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중국, 일본, 남북한의 살인적인 더위와 피해상황을 들여다봅니다.
(도쿄 시민) 더워서 잠을 못자요. 힘들어요. 에어컨을 세게 켜지 않으면 잠들기 어려워요.
찌는 듯 한 무더위가 며칠째 이어지고 있는 일본의 도쿄에 사는 한 시민이 일본 방송에 밝힌 말입니다. 지난 11일만 해도 남부 고치현이 섭씨 41도로 일본 관측 사상 최고를 기록했고, 도쿄는 35.2도까지 올랐습니다.
열사병으로 전국에서 수천 명이 병원으로 옮겨졌고, 도쿄에서만 5명이 숨졌습니다. 11일에는 도쿄의 최저 기온이 30.9도였는데, 이는 관측 사상 13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였습니다. 일본 기상청은 이미 고온주의보를 발령했고, 앞으로 초열대야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중국도 사상 유래 없는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중국 남방 지역에 19일 연속 고온 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저장성은 최근 낮 최고기온이 사상 최고인 44.1도까지 치솟았습니다. 계속되는 폭염으로 교량의 콘크리트가 뒤틀리거나 부풀어 오를 정도입니다. 승강기 외벽 유리에는 셀 수 없는 잔금이 나 있습니다. 거리 곳곳의 유리도 터져나갔습니다. 가판대 주인이 중국 CCTV에 나와 하는 말, 잠시 들어보시죠.
(가판대 주인) 타는 듯 한 태양 때문에 유리에 금이 가기 시작했어요.
중국 동부에서는 상하이와 충칭 등에서도 몇 십 년 만에 40도를 넘는 기록적인 더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더위는 서부 내륙 신장에서도 열흘 넘게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결과, 더위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현지 보건당국에 따르면, 저장성에서는 무더위가 한 달 이상 계속되면서 15명이 숨졌고, 열사병과 일사병으로 치료 받은 환자도 3천 명에 이릅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사망자는 4배, 환자는 2배 높은 수치라고 합니다. 상하이에서도 최근 더위로 1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충칭에서도 3명이 사망하는 등 중국 전역에서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농작물 피해가 심각합니다. 농작물이 말라 죽고, 가축도 더위에 폐사했다는 소식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습니다. 현지 방송에 나온 중구 후난성 농민의 말입니다.
(후난성 농민) 올해 농사는 완전히 망했습니다.
현재, 더위를 식히기 위해서 축사에 물을 뿌리고 선풍기도 틀어주고 있지만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양식장도 바닥을 드러낸 곳들이 있고요. 여기에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틀기 위한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변압기가 폭발해서 발생하는 화재 사고까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런 살인적인 더위를 식히기 위해서 중국에서는 대중목욕탕과 냉방이 되는 실내체육관 등을 주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한 곳들도 있고요. 물놀이장 등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최근 장마가 끝난 북한도 찜통더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농작물이나 인명피해 소식은 없지만,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물놀이장과 해수욕장이 더위를 피하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조선중앙방송은 "삼복철 무더위가 계속되는 요즘 능라물놀이장은 각계층 근로자와 청소년학생들로 매일 초만원을 이루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 탈북자는 "바닷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아무리 생활이 어려워도 여름철 주말이면 도시락을 싸서 바닷가 해변에 찾아 수영을 즐긴다"며 "바다에 가기 어려운 평양 사람들은 물놀이장을 찾아 더위를 피한다"고 말했습니다.
절기상으로 가을 문턱에 들어선 한국도 요즘 연일 폭염 소식입니다. 특히 온열질환을 비롯한 건강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온열질환의 종류로는 열사병, 열실신, 열탈진, 열경련, 열부종 등이 있는데요, 한국의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이달 11일까지 전국 응급의료기관에서 보고한 온열질환자는 900명에 가깝고 이 가운데 8명이 숨졌습니다.
한편, 이렇게 더위가 동북아시아에서 계속되는 가운데,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 표지기사에서 중국 정부가 환경 문제에 서둘러 대처하지 않으면 전 지구적인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는 경고를 내 눈길을 끌었습니다. 중국의 환경오염이 매우 심각하고 빠른 속도로 악화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지구 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중국이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겁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지난달 집중호우가 내린 한국의 경기북부 산간 계곡에서 산사태가 잇따라 발생했으나 경기도가 지난해부터 집중적으로 설치한 사방댐이 계곡 하류의 인명피해를 막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방댐이란 돌, 자갈, 모래, 흙 등과 같은 침식이나 붕괴물질을 억제해 산사태로 인한 토석류 피해를 저지하기 위하여 설치하는 공작물을 말합니다. 경기도북부청에 따르면 지난 7월 8일부터 15일까지 경기 가평군과 포천시, 연천군 지역에 시간당 52∼90㎜의 폭우가 쏟아지는 등 843∼870㎜의 집중호우가 내려 주요 산 계곡 80여 곳에서 크고 작은 산사태가 발생하거나 경사면의 토사가 유출됐습니다. 그러나 경기도가 지난해 피서객들이 자주 이용하는 도내 자연휴양림과 주요 명산 계곡, 관광유원지 등에 사방댐 60개를 설치한데 이어 올해에도 장마전인 6월 중순까지 산사태가 우려되거나 지반구조가 취약한 계곡에 사방댐 89개를 설치해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 중국이 에너지 절감과 환경오염 방지 등 친환경 사업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할 계획입니다. 중국 국무원은 최근 "친환경부문은 '기간산업'으로 승격해야 한다"면서 감세, 보조금 지원 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빠른 산업화와 인구 이동에 따른 환경 재앙에 대해 지속적으로 우려를 표해왔습니다. 지난 1월 중국 북부 일부 도시에서는 강력한 스모그 현상이 있었으며 3월에는 상하이 지역 상수원에서 썩은 돼지 사체가 발견돼 충격을 준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정부는 2010~2015년 5개년 계획에 따라 이미 에너지절감, 배기가스 감축 등에 미화로 약 3,750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고 중국 관영매체들이 전했습니다. 과거 중국 정부의 친환경 사업은 무리한 확장으로 해외에서 마찰을 자주 빚어왔습니다. 그러나 국무원은 친환경산업 확대를 위해 외국 자본을 적극 유치하고 투자사와의 공생전략을 도모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무원은 또한 중점 투자 대상으로 친환경 자동차, 무공해 발전, 대기·수질·토양 오염 정화 등을 지정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중국 정부가 친환경 산업 투자를 더욱 가속화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되며 이를 위해 예산 확대, 채권발행 등의 투자가 있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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