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기자가 본 인권]“탈북민 강제북송은 북중 뒷거래?”
2023.10.18
<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중국당국이 아시아인들의 대축제인 아시안게임 폐막직 후 수백명의 탈북민들을 비밀리에 강제북송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유엔인권이사회 이사국 등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위치에 맞지 않게 중국이 고문과 구타, 심지어 공개처형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인권최악의 불모지 북한으로 의지가지할데 없는 탈북민들을 송환한데 대해 국제사회와 인권 옹호가들은 강력히 규탄하고 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에는 이에 대해 전해드리겠습니다.
[백악관 시위현장 음]“탈북민 강제 복송 중단하라, 중단하라, 중단하라, 중단하라”
지난 16일 손에 손에 피켓(구호가 적힌 판넬)을 든 수십명의 북한인권활동가들과 탈북민들이 미국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백악관 앞에서 구호를 외쳤습니다. 500여명의 탈북민들을 몰래 강제북송한 중국 당국을 규탄하고, 추가적인 북송을 막기 위해 미국정부와 국제사회에 호소하기 위해섭니다.
영국주재 전 북한대사관 공사를 지내다 남한으로 망명해 현재 한국 국회의원인 태영호 국민의 힘 소속의원입니다.
태영호 의원: 지금 이 강제 북송은 다른 나라도 아니고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 상임이사국 중에 하나인 중국에 의해서 공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인권 유린 행위입니다. 이게 어디 그것도 한두 명도 아니고 수백 명 수천 명이 강제북송된데 대해서 결국은 국제사회의 지도국 대통령인 바이든 대통령이 반드시 이 문제를 언급하셔야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수잔솔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중국은 탈북민들을 자유로운 인권이 보장되는 한국으로 보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수잔 솔티 대표: And that's because they know these are innocent people that should have been allowed to go to South Korea. So we hold Xi Jinping accountable for this. And we want to remind him of the hatred that the Korean people will have for him forever for doing this inhuman action. (그들은 이들이 한국으로 가는 것을 허용했어야 할 무고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에 대해 시진핑에게 책임을 묻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비인간적인 행동에 대해 한국 국민이 그에 대해 영원히 품게 될 증오심을 그에게 상기시키고 싶습니다)
중국 내 북한인권관련자들에 따르면 중국은 항저우 아시아경기대회가 끝난 하루 뒤인 9일 밤 500여 명의 탈북민들을 강제 북송했습니다. 이러한 강제북송은 중국 단동, 장백, 도문, 훈춘 등 북한과 접하고 있는 주요 국경통로를 통해 일시에 이뤄졌습니다. 탈북민 구출활동을 벌이고 있는 기독교 선교단체에 따르면 강제북송된 탈북민들은 코로나 기간 중국 공안에 체포되어 변방대 수감시설에 갇혀있던 사람들로, 어린 아동도 있고 중국에서 낳은 자녀들을 남겨두고 북한으로 끌려간 탈북여성도 있습니다.
북한인권관계자들은 중국 당국이 수백명에 달하는 탈북민들을 한꺼번에 북송한 것은46억 아시아인들의 대축제인 아시안게임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기 위해 사전에 북중 양국이 합의했던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날 집회에는 미국 내 북한인권단체 관계자들은 물론 탈북민 등 수십명이 참가했습니다. 이소연 남한의 뉴코리아여성연합 대표는 탈북민은 불법 이주민이 아닌 난민이라며 그 이유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이소연 대표: 북한의 인권 문제는 자국민들을 굶겨 죽이면서 핵과 미사일을 만드는 김정은 정권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도 있지만 북한의 인권 문제도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또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주목해서 메시지를 낼 때 분명히 이러한 북한 김정은 정권에는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고요.
시위에 참가한 미국 탈북민 저스틴 서씨는 탈북민 강제북송은 “살인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저스틴 씨: 먹을 거 찾으러 나온 사람들을 강제북송하는 것은 살인입니다.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좀 받아주라고 그렇게 말하고 싶고요.
중국을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유엔인권이사국 명단에서 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저스틴 씨: (중국이)유엔 안전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라는 건 말이 안 되는 거죠. 그런 나라가 어떻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들어가냐 그거 자체가 잘못된 거고요.
그러면 왜 중국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유엔인권이사국의 체면을 구기면서까지 탈북민 강제북송을 강행했을까요?
과거 중국은 한국정부와 조용한 물밑협상을 통해 탈북민들을 남한으로 보낸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국제적 비난을 감수하고 수백명을 한꺼번에 북송한 것은 북한과의 ‘정치적 거래’로 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백악관 시위현장에 나온 김윤희 여성의 말입니다.
김윤희씨: 지금 러시아와 북한하고 무기 거래가 없었다면 중국이 북한한테 잘 보일 이유가 없어요. 그런데 지금 북한 김정은이 푸틴하고 만났잖아요. 그러니까 중국 시진핑은 김정은이 원하는 걸 다 해줘야지만 자기가 자기한테 이익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죠.
미국 백악관은 북한이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기 앞서 선박과 열차를 통해 무기를 실은 화물열차 1천개 컨테이너 분량을 제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이 제공한 무기들은 현재 러시아와 전쟁을 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될 것으로 국제사회는 보고 있습니다. 자유진영과 전체주의 독재 정권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국제적 분쟁 속에서 대만영토 수복의 야망을 품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북한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북한에 잘 보이기 위해 탈북민들을 강제북송했다는 겁니다.
김윤희 씨: 지금 온 세계의 이목이 전부 다 이스라엘하고 하마스로 돌려져 있는 사이에 몰래 보낸 거지요. 떳떳하면 낮에 보내지 왜 밤에 보내냐고요.
중국당국은 최근 유엔에 보낸 서한에서 “북한에서 입국한 사람들은 출입국관리법과 규정을 위반한 불법체류자로서 난민이 아니기 때문에 강제송환 금지 원칙에 따르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1982년 유엔 난민지위에 관한 협약과 1988년 유엔 고문방지협약에 가입했으며, 지난 10일 진행된 제78차 유엔총회에서는 유엔인권이사회 이사국으로 선출되었습니다. 백악관 시위에서 태영호 국회의원은 “유엔인권위원회 제3위원회에서 탈북민 강제북송이 정식 논의되어야 한다”며 유엔차원에서 공개적으로 논의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태영호 의원: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중국의 강제 북송을 중단해야 된다는 이런 문구를 반드시 들어가야 하며, 이번에 임명된 줄리엣 터너 미국 북한인권특사와 유엔 북한 인권보고관인 엘리자베스 살몬, 그 다음에 한국 북한인권대사인 이선화 대사 등 이분들이 다음 주에 유엔에서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유엔에서 한국과 미국 유엔이 같은 목소리로 유엔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상임이사국의 지위에 걸맞는 그런 역할을 하고 책임적인 의무를 수행하도록 적극적으로 유엔에서 요구해야 합니다.
태의원은 이번에 미국 하원 글렌 아이비 의원을 만나 미 국회의원들에게 보내는 서한을 전달했다며, 세계적으로 모든 나라 의회들에서 강제북송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들과 서명운동이 일어나게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 12일 한국에서는 사단법인 북한인권 등 수십개 북한인권단체들은 탈북민을 강제 북송한 중국을 강력 규탄하며 중국을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등 유엔 내 주요지위에서 박탈해야 한다고 중국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습니다.
한편 2천600여명의 탈북난민 강제북송을 중단시키기 위해 미국 전역 6개 도시의 중국 대사관, 영사관 앞에서 연쇄 시위를 벌이고 있는 통일광장기도회는 탈북난민들을 구원하기 위한 기도와 시위를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에는 최근 500여명의 탈북민들을 강제 북송시킨 중국의 만행을 규탄하는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