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본위화폐’로 북 물, 에너지, 비료 부족 도움 주고파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8-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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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집에 소재한 똥을 에너지로 만드는 실험실.
과일집에 소재한 똥을 에너지로 만드는 실험실.
사진제공: 조재원 울산과학기술원 환경공학부 교수

똥본위화폐

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주목 받고 있는 ‘똥본위화폐’를 들여다 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조재원) 화장실 문제가 심각한 중국에서는 CCTV 방송국이 똥본위화폐를 2분이상 소개했습니다. 화장실 문제가 심각한 인도, 라오스, 필리핀에서도 연락이 왔습니다. 라오스에는 소수민족이 있는 초등학교에 저희가 화장실을 설치하고 똥본위화폐를 적용해, 실험 중입니다. 필리핀에는 올해 말에 똥본위화폐를 실시할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에 ‘Edge’라는 재단이 있는데, 여기서도 ‘똥본위화폐’를 소개하고 책으로도 출판됐고요, 올해 12월에는 베니스, 베니스도 화장실 문제가 심각하답니다. 이태리에서도 연락 왔는데…

UNIST, 즉 울산과학기술원의 조재원 도시환경공학부 교수가 지난해 여름 자유아시아방송에 보도된 후 쏟아진 ‘똥본위화폐’ 에 대한 세계 여러 나라의 뜨거운 관심을 전하는 부분, 들으셨는데요(관련기사),

똥본위화폐는 쉽게 말해 누군가 배설한 인분 즉 ‘똥’을 바이오에너지로 바꾸고 그 에너지의 가치만큼을 ‘화폐’ 가치로 돌려줘 실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개념입니다. 바이오에너지란 농림 부산물, 산업체 부산물, 유기성 폐기물 등으로부터 생산 가능한 에너지를 말하는데요, 똥본위화폐 개념을 제시한 조재원 교수의 연구 사업에는 한국 정부가 2022년까지 연구비 100억원, 미화로 약 897만 달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연구 사업의 첫해 목표는 똥본위화폐의 개념을 확립하고, 시범 운영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 5월에는 야외 체험 실험실을 열어, 인분을 분해해 이를 에너지로 만드는 화장실을 설치했습니다. 사용자에게는 '꿀' 이라는 사이버 화폐가 지급되는데요, 한번 배설 시 '10꿀'이 지급됩니다. 10꿀은 한국 돈으로 치면 500원, 미화로 45센트입니다. 조 교수는 개발비용을 절감해 2022년까지 10꿀당 가치를 3600원, 미화로 3달러 20센트로 끌어올린다는 목표입니다.

사업 2년차인 올해엔 대학 교정 안에 생활형 실험실을 차렸습니다. (동영상 참조)

(조재원) 저희 유니스트 대학 안에 이번에 ‘과일집’을 마련했습니다. ‘과일집’은 ‘과학이 일상으로 들어오는 집’이라는 뜻으로 살면서 실험하는 곳입니다. 여기에는 방도 있고, 부엌도 있고, 똥으로 에너지를 만드는 실험실도 있습니다. 대략 60평 정도 되는데요, 여기에서 사람이 살면, 아침에 똥을 누지 않습니까? 이것으로 에너지를 만들고 이 에너지를 갖고 아침 요리도 할 수 있고, 샤워도 할 수 있고, 난방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실험을 통해서 똥본위화폐를 사회 속에서 적용하는 기술이나 모든 준비가 다 돼있습니다.

과일집은 방 3개, 약 60평 크기로 누구나 신청하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과일집에는 친환경 변기가 설치돼 있습니다. 이 변기는 물을 거의 쓰지 않고 건조기와 분쇄기를 이용해 대변을 가루로 만듭니다. 이를 미생물 에너지 생산시설에서 메탄가스로 변환시켜 따뜻한 물로 샤워하거나 음식을 조리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물값이 절약되고 하수처리비용과 환경부담금이 줄어들기까지 한다고 조 교수는 말합니다.

(조재원) 수세식 화장실은 12리터 정도 사용하는데, 저희는 0.5리터만 쓰면 됩니다. 똥을 모을 수 있는 진공시스템이 만들어져 있는데요, 재래식 화장실도 얼마든지 저희가 연결을 통해서 가능합니다. 미생물을 만드는 ‘미생물 소화조’라는 게 있는데, 우리가 소화를 하듯이 미생물도 소화를 하거든요. 퇴비를 만드는 과정 바로 전에 우리가 미생물 소화를 통해 에너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을 재래식 화장실이던, 저희가 현재 실험하고 있는 진공식 화장실이던 두 가지 방식이 동일하게 일정 공학 기술을 이용하면 얼마든지 에너지를 만들고 퇴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연구 사업의 최종 목표는 똥본위화폐를 마을과 도시로 확대해 취약층의 사회복지와 청년층의 기본소득을 지원할 수 있는 대안 체제로 만든다고 조 교수는 말합니다. 똥, 에너지, 삶이 순환하는 환경 경제 체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조 교수 연구팀에는 환경공학뿐 아니라 철학·미술·경제학·디자인·도시공학 등을 전공한 다양한 연구진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에게는 얼마 전 새로운 목표 하나가 추가됐습니다. 올해 2월 울산과학기술원을 방문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평양과 백두산을 방문하는 것을 보면서, 앞으로 똥본위화폐가 북한에 도입돼 인분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막고 이를 화폐나 에너지로 사용하면 좋겠다는 열망이 생겨난 것입니다.

(조재원) 제가 알고 있기로 북한은 물 부족, 에너지 부족, 비료 부족을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만일 우리가 ‘똥본위화폐’를 잘 이용한다면, 환경도 살리고, 에너지도 만들 수 있으며, 전기도 만들 수 있습니다. 다 사용한 뒤의 똥은 오줌과 함께 화학비료를 대신할 굉장히 좋은 퇴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북한이 현재 겪는 물, 에너지, 퇴비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고, 나아가 토양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일을 하다 보면, 경제도 살아나고, 일자리도 만들어지고, 남북한이 동시에 사업을 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계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당국이 지난 2008년 실시한 인구조사 결과, 북한 가구의 55%는 수세식 화장실을 구비하고 있습니다. 수세식 화장실이 있어도 그림의 떡에 불과합니다. 상수도 사정이 나쁘고, 고층에서는 수압이 낮아 물을 공급받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탈북자들은 북한 아파트는 각 세대마다 화장실이 없고, 각 층마다 아파트 중간에 공용화장실이 있다면서, 아침마다 볼 일을 보려고 진풍경이 벌어진다고 말합니다. 남한의 탈북자 전문 방송인 ‘배나TV’에 나온 탈북자들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탈북자 출연자들) (여성) 아침에는 막 줄을 섰어요. 변소 가서 제일 미운 사람이 대변을 보는 사람이에요. 바깥에서 막…오줌이 마려우니까 바지를 이렇게 쥐고.. 여자들의 자세가 다 직선이 아니에요. (남성) 애들 같은 경우는 엉덩이를 서로 맞대고 둘이 동시에 들어가는 경우도 많아요. 어른들이 아침 출근하느라고 줄을 길게 서있거든요.

이미 여러 나라에서 성공적으로 연구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조 교수는 "똥본위화폐는 쓰면 쓸수록 사람을 생각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며 "똥본위화폐를 통해 매일 매 시간 서로를 기억할 수 있고, 우리 모두는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조 교수가 북한 당국에게 모든 것을 제쳐두고 ‘똥본위화폐’ 연구 사업에 동참하라고 촉구하는 까닭입니다.

(조재원) 가장 가까이 있는 북한에서 연락이 오지 않았습니다.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요. 하지만, 북한에 있는 과학자나 정치인, 예술가, 경제학자들이 저희와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기회가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의 어려움을 남한과 함께 풀어가고 또 남한의 어려움을 북한이 지혜를 모아주시고, 함께 통일을 자연스럽게 이뤄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소식 기다리겠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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