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주변수역 고래 목시(目視)조사, 북한도 참여해야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8-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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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날인 3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회원들이 고래가 뛰어놀 수 있는 생명의 바다 환경 구축을 촉구하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바다의 날인 3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회원들이 고래가 뛰어놀 수 있는 생명의 바다 환경 구축을 촉구하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환경전문 민간 연구소인 ‘시민환경연구소’의 백명수 부소장과 함께 고래 포획으로 위협받는 한반도 해양생태계를 들여다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가요 ‘고래사냥’ 중) …그래도 생각나는 내 꿈 하나는 조그만 예쁜 고래 한 마리,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 잡으러….

방금 들으신 노래는 한국의 유명 대중가수인 송창식 씨가 1970년대에 불러 큰 인기를 모은 ‘고래사냥’의 일부입니다. 한국에는 이처럼 현대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고래에 관한 이야기가 많은데요, 예컨대 호남 해안지방에서는 고래가 풍랑을 만난 사람을 살려주어서 그 후손들이 고래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설화가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 한국의 환경단체에서 "우연히 잡힌 고래일지라도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전국환경운동단체의 연합체인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는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야생동물보호법은 야생동물의 섭취를 금지하고 있는데, 유일하게 고래류만 식용을 허용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백명수 부소장의 설명입니다.

(백명수) 한국은 원칙적으로 고래 포획을 금지합니다. 유통 목적으로 고래를 잡거나 고래를 수입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다만 우연히 그물에 걸려 죽은 고래에 한해 고기 유통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를 악용해 국내에서 혼획, 좌초 등을 가장한 고래 불법 어획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우연히 그물에 걸려 죽은 고래보다 훨씬 더 많은 고래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습니다. 해경에 따르면, 한해 80여마리의 밍크고래가 그물에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실제 고래고기 식당에서 같은 기간에 소비되는 밍크고래의 양은 약 240마리로 세배나 더 많은 고래고기가 유통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동해와 서해에서 밍크고래 8마리를 불법으로 포획, 유통시킨 일당이 검거되기도 했습니다. 또 해경이 발급하는 고래유통증명서도 위조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고래가 ‘바다의 로또’로 알려져 있어 근본적으로 국내에서 모든 고래고기에 대한 판매를 근절하지 않는 한 고래고기 불법유통은 제어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로또’란 최고 당첨금액의 제한이 없는 복권을 말하는데요, 고래고기 수요가 많아 가격이 치솟으면서 '바다의 로또'로 불리는 겁니다. 밍크고래 한 마리에 최소 3천만 원에서 최대 1억을 호가하는 몸값 때문에 불법포획이 기승을 부리는데, 지난 5월 말 전라남도 여수 앞바다에서 그물에 걸린 밍크고래는 3,200만 원에 위판되기도 했습니다. 한국돈 3,200만원은 미국 돈으로 약 3만 달러입니다.

고래는 제사상에 오르기도 하는데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고래고기는 경상도 지역에서는 아주 유명한 음식입니다. 하지만, 백 부소장은 고래가 해양생태계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위치해 생태계 균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는 만큼, 고래고기를 먹는 일을 지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백명수) 2014년에 발표된 미국 버몬트대학의 연구팀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고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크릴 새우의 개체 수는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줄었습니다. 고래가 크릴 새우와 다른 물고기들에게 영양분을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제시했는데요, 포유동물이자 엄청난 몸집을 자랑하는 고래가 방대한 양의 찌꺼기와 오줌 등을 자신의 몸에서 분출해 바다 표면에 질소와 철 성분을 풍부하게 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입니다. 특히, 고래가 수영하거나 다이빙하면서 바다 표면에 영양분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연구자들은 고래가 증가하면서 식물성 플랑크톤도 늘어났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또 고래가 죽으면 깊은 바다의 다른 생물들에게 유기물질을 제공하는 하나의 원천이 되기도 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모든 고래는 해양생태계의 건강성을 나타내는 척도임을 연구 결과가 말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한반도 주변 수역의 밍크고래 목시조사는 필수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습니다. 목시조사는 눈으로 직접 확인해 조사하는 것을 말합니다. 특히 북한 해역의 목시조사가 필수적이라고 백 부소장은 강조합니다.

(백명수) 북한은 고래의 회유해역이지만 고래 목시조사가 진행되거나 공유된 적은 없습니다. 북한 해역은 밍크고래뿐만 아니라 귀신고래의 주요 회유로지만, 남북 특성상 아직 기초자료가 공유된 적이 없습니다. 한국은 과거 국제포경위원회 총회에서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과 한반도 주변수역의 밍크고래 목시조사를 공동으로 제안하기도 했는데요, 당시 결의에서도 북한은 빠져있었습니다. 북한은 국제포경위원회 비회원국이라 국제사회에서도 공유된 적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앞으로 남북협력이 활발해지면, 고래 회유에 대한 남북 공동조사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국제포경위원회’는 무분별한 고래 남획을 규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제기구인데요, 한국은 1978년 가입했습니다. 문제는 한국에서 고래고기를 즐기는 음식문화로 불법포획을 부추기는 일이 지속되면, 앞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습니다. 최신 통계에 따르면, 한반도 해역 밍크고래는 1천600여 마리에 불과합니다. 개체 수가 급감하면서 멸종위기 종으로 분류돼 국제포경위원회가 특별보호하고 있습니다.

마침, 이웃나라 일본은 한국인들에게 반면교사 노릇을 하는데요, 일본은 지난해 과학 연구를 내세워 새끼를 밴 고래 122마리를 작살로 잡은 것으로 밝혀져 최근 비난이 들끓고 있습니다. 백 부소장의 설명입니다.

(백명수) 일본이 최근 국제포경위원회에 낸 생물학적 현장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3척으로 이루어진 선단이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남극해 6구역에서 작살포로 밍크고래 333마리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포획된 밍크고래가 181마리로 이들 중 3분의 2가 임신 상태였고, 나머지는 미성숙 개체였습니다. 이번 포획에 대해 일본의 과학포경 중지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했던 호주에서 특히 비판 여론이 거셉니다. 위원회는 1986년 상업적 포경을 전면 금지한 바 있습니다. 일본은 과학적 조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남극해와 북태평양에서 밍크고래를 포획해왔습니다. 여기서 나온 고래고기는 시장과 슈퍼마켓 등에 유통됐는데요, 이에 대해 호주 정부는 일본을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했고, 재판소는 2014년 일본의 고래잡이는 과학적 조사목적이 아니라며 포경허가를 중단하라고 명령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절차와 내용을 수정한 새로운 과학포경사업을 내세워 고래잡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최근 가시화되는 남북 종전과 평화 분위기를 적극 활용해 고래가 남북한 수산협력이나 동북아시아 수산협력의 물꼬를 틔워주기를 희망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백 부소장은 이를 위해 지난 2005년 울산에서 열린 국제포경위원회 울산총회의 후속 조치가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백명수) 2005년 밍크고래 공동조사 결의안 제출은 한반도 주변수역을 이동하는 밍크고래 자원의 적절한 관리와 포괄적 자원평가를 위해 인접국들의 공동조사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한국 정부는 국내 고래자원 연구전용선을 도입하고 전문연구 인력을 확대하는 등 연구지원을 대폭 강화할 계획을 밝히면서 공동조사 대상인 한반도 주변수역에 대한 북한 참여연구도 신중히 검토하는 것으로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그 동안 한반도 주변국가들의 공동 밍크고래 목시조사는 진행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안타깝게도 이후 4개국 간에 공동조사가 진행되었거나 결과가 발표된 자료가 없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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