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닙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무더위가 본격화하면서 그 피해가 우려되는 유해성 적조 현상을 들여다봅니다.
매년 여름 한반도에서 발생해 엄청난 수산피해를 일으키는 유해성 적조가 올해 잠잠히 지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1995년 이후 매년 7월 하순에서 8월 초순에 발생한 유해성 적조가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10월께 발생해 별 피해 없이 지나갔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7월 이후 경상남도 남해군 연안에 적조가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적조는 무해성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 산하 동해수산연구소의 박종화 자원환경과 과장은 우려되는 것은 유해성 적조라고 말합니다.
박종화
: 식물성 플랑크톤이 대량으로 발생해서 번식하게 되면 바닷물 색깔이 적색 또는 황갈색으로 변하는 것을 적조라고 하는데요, 적조가 발생하게 되면 일시에 대량으로 번식된 플랑크톤이 분해하는 과정에서 산소가 많이 소비됩니다. 이렇게 되면 물고기가 산소부족으로 인해 대량 폐사가 발생합니다. 또 대량 번식한 플랑크톤은 물고기의 아가미에 붙어서 물고기를 질식시켜서 폐사시키기도 합니다. 편모조류인 코클로디니움 같은 적조생물은 독을 뿜어내서 물고기를 폐사시키는 등 무섭습니다. 이런 생물들이 대량으로 발생했을 때를 ‘유해성 적조’라고 합니다.
코클로디니움은 한반도 일대에선 수온이 섭씨 18-23도일 때 적조를 유발합니다. 이 종은 섭씨 20-22도에서 번식이 가장 빠르고, 섭씨 17-18도가 되면 활동이 약화됩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올해 수온이 급격히 상승할 8월 초부터 적조생물 밀도가 증가하고, 8월 중순에는 유해성 코클로디니움 적조가 대량으로 발생해 상당한 피해를 유발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박종화
: 한반도 연안에서는 보통 적조가 7월 하순에서 8월 중순경에 보통 남해안 연안부터 시작합니다. 남해안에서 발생해서 해류 난류를 따라서 동해안과 서해안으로 확산되면서 연안의 수산양식 생물들에 막대한 피해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특히 연안에 설치된 어류 가두리 양식장과 또 연안수를 품평해서 양식하는 육상 양식 생물을 대량으로 폐사시켜서 한국의 양식 산업에 큰 피해를 주게 됩니다. 또 적조가 심하면 하류 연안에 있는 정착성 생물에도 성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유해성 적조가 일으키는 피해는 수산 양식업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공중 보건상의 문제도 일으킵니다. 예컨대 유독성 식물 플랑크톤을 먹은 어패류를 사람이 먹게 되면 여러 가지 조개독 현상을 보이게 됩니다. 조개독 현상에는 마비성 조개독, 설사성 조개독, 기억상실 조개독 등이 있는데요, 경우에 따라서는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1986년 4월 부산에서 홍합을 먹고 10여명이 마비성 조개독 증상을 나타내, 그 가운데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 그 예입니다. 나아가 환경문제도 심각합니다. 한반도의 연안은 경치가 아름다워 유명한 관광지와 해수욕장이 많습니다. 여름 휴가철이면 사람들이 전국의 해수욕장으로 몰려들어 바닷가는 초만원이 되곤 합니다. 그러나 적조가 생겨 해수가 붉게 변하고, 냄새가 나면 휴양지로서의 가치를 잃어버리게 되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유해성 적조를 예방하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영양염류를 포함하는 오수와 폐수의 유입을 엄격하게 규제하는 일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이를 위해 폐수를 방출하는 공장에 폐수 재처리 시설의 설치를 의무화하고, 생활하수 종말처리장을 더 많이 건설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또 국민도 환경문제에 관한 인식을 새롭게 해 오염물질을 되도록 적게 버리고 재활용하고, 어민들은 양식장에서 나오는 각종 사료 찌꺼기와 배설물에 의한 부영양화를 막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하지만 일단 적조가 발생하면 어떻게 할까? 국립수산과학원의 박종화 과장은 적조 피해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고 밝힙니다.
박종화
: 우선 방제작업을 실시합니다. 한국에서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적극적으로 방제작업을 실시하고 있는데요, 방제방법으로서는 아직까지는 황토를 살포하는 방법이 현재까지 가장 널리 알려졌습니다. 황토를 살포하게 되면 적조생물이 황토에 부착해서 저층으로 침하하기 때문에 황토를 살포하는 방법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거죠. 다음으로 최근에는 바다 아래층, 10m나 20m 정도의 아래층에 있는 저층수는 수온이 낮거든요. 그 차가운 저층수를 표층으로 끌어올려서 가두리 양식장에 살포해서 액화산소를 공급하는 방법으로 어류가 폐사하는 것을 방지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양식어업인들이 스스로 양식어장을 관리하는 겁니다. 즉 양식장의 산소가 부족해지고 수온이 올라가면 사료를 좀 적게 준다든지, 사료 공급을 중단한다든지, 또 산소주입을 좀 많이 해준다든지, 또 사용밀도를 좀 적게 해서 사용밀도를 조절한다든지 하는 겁니다.
과거에는 관련 전문가나 피해 당사자인 어민들, 그리고 환경을 생각하는 일부 사람만의 관심사였던 유해성 적조 현상. 그러나 이제는 연일 신문과 방송에 오르내려 온 국민의 관심사가 된 적조 현상. 앞으로 전문가들은 적조의 방제기술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시민은 환경보호운동을 통해 환경개선에 앞장서는 등 사회 각처의 적극적 노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뉴스입니다.
--- 가시처럼 날카로운 등지느러미에 독을 지닌 물고기 쏠배감펭이 원 서식지인 태평양이 아닌 대서양에 출현해 생태계를 교란시켜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이 보도했습니다. 30㎝ 크기로 등에 사자 갈기 같은 화려한 등지느러미를 지니고 있어 영어로는 '사자 물고기'라고 불리는 쏠베감펭은 한국과 일본 근해 등 서태평양 주변에 주로 서식합니다. 그런데 수년 전부터 쿠바 북방 바하마 근해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가 2006년 무렵부터는 멕시코만, 유카탄반도 인근 등 대서양에서 본격적으로 군집을 이루기 시작했습니다. 이 물고기는 고향인 서태평양에서는 그리 세가 강한 편이 아니었으나 대서양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번성하고 있습니다. 쏠배감펭은 엄청난 양의 어린 물고기들을 잡아먹지만 상어 같은 포식자들은 독 지느러미 탓인지 쏠배감펭을 잘 잡아먹지 않습니다. 사정이 이러자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쏠배감펭을 인위적으로 제거하려는 노력이 시작됐는데요, 멕시코 코즈멜 섬에서는 쏠배감펭을 가장 많이 잡은 잠수부에게 상을 주는 대회가 개최됐고 미국의 한 회사는 이 물고기를 식당에 요리용으로 댈 계획도 세웠습니다.
--- 오는 11월 멕시코의 칸쿤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회의를 앞두고 공동 대응안을 마련하기 위해 구성된 베이직 그룹의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중국 등 4개국은 26일 이틀간의 리우 회의를 마무리했습니다. 베이직 그룹 회원국 환경장관들은 개발도상국들의 탄소배출량 문제와 관련된 공동입장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를 거듭했지만 합의점을 찾는 데 실패하고 오는 11월 베이징에서 다시 만나 논의를 속개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번 리우 회의에서는 환경문제 실무자들이 처음으로 참석해 구체적인 견해를 서로 교환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는데요. 베이직 그룹 회원국들은 베이징 회의에서 탄소배출량 제한이 개발도상국 경제 발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공통입장을 정리해, 칸쿤 회의에 의견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