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원전 피해 따른 방사능 규제 국제기구 필요해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9-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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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건물 외부에 여전히 사고 흔적이 남아있는 모습.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건물 외부에 여전히 사고 흔적이 남아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환경전문 민간 연구소인 ‘시민환경연구소’의 백명수 부소장과 함께 일본 방사성 오염수의 태평양 무단 방류 움직임을 자세히 들여다 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 보관하는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방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국제적 환경단체인 그린피스가 이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그린피스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다이치 원자력 발전소 1~4호기에는 방사성 오염수 111만톤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백명수 부소장은 이는 상당한 규모라고 설명합니다.

(백명수) 이 오염수의 규모는 여의도 63 빌딩의 부피에 해당합니다. 그린피스는 도쿄전력이 이렇게 보관 중인 오염수의 처리방안을 못 찾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현재 보관 중인 오염수뿐만 아니라, 새로운 방사성 오염수가 매주 2천톤에서 4천톤씩 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오염수 처리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구성된 일본 정부의 삼중수소수 태스크포스는 고준위 방사성 물질인 ‘트리튬’이 담긴 오염수를 바다에 방출할 것을 일본 정부에 권고했습니다. 일본 원자력감독기구도 오염수 방출안을 지지하는 상황입니다.

태스크포스는 특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위원회를 말합니다. 전문가들은 방사성 오염수가 증가하는 이유는 두 가지라고 말하는데요, 2011년 사고 당시 녹아 내린 원자로 핵연료의 온도가 치솟아 2차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막기 위해 매일 상당한 양의 냉각수를 1~3호기 원자로에 쏟아 붓고 있습니다. 또 사고가 난 원전은 해수면과 가까운 저지대에 건설돼 지하수나 빗물이 원자로 쪽으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이 물은 응용연료와 닿아 삼중수소, 즉 트리튬을 포함한 방사성을 띠게 되는데요, 이 오염수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2011년부터 논란거리였습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2013년 가동된 제거시설을 통해 방사성 핵종을 제거하겠다고 했습니다. 또 원전 부지 전체에 액체 냉매가 흐르는 파이프 천여 개를 박아 땅속을 얼리는 ‘동토벽’을 건설해 지하수 유입을 줄이겠다고 했습니다. 아쉽게도, 정화와 방수 모두 실패했습니다.

그렇다고, 땅에 묻거나 증기로 조금씩 공기 중에 내보내는 등 방사능 오염수를 처리하는 방식이 있는데 굳이 바다에 방류하는 이유는 뭘까요? 백 부소장의 설명입니다.

(백명수) 비용이 가장 적게 들기 때문입니다. 일본 삼중수소수 태스크포스가 제안하는 오염수 해양 방출에는 약 7년4개월의 기간에 34억엔 정도의 비용이 든다고 합니다. 일본 태스크포스는 일본 정부가 검토하는 5개 방안 중 가장 경제적인 방법이라고 결론내렸는데요, 다수의 원자력업체들은 방사성 물질 제거에 최소 20억 달러에서 최대 180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방사능 오염 처리 방식에는 땅에 묻거나 증기로 조금씩 공기 중에 내보내거나 바닷물에 방류하는 방식 등이 있는데, 모두 방사능 오염 때문에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린피스 보고서는 이번에 일본 정부가 보관 중인 방사성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기로 한 결정은 태평양 해양생태계와 지역사회 보호 대신 장기적 비용절감을 선택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일본 정부가 결국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로 방출하게 되면 인접국인 남북한에 미칠 피해는 어느 정도나 될까요? 백 부소장은 단기적으로 직접적 피해는 작지만, 장기적으로 간접적 피해는 크다고 우려했습니다.

(백명수) 일단 직접 영향을 미치는 해류 방향을 고려하면, 방류된 오염수가 해류를 타고 동해로 곧바로 유입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후쿠시마 연안의 바닷물은 쿠루시오 해류를 따라 북상해 미국 서부 해안을 향해 흘러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배출되는 방사능 오염수의 양이 매우 방대하기 때문에 주변 생태계 오염뿐만 아니라 방사능의 오염된 일본산 수산물이 우리 식탁을 위협할 수 있어 매우 우려됩니다.  한국은 후쿠시마 근처 8개현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의 수입을 금지하지만 일본이 부당한 차별이라며 WTO(세계무역기구)에 제소한 바 있고, 한국 정부는 1심에서 패소해 항소 중입니다. 또, 얼마 전 후쿠시마 인근에서 생산된 가공품들이 정확한 원산지 표기가 되지 않고, 국내 유명 매장에서 판매되다가 들통난 적이 있습니다. 북한도 역시 일본 수산품 가공품들이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직접적인 영향은 적다 해도 일본 방사능 오염수 배출에 따른 국내 해양 생태계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고, 수산물 안전에 대한 검역을 더 철저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남북한 주변의 바다에 직접적인 피해가 없다니, 숨을 돌릴 법도 하지만, 그것도 잠시. 백 부소장은 북한의 핵실험으로 북쪽의 토양에 스며든 방사능이 지하수를 통해 인근 하천과 바다로 유입돼 해양수질을 오염시킨다는 점을 상기시킵니다.

(백명수) 북한이 진행한 6차 핵실험 당시, 전문가들은 그 강도와 여파로 지역의 지반이 무너진 틈 사이로 방사성 물질이 공기 중에 방출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입자 상태의 방사성 물질이 토양뿐만 아니라 지하수까지 오염시켰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북한은 그 동안 경제제재가 지속되면서 핵 관련 방제시설에 대한 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못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핵 실험장 등 핵 관련 시설 주변에 대한 방사능 오염에 따른 제염작업도 거의 진행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길주군 인근에 거주하는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풍계리 주민들은 ‘귀신병’이라고 불리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건강이상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는 방사능 피폭 가능성 때문일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지면 핵 실험장 인근부터 방사능으로 인한 지하수 오염에 대한 실태를 조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 오염도를 정확히 파악해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정화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일본과 북한뿐만이 아닙니다. 중국에서 원전사고가 발생하면 불과 3일 만에 방사능이 한반도에 도달해 사고지점 100분의 1 수준의 방사능에 오염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이 지난 2017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산둥반도 지역 부근에 위치한 티안완 원전에서 후쿠시마급 사고가 발생할 경우 최소 3일 사이에 방사성 물질이 한국에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계원자력협회에 따르면, 2017년 2월 기준 중국에서 운영 중인 원전은 36기이며 건설 중인 원전은 21기, 계획 중인 원전은 41기로 모두 98기의 원전을 가동할 예정입니다. 따라서, 중국과 인접한 남북한의 경우 중국의 원전 사고·고장에 대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백 부소장의 말입니다.

(백명수) 국제에너지기구에 의하면 세계 각국이 건설 중인 원전 중 절반 이상이 동북아시아, 즉 한국, 중국, 일본에 몰려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가 안전기준을 설정하고 권고사항을 제시하지만, 각국의 원전에 대한 안전수준은 그 기준을 달리하고 있기 때문에 차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어느 정도 강제권이 포함된 국제사회의 보다 세밀한 감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체르노빌 사고에서 알 수 있듯이 원전 사고는 국제적인 환경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안전기준을 원전 운영국에만 오롯이 맡길 수는 없는 것입니다. 체르노빌 원전사고를 경험한 유럽은 국가간 규제기술 협력, 투명성 강화를 위한 유럽규제자그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밀집된 동북아 지역에는 원전 안전을 감시할 제대로 된 국제기구가 없습니다.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운영국의 원전을 객관적으로 상호보완 감시하고, 투명성과 안전을 높이는 국제핵안전기구의 설치를 요구하지만, 아쉽게도 가시적인 움직임은 없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제작과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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