 없애는 지원 필요하다”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9.08.07
yoduk_camp_b 사진은 지난 2004년 일본 후지 TV가 공개한 북한내 정치범 수용소로 알려진 함경남도 요덕군 요덕수용소에 수감된 부녀자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인간의 보편적인 자유와 권리를 명시한 세계인권선언은 인간은 인종과 국적을 초월하여 모든 사람이 평등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세계인권선언이 탄생했던 시대적 배경은 유대인 대학살과 같은 비극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의해 탄생했지만, 아직까지도 비인간적인 인권침해는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자국민 보호를 망각한 채, 처벌에만 치중하는 독재국가들에서 자국민에 대한 비인간적인 학대를 멈추지 않고 있는데, 그 가운데 북한은 지독하기로 소문났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에는 북한의 구금시설에서의 비인간적인 위생실태와 이를 개선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남한 YTN 녹취: (김혁씨 증언)그때 당시 제가 교화소에 갈 때 24명이 함께 들어갔었는데, 다음해 7월 6일에 퇴소할 때 마지막에 살아남은 사람은 딱 2명이었습니다. 가장 감옥안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는 체격이 작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말은 1990년대 중반 먹을 것을 얻기 위해 중국에 갔다는 죄로 3년형을 받고 전거리 교화소에서 복역한 김혁씨가 남한 텔레비전에 출연해 증언한 내용입니다.

자신과 함께 입소했던 24명의 수감자들은 모두 사망하고, 자신과 40대의 중반인 수감자만 살아 남았는데, 그 가운데서 자신이 살아 남은 가장 큰 원인은 체격이 작았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그만큼 전거리 교화소는 탈북민들에게는 ‘죽음의 문턱’으로 알려졌습니다.

전거리 교화소 실태는 그동안 이곳을 직접 경험한 탈북자들에 의해 낱낱이 공개되었습니다. 전거리 교화소의 실태를 묘사한 그림 가운데는 피골이 상접한 앙상한 체구의 30여명의 수감자들이 좁은 방에 모여 앉아 이를 잡고 있는 모습도 보입니다.

그러면 전거리 교화소를 비롯한 북한의 구금시설들에서의 위생 환경은 어떨까요?

전거리 교화소에 수감됐던 김동남씨와 그곳 위생환경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자유아시아방송과 대담을 통해 북한 전거리 교화소 실태에 대해서 지금 증언해주고 계신데요. 제가 인터넷에서 전거리 교화소를 경험한 탈북민들이 그린 그림을 보니까, 그가운데는 약 30명의 뼈만 남은 수감자들이 옷을 벗고 이를 잡고 있는 그림도 있었습니다.

그 감옥의 벽에는 피자국이 있었고, 뼈만 앙상하게 남은 수감자들이 약 30여명의 아래도리를 벗고 죄수들이 앉아서 부지런히 이를 잡고 있는 모습이 나왔는데요. 감옥에 이와 벼룩이가 그렇게 많습니까,

김동남: 아, 그렇지요. 숫자로 셀수 없을 정도로 많고요. 매 사람들마다 이와 벼룩 등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그 감옥에서는 첫째로 밥먹고, 두번째는 일하고, 세번째는 이 잡기가 생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질문: 이 잡이요? 그러면 감옥에는 어떤 벌레들이 있습니까,

김동남: 주로 수용생들은 6평 정도 된 방에 있는데, 수감자들을 더 많이 수용하기 위해서 침대를 2층으로 다락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오래된 나무를 사용하다 보니까, 특히 이깔나무로 하다보니까, 특히 이깔나무에는 벌레가 많이 끼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다가, 거기에 화장실까지 붙어 있고. 그러니까, 빈대가 번식할 수 밖에 없어요.

그리고 아래에는 황철나무로 목타일식으로 밑에 바닥을 깔았습니다. 황철나무는 인체에 살이 없고 뼈가 있는 상태에서 앉아 있어도 아프지 않지요. 왜냐면 나무가 무르기 때문이지요.

질문: 그러면 이불이나 옷 같은 것도 좀 빨아주고 소독도 시키고 있습니까,

김동남: 빨아주거나 소독시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하고, 수감자들은 앞에 출소한 사람들이 덮던 담요를 물려 받습니다. 이렇게 5~7년 덮다가 또 물려주는 것이지요. 위생사업을 특별히 하는게 아니라 담요를 내다가 햇빛소독 합니다. 그것 밖에 없습니다.

전거리 교화소 한 호동에는 약 15평 크기의 세면장이 있다고 합니다. 세숫대야 같은 것은 없고 그냥 벽돌로 쌓고 시멘트를 바른 물탱크가 하나 있을 뿐인 곳에서 수백명 수감자들이 몸을 씻어야 한다고 합니다.

김동남: 목욕시설은 대충 해놨지만, 목욕할 만한 시간이 없다는 것이지요. 목욕이라는 것은 몇 분안에 할 수 없습니다. 왜냐면 세면장에 갔다고 하면, 수감자들은 대부분 얼굴 닦고, 눈곱이나 뜯고 하면 다음 사람들이 들어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할 수 없어요.

질문: 목욕을 하지 못하면 사람의 몸에서 냄새가 나고, 비듬이 떨어지고, 이와 벼룩이 빈대가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생깁니다. 그리고 낡은 모포나 수감자들이 입던 옷들을 빨지 못하기 때문에 거기서 불쾌한 냄새도 나거둔요. 수감자들이 옷을 뒤집어 입고, 팔소매 바지 가랭이를 잘라 입는 현상도 있지 않습니까,

김동남: 예를 들어서 이들은 옷이라든가, 이런 혼솔기 등에 많이 번식하는데, 그래서 수감자들은 옷을 꺼꾸로 입는거지요. 그리고 시간이 바쁘거나 하면 옷을 털어서 입기도 하고요. 내가 아무리 자기 몸을 깨끗하게 관리한다고 해도 이는 번식력이 강해서 소용없습니다.

비단 이러한 북한 감옥에서의 비위생적인 실태는 전거리 교화소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전거리 교화소에 투옥됐던 탈북민들의 증언에 의해 일부 밝혀지긴 했지만, 한국에 나온 3만명 탈북민들 중에는 아직도 북한 감옥을 떠올리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그들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의 교화소와 정치범 수용소 등 구금시설의 비위생적인 실태, 열악한 삶의 환경은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러한 교화소내에서의 비인간적인 위생 환경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최근 남한 정부는 세계식량 계획(WFP)를 통해 식량 5만톤을 북한에 지원하기로 했으나, 북한의 거부로 무산됐습니다.

북한은 남한이 주겠다는 쌀을 스스로 거부했고, 7월25일과 31일에 이어 8월 들어 잇따라 탄도미사일까지 발사하고 있습니다.

이런 북한에 쌀을 지원하면 북한 군대와 핵심계층에게 돌아가 오히려 북한 정권만을 강화시킬 것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면 쌀대신 북한의 열악한 위생환경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원은 어떨까요,

김동남: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해볼 때 국제사회와 민간단체들에서는 생각할 때 대북제재와 상관없이 필요한 지원은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화장지라든가, 병해충 제거 약들을 많이 보내주면 북한 주민들도 그것을 보고도 “아,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는 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을겁니다.

물론, 현재 유엔과 국제사회가 전염병 퇴치와 같은 의약품을 지원해주고 있지만, 여기에 더 첨부하여 우리가 위에서 말한 것처럼 방충약 등을 지원해주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대북제재와 상관없이 쌀 지원해주는 것도 좋지만, 그 사람들의 실생활에 많이 도움이 될 수 있는 절실히 필요한 그런 병해충 약들을 보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김동남씨는 북한의 열악한 위생환경을 바꿀 수 있는 여러가지 약품과 방충제를 지원하는 것은 북한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효과적인 지원 품목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이를 통한 북한 주민들의 인식변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에는 전거리 교화소의 열악한 위생상황에 대해서와 이를 개선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역할 등을 알아보았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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