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새해를 맞아 전세계인들이 축제 분위기에 들떠있던 그 시간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겠다”, 즉 핵으로 공격하겠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70년전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이 소련과 중국의 사주를 받아 일으켰던 6.25 전쟁으로 한반도가 동족상잔의 싸움터로 변했던 상실을 경험한 바 있는 한국 국민들은 물론, 남한에 정착해 사는 탈북민들은 김정은의 무모한 발언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탈북인권단체 대표들은 “전쟁 공갈보다는 북한 인민들의 초보적인 생존권부터 챙기라”고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오늘 시간에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지난해 말 30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전원회에서 대남강경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말끝마다 “우리민족끼리 통일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하던 북한이 통일이 아닌 대결로, 침공야욕을 드러낸 것은 미국과 남한을 상대로 긴장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겠다는 심산으로 해석되는 한편, 대내적으로는 한류에 젖은 북한 민심이 두렵기 때문이라고 북한과 연락하고 있는 탈북인권단체 대표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장세율 겨레얼통일연대 대표는 이번 설날에도 북한 고향에 돈을 보내는 탈북민들이 적지 않았다면서 그들을 통해 현재 북한 내부 상황을 들을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장세율 대표 : 사실 북한에서는 요즘 또 전쟁 준비를 한다면서 민방위 훈련이요, 전투 배낭 준비를 한다고 하면서 좀 돈 좀 달라는 거예요. 그래서 "야 너희가 우리를 치겠다고 전쟁 준비를 하는데 우리가 어떻게 돈을 주냐"고 그랬는데 "아니 전쟁 일어나면 그쪽으로 내려가겠냐?"고 그래요. 전쟁나면 중국으로 뛴다는 소리지요.
북한 지도부는 남한과의 전쟁준비를 시켰는데, 주민들은 돈이 부족해 남쪽에 도와달라고 손을 내민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은 남쪽에 대해 적대적이지 않고 동경이 확산된 상황이라고 말합니다.
장세율 대표 : 탈북자들 통해서도 그렇고 탈북 가족들을 통해 들어보면, 북한 주민들은 한국이 정말 부유롭게 잘 산다는 인식은 다 하고 있어요. 사실 김정은한테는 대한민국 그 체제가 직접 위협스런 존재일 수밖에 없는 거예요.
장대표는 북한내부에서 김씨 낙서사건과 같은 반체제 소요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장세율 대표 : 지금 들리는 소문에는 북한 사회에서도 젊은 사람들이 낙서라든가 이런 것을 통해 상당히 불안하다고 합니다. 때문에 김정은이 불편한 기색을 좀 보이지 않았나 생각을 해요.
한편, 서재평 남한 탈북자동지회 회장은 “북한 젊은이들 속에서 한국 드라마 외에 볼 것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널리 퍼졌다”고 말합니다.
서재평 회장 : 저는 최근 중국에 나와 있는 (북한)어떤 사람들하고 통화 해본 적이 있는데, 북한에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 나온 이후 처벌은 강화돼도 한국 드라마를 목숨 걸고 젊은이들이 본대요. 한국 제품도 중국 제품을 써보니까 비교가 안 되니까 들여가려고 하고요.
김정은이 남한과 주적관계를 설정한 것은 남한의 발전에 대한 두려움이 반영된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서재평 회장 : 지금까지 김정은이 말한 걸 보면 언제는 남한을 통일대상이라고 했나, 적화통일 대상이라 했지 언제는 적대관계는 아니라 했나, 그런데 일부러 흡수통일이니 뭐니 이렇게 직접 거론하면서 절대적으로 남한과 통일의 대상이 아니라는 걸 확실히 드러냄으로써 북한 사회에 퍼져 있는 한류에 대해 통제하려는 심정을 드러낸 발언인 것 같습니다.
북한은 2020년 반동사상문화배격법 등 법을 통과시킨 다음 한국 드라마를 유통한자에 한해서는 최고 사형에 처하고, 한국 드라마 등 영상물을 시청한 사람은 최고 5년에 달하는 징역형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처벌이 강화된 다음 북한에서 한류의 흐름이 억제된 듯 했으나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다시 서재평 회장의 이야기입니다.
서재평 회장 : 저는 그 법이 나온 다음 드라마나 영화가 움츠러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주민들은 태어나서 그것밖에 없대요. 그러니까 그냥 내일 잡혀가더라도 잡혀가는 두려움보다 지금 보는 것에 대한 더 진취성이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는겁니다.
북한은 지난 몇년동안 북한에서 볼만한 영화가 제작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30~40년된 오래된 영화를 반복적으로 방영하기 때문에 북한 젊은이들은 재미를 못 느낀다는 겁니다. 때문에 북한에서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은 아직도 암암리에 거래되고 있는데, 특히 평양시 청소년들을 비롯한 상류층 자녀들이 대부분 시청한다고 그는 지적합니다. 탈북민 단체들을 비롯한 북한인권단체들은 외부소식을 북한에 비공개로 들여보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재평 회장 : 남한에 있는 절대 다수의 사람들, 또 탈북민들은 물론 김정은의 발언하고 상관없이 북한 주민들은 우리가 통일을 해서 함께 살아가야 할 동족이고, 민족이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 부분은 김정은의 발언과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북한에 우호적이던 남한의 민주당에서도 북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북한 김정은은 “체제를 붕괴시키겠다는 야망은 '민주'든, '보수'든 조금도 다를 바 없었다”며 "흡수통일, 체제통일을 국책으로 정한 대한민국과는 그 언제 가도 통일이 성사될 수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북남관계는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인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00년 6.15정상회담 이후 줄곧 ‘우리민족끼리’를 주장했습니다. 민족끼리 외세를 몰아내고 갈라진 조국을 통일한다는 것인데, 이제는 남한의 민주세력도 포기했다는 말로 풀이된다는 겁니다. 대북관점을 놓고 남한에서는 남남갈등, 즉 이념적 분열이 있어왔습니다. 하지만, 북한 김정은은 지난 2019년 하노이 미북정상회담 결렬 이후 민주당 정권에 대해서도 적대적인 감정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서재평 회장은 “북한 김정은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로 남한사회에 남남갈등을 조장하고 분열시키려 했으나, 현재는 이룰 수 없게 되자, 자기 모순에 빠진 것 같다”고 정리합니다.
서재평 회장 : 김정은이가 등극한 지 거의 13년째잖아요. 보니까 자기 대에는 앞으로 남한을 이길 수 있는 확신은 분명히 없어졌다, 그러니까 오히려 북한 주민들에게 통일보다는 분열로 가겠다는 그런 표현을 직접 김정은 자체로 드러낸 거라고 저는 봐요.
이한별 북한인권증진센터 소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대남 무력평정 발언은 북한주민들의 생명권은 아랑곳 하지 않고 정권 유지를 위한 무책임한 표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한별 소장 :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남한에 대해서 우리 대한민국 정부에 대해서 비판을 했던 그런 발언들을 들으면서 느꼈던 것은 저도 북한을 탈북한 탈북민으로서, 또 북한 인권 활동을 하는 단체장으로서 들으면서 되게 격분했습니다. 왜냐하면 김정은 정권은 북한 주민들을 돌보려고 하는 그런 마음은 추호도 없고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이나 이들의 경제적인 생활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은 채 어떻게 보면 세계 여러 나라들을 비롯해서 대한민국도 북한의 어려운 북한 주민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있고 북한과의 평화 통일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통일부를 비롯한 많은 산하 기관들도 북한 주민들을 어떻게 하면 좀 더 도울 수 있을까 북한의 여성들이나 아동들이나 장애인들의 인권 실태가 너무도 열악하기 때문에 이들의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서 정말 많은 노력을 하고 싶어 하는 그런 국제사회와 또 우리 정부의 그런 마음이 있는데 이러한 것들은 전혀 생각 안 하고 오직 정찰위성 발사하고 핵무기 개발하고 핵무기 고도화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 주민들을 돌보지 않고 자기 체제 유지를 위해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을 위해 나는 전혀 신경 쓰지 않겠다, 오직 핵무기 개발이나 다른 나라들하고 긴장관계를 조성하면서 북한의 문을 닫아매고 북한 주민들을 외부 세계의 정보를 모르게 차단하려고 하는 그런 마음이 크다는 것을 더 엿볼 수가 있었습니다.
이 소장은 현재 국제사회와 남한에는 북한 주민들에게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귀와 입을 막고 대결로 부추기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한별 소장 : 대한민국 정부도 그렇고 국제사회도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을 위해서 곳곳에서 애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 동포들도 지금 이 겨울에 추위에 정말 땔감도 없고 먹을 것도 부족해서 많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텐데 정말 힘내시고 정말 통일이 되는 그날까지 잘 버티시고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은 새해벽두부터 시작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남 적대 발언의 배경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