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GG’ 대북제재 예외조항 사례 참조해, 백두산 화산 남북 공동연구 추진 가능할 듯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9-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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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CDP(국제대륙과학시추프로그램) 백두산 화산마그마연구그룹'이 화산분화 예측기술을 이용해 백두산 천지 아래 마그마의 거동을 예측해 그린 모식도.
한국 'CDP(국제대륙과학시추프로그램) 백두산 화산마그마연구그룹'이 화산분화 예측기술을 이용해 백두산 천지 아래 마그마의 거동을 예측해 그린 모식도.
사진-연합뉴스 제공

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환경전문 민간 연구소인 ‘시민환경연구소’의 백명수 소장과 함께 백두산 화산폭발과 남북 공동연구 가능성을 들여다 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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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이 최근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면서 남한 사람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습니다. 요즘 세계 곳곳에서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자 백두산이 폭발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졌다는 방증이었을까요?

백명수 부소장은 이번 일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여당 의원 등이 국회에서 백두산 화산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면서 벌어진 ‘일종의 해프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해프닝은 우연히 일어난 일을 말합니다. 백 소장의 설명, 들어보시죠.

(백명수) 토론회에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백두산 천지를 중심으로 화산, 지진, 가스, 지각변동과 같이 뚜렷한 화산분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백두산 폭발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증폭되면서 다수의 언론들이 관심을 갖게 됐고, 실시간 인터넷 검색어 상위에 올랐습니다. 이미 백두산은 그 지하에 거대한 마그마방이 존재한다고 알려졌습니다. 현재, 매우 위험한 활화산 상태라고 알려졌는데요, 서기 946년에 일어났던 대분화 당시 화산재가 남한 전체를 1m나 덮을 수 있는 엄청난 양이 분출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과거 1만년 이래 지구상에서 발생한 대규모 화산폭발 가운데 하나로 기록됐습니다. 이 같은 대폭발에 대한 우려가 사회적 관심을 끌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백두산의 화산활동이 지난 2003년부터 활발해져 2005년까지 지속된 뒤 2006년부터는 잠잠해졌다고 주장합니다. 유황가스가 분출한다거나 규모 3.0 정도의 지진이 일어나는 것은 일상적인 활동이라는 겁니다. 2006년 이후 벌써 13년이 흘렀는데 걱정할 필요 있냐는 질문에, 백 소장은 걱정해야 한다고 답합니다.

(백명수) 백두산은 가까운 장래에 언제든지 깨어날 수 있는 위험한 화산으로 세계 화산 가운데 10% 안쪽에 드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됩니다. 백두산이 가까운 미래에 분화할 것이라는 예측에 대해서 대체로 의견이 일치합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백두산 분화 징조는 여럿입니다. 먼저, 2002년 7월부터 백두산 천지 인근에서 화산 지진이 급증했고, 2005년까지 화산 지진이 3천여회 이상 일어난 것으로 보고됩니다. 평소 안정기에는 월평균 7건 정도였던 지진 발생수가 이 기간 평균 72건으로 10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발생했던 지진 강도도 더 커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천지가 약 12cm 부풀어 올랐다가 가라앉는 현상도 언급됩니다. 과거 섭씨 60도 내외였던 천지 주변 온천의 온도가 2015년 83도까지 상승했고, 온천에서 채취한 화산가스의 헬륨이나 수소온도가 일반 대기의 10배 이상 상승했습니다.

(music) 여러분께서는 자유아시아방송의 기획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를 듣고 계십니다.

백두산이 실제로 폭발한다면 어떤 피해가 발생할까요? 전문가들은 대홍수가 발생할 수 있으며 도로, 댐, 전기 등이 마비되는 등 악순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합니다.  생태계 변란, 토양 침식, 호흡기 질환 등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앞서, 남한 기상청은 지난 2012년 화산분화지수 7등급으로 가정해 모의 실험한 ‘백두산 분화 각본(시나리오)’을 마련했는데요, 화산분화지는 1등급에서 시작해 8등급까지인데, 7등급이면 분출물의 양이 대략 100~1000㎦ 정도 됩니다. 백 소장의 말입니다.

(백명수) 이는 서기 946년 대폭발 규모와 비슷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때, 용암이 백두산 천지를 중심으로 최대 15km까지 나오고 고온의 ‘화성쇄설류,’ 즉 공중으로 날아가는 돌덩이들이 최대 60km, 그리고 화산재와 천지의 물이 섞여 만들어진 ‘화산 이류’, 즉 진흙의 흐름이 최대 180km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됩니다. 당장 백두산 인근 지역은 화산이류에 의해 지역 생태계가 초토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장기적으로는 화산구름이 햇빛을 가려 식물의 생장을 막고, 땅에 떨어진 화산재는 토양을 산성으로 바꿔 식물이 자랄 수 없게 만드는 환경이 될 것입니다. 이는 북한의 양강도, 함경도, 자강도 등 북한 영토의 절반이 화산 분출물로 뒤덮이는 상황으로 북한 생태계의 절반이 매우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북한 정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국제사회에 공동연구를 제안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하워드휴스 의학연구소의 리처드 스톤 연구원은 2011년 한 학술지에 "10여 년 전 백두산이 화산 운동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자 북측에서 해외 화산 과학자를 소개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백 소장의 설명입니다.

(백명수) 현재, 북한은 남한이 아닌 미국, 영국, 중국 등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3년부터 북한 쪽 백두산 천지에서 화산지진 관측활동이 전개되고 있는데요, 이 연구에 참여하는 ‘국제백두산연구그룹’ (MPGG)는 백두산 연구를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인도적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본 연구는 영국 유엔대표부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측에, 백두산 연구는 분화 때 발생할 재해를 완화하는데 중요하다고 해 2017년 6월 대북제재 예외조항으로 인정됐습니다. 현재 이 연구팀은 북한과 7년동안 긴밀하게 백두산 천지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남한 과학자들도 연구에 참여하고 싶었지만 당시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얘기조차 꺼낼 수 없었습니다. 당시보다는 상황이 많이 나아졌을까요? 스톤 연구원은 지난해 여름 열린 학술대회에서 2018년 3월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한 과학자들이 남한 과학자들과 함께 백두산을 연구하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고 밝혔는데요, 백 소장은 지금이 남북공동연구를 시작할 절호의 기회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백명수) 백두산 분화 징후에 대해 여러 결과들은 대체로 국내 연구보다는 중국 연구팀이나 해외 공동연구팀의 자료에 많이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백두산 현지에 대한 국내 관측자료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백두산 폭발에 대한 남북 공동연구의 필요성이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돼왔습니다. 화산폭발에 대해 남북한이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그 분화에 따른 피해를 저감하는 대책이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합리적으로 판단컨대, 백두산 폭발에 대한 기초적이고 근본적인 연구가 상당기간 남북한 간에 공동으로 진행될 필요가 매우 높고,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국가 지원이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민간 차원의 연구가 아닌 정부 경로로 추진할 경우, 유엔의 대북제재를 넘어야 한다는 데 있는데요, 백 소장을 포함한 전문가들은 국제백두산연구그룹의 사례에 비춰 백두산 연구를 생명과 환경을 지키는 인도적 차원의 문제로 접근하면 풀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OUTRO) RFA 기획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백두산 화산폭발과 남북 공동연구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 새로운 소식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기획, 제작,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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