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닙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문제를 짚어보고 그 대안을 살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날로 심각해지는 산성비를 들여다봅니다. 먼저 한 주간 들어온 환경 뉴스입니다.
물 부족으로 매년 어린이 180만 명 사망
해마다 물 부족 사태로 180만 명의 어린이들이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UNDP, 즉 유엔개발계획이 최근 공개한 ‘병든 물’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보면, 최근 5년 동안 매년 180만 명의 어린이들이 물 부족으로 숨졌습니다.
또 약 220만 명이 매년 주로 오염된 물이 유발하는 대표적 질병인 설사로 숨졌고, 전 세계 병원에 입원하는 환자의 절반 이상이 오염된 물과 관련된 질병으로 고통 받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오염된 물로 목숨을 잃는 사람이 전쟁 등 모든 형태의 폭력으로 숨지는 사람보다 많습니다. 이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습지보호가 절실하고 폐수를 처리하는 방안에 대해 좀 더 현명해져야 한답니다.
“1시간 전등 꺼 기후변화 막아요”
‘지구촌 불끄기’ 행사가 27일 오후 8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됩니다. 행사를 주관하는 세계자연보호기금(World Wide Fund for Nature)은 한국 행사에 서울·창원 등 40여 개 지방자치단체와 대기업·개인 등이 참여한다고 밝혔습니다.
지구촌 불끄기 행사는 2007년 세계야생동물기금(WWF)이 주관해 호주 시드니에서 시작된 지구촌 행사입니다. 매년 3월 마지막 토요일 1시간씩 소등을 통해 기후변화 노력의 필요성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88개국 4,000여개 도시가 참여했습니다.
세계자연보호기금 측은 올해 지구촌 불끄기 행사에 전 세계 10억 명이 참가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예정된 상가와 가구들이 서울시의 소등행사에 참여하면 온실가스 약 3,800 석유환산톤 (TOE)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석유환산톤'이란 각각 다른 에너지원을 원유 1톤이 발생하는 열량을 기준으로 표준화한 단위인데요, 약 3,800 석유환산톤은 한국 일반가정 수준으로 약 6만 가구가 한 달 동안 전기 사용을 하지 않는 효과가 있습니다.
낙동강 수질 최근 1~2등급으로 개선
갈수기, 즉 가뭄으로 하천의 물이 마르거나 가장 적어지는 시기에 유량부족 등으로 악화했던 낙동강 수질이 1~2등급 수준으로 개선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낙동강유역환경청에 따르면, 낙동강 하류지역 가운데 지난달 초 생물학적 산소요구량이 5.5㎎/L까지 악화하면서 4급수로 떨어졌던 물금지역은 이달 둘째 주 현재 2급수 수준인 2.1㎎/L로 크게 개선됐습니다. 생물학적 산소요구량이란 물의 오염을 확인하는 지표인데요, 수치가 높을수록 깨끗한 물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낙동강환경청은 2월부터 상류댐 방류량을 늘리고, 환경기초시설의 방류수 배출 기준을 강화하도록 각 지방자치단체에 요청하는 등 낙동강 하류지역 수질개선에 나서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습니다.
날로 심각해지는 산성비
최근 한반도에는 어김없이 봄비가 내렸습니다. 그냥 비를 맞으며 하염없이 걷고 싶어집니다. 아이들은 비를 맞으며 뛰어다니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요즘에 그렇게 하다간 대머리가 될 거라며 놀림을 받기 십상입니다.
이렇게 비를 무서워하게 된 것은 바로 산성비 때문입니다.
산성비란 짙은 농도의 황산과 질산 따위의 산성을 강하게 포함하는 비를 말합니다. 쉽게 말하면 빗물에 산성이 띄는 것이죠. 비의 산성도를 가늠하는 척도로 보통 pH, 즉 수소이온지수를 쓰는데요, pH의 수치가 낮을수록 산성이고 높을수록 알칼리성이 됩니다. 산성비는 수소이온지수가 5.6 이하인 비를 말합니다. pH 농도 7이 중성비입니다.
서울에 있는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해 9월에 발표한 조사결과로는, 2008년 산성비의 전국 평균 pH는 4.9였습니다. 서울 4.7, 인천 4.7, 대전 4.6, 광주 5.2, 부산 4.8, 대구 4.8 등으로 조사됐는데요, 최근 한국의 산성비 농도가 해마다 높아지고 있고, 특히 지리적으로 중국에 가까운 서해안과 수도권 지역은 산성도가 강해지고 있다는 추세를 다시 한 번 확인해 주었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김정수 대기환경연구과장의 말입니다.
김정수
: 산성비는 생태계라던지 농작물, 재산상의 피해를 유발시킬 수 있는 그런 오염물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이를 감시해야 합니다.
실제로 산림과학원의 조사결과, 산성비가 많이 오는 한반도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남한 국토의 절반 정도가 빠르게 산성 토양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산성화된 땅에서는 식물이 잘 자라지 못하기 때문에 수확량이 대폭 감소합니다. 산성비는 건물과 금속을 부식시키기도 합니다. 또 산성비를 맞으면 저항력이 약해져서, 피부가 빨리 늙고 피부병이나 피부암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산성비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상태입니다. 한국에서는 화석 연료인 석유와 석탄의 사용을 줄이고, 황 성분 없는 깨끗한 연료를 사용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한반도에 내리는 산성비의 황 성분 중 최고 90%는 중국에서 온 것이라는 점입니다.
김정수
: 최근에 중국 경제가 가속 발전하면서 다량의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이 대기오염물질이 빗물하고 섞여서 점점 산성비의 강도를 심화시켜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산성비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와 개선의 노력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렇게 전문가들은 중국의 오염 물질 확산을 효과적으로 막지 못하면, 남북한은 자칫 21세기 최악의 산성비 피해 지역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서 마칩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