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차 국가환경종합계획, 북한 환경 상태 진단과 남북 생태축 연결 내용 담아
2020.01.09
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환경전문 민간 연구소인 ‘시민환경연구소’의 백명수 소장과 함께 북한과 한반도 환경공동체 구현을 포함한 제5차 국가환경종합계획을 살펴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앞으로 20년 간의 남한 정부 환경 정책을 좌우할 '국가환경종합계획'이 공개됐습니다. 정부는 얼마 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제5차 국가환경종합계획'을 심의‧의결했는데요, 국가환경종합계획은 각 부처 환경관련 정책과 지방자치단체 환경보전계획에 관한 환경분야 최상위 법정계획으로, 매 20년마다 환경부 장관이 관계 중앙행정기관장과 협의해 수립합니다. 이번 제5차 계획에는 2020년부터 2040년까지 국가 환경관리를 위한 장기 전략을 담았습니다. 백명수 소장은 소통, 연계, 전환, 공간을 이번 계획의 핵심사항이라고 정리합니다.
(백명수) 우선 광범위한 이해관계자 소통을 통해 에너지 전환이나 플라스틱 중독사회 탈피 등이 계획에 반영됐습니다. 국토종합계획과 국가환경 종합계획의 기간을 맞춰 연계성과 통합성을 확보했는데요, 환경부와 국토교통부 간에 계획수립협의회와 실무협의체를 운영해 환경과 국토계획을 통합 관리하는 5대 전략을 수립했습니다. 5대 전략은 인구감소에 대응한 국토공간 구조개편, 국토-환경의 연결성 강화, 기후변화에 대응한 저탄소 국토환경의 조성, 첨단기술을 활용한 국토환경 공간 구현, 남북협력과 국제협력 강화 등입니다. 또, 탈 석탄사회로 전환과 탈 플라스틱화 정책을 설정했습니다. 끝으로, 국토환경 공간전략과 권역별 공간환경 전략을 최초로 제시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국토생태축 개념이 확립돼 백두대간과 비무장지대를 축으로 하는 생태 녹지축과 5대강과 연안을 축으로 하는 연안 수계축이 구성됐습니다.
이번 계획 가운데 북한과 관련된 부분을 구체적으로 짚어달라고 부탁했는데요, 백 소장의 설명, 직접 들어보시죠.
(백명수) 제5차 국가환경종합계획은 지구환경보전을 선도하는 한반도 환경공동체 구현을 목표로 합니다. 환경종합계획은 북한의 환경복원을 지원, 협력하고 한반도 생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남북공동환경위원회 구성과 운영을 추진해 한반도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입니다. 또, 북한 환경을 복원하기 위해서 가칭 ‘한반도 환경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남북 생태축을 연결해 한반도 생태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특히, 한반도 환경 프로젝트는 북한의 환경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이를 통해 자연환경, 수질, 상하수도 등 부문별 환경을 개선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더불어, 북한의 전통의학 지식과 남한의 생물 산업기술을 결합하는 한반도 생물자원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백 소장이 언급한 ‘생태 네크워크’는 생물종 서식지의 보전을 목적으로 해 서로 연결하는 체계를 말하고, ‘프로젝트’란 연구나 사업을 뜻합니다. 또, ‘생물 산업’이란 생명 현상, 생물 기능 그 자체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기술을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20년이 인류가 탄소문명에서 녹색문명으로 전환해야 하는 중대한 시기라고 강조하는데요, 북한도 남한처럼 녹색전환 환경정책을 추진하고 있을까요? 백 소장은 그런 조짐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백명수) 북한이 녹색환경 전담기구를 조직하고 생태환경 보전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생물다양성 보호, 초기사막화 방지, 임농복합 경영방법 도입을 포함해 생태환경을 개선하고 보호하기 위한 사업들을 국토환경보호교류사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토환경보호교류사는 철새이동경로 보호관리와 같은 생물다양성 보호, 농업 생태환경 개선과 임농복합경영 방법의 보급, 병해충 방지를 위한 농약생산, 선진 산림기술의 도입, 그리고 온실가스 방출량 삭감 관리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생태환경 보전사업은 김정은 체제에서 집중적으로 진행되는 산림녹화 정책의 연장선으로 보입니다. 김 위원장은 그간 생태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역설해왔는데요, 이와 관련해 북한 협력사업으로 산림협력사업 추진에 합의했고, 이어 양묘장 현대화, 임농복합경영, 산불방지 공동대응 등과 같은 산림조성과 보호협력을 추진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이 산림보호를 꾸준히 강조하는 가운데, 마침 남한의 신임 산림청장에 박종호 산림청 차장이 임명돼 주목 받고 있습니다. 박 청장은 지난 2018년 10월 북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열린 남북산림협력 회담에 수석대표로 참석해 소나무 재선충 공동방제, 양묘장 현대화 등의 방안을 논의했거든요. 백 소장은 산림청의 올해 사업 예산계획을 분석하면서, 남북 산림협력 기반 조성을 위한 끊임없는 땅 다지기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백명수) 북한 관련 사업은 지난해 9월 착공된 남북산림협력센터를 중심으로 남북 산림협력을 준비할 것으로 보입니다. 스마트 양묘장과 관리동을 조성하고 대북지원용 묘목 생산과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 등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스마트 양묘시설은 북한 기후에 적합한 낙엽송, 소나무 등을 중심으로 연간 최대 200만 그루의 묘목을 생산할 계획입니다. 스마트 양묘시설은 남북기후에 맞는 양묘시설을 설치하고 시범 재배해 한반도 기후에 적합한 양묘기술을 개발하고 전파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 북한과 종자교류를 통해 입수한 모감주, 단풍나무 등으로 북한나무 전시원을 조성하고, 남북 산림협력 기술교육 연구를 시행할 예정 등 남북 산림협력의 거점으로 발달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신임 박종호 산림청장은 남북협력과 관련된 경험이 많습니다. 따라서, 남북 산림협력을 위한 국내 기반을 다지는 사업에서 대외 여건이 마련된다면, 즉각적이고 활발한 협력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양묘’는 씨앗을 뿌려 싹이 나게 하거나, 접목 또는 조직 배양을 해 새로운 개체를 만든 뒤 그것을 크게 자라도록 기르는 것을 말하는데요, 스마트 양묘시설은 양묘시설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시설을 뜻합니다. 기존 양묘시설이 현대화로 자동화 온실, 자동파종기 등 시설자동화에 따른 생산 효율성을 높였다면, 스마트 양묘 시설은 여기에 온도·습도 등을 실시간 감시해 변화를 감지하고 최적의 묘목 생육환경을 조성합니다.
문제는 불투명한 대외여건인데요, 북미 비핵화 대화는 지난해 2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제자리 걸음이고, 남북 사이에도 찬바람만 불고 있습니다. 백 소장은 상황이 이렇더라도 좀 더 멀리 내다보면서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백명수) 실질적인 협력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문제가 우선 해결돼야 합니다. 이 부분은 북한과 미국 간에 비핵화 대화의 성공에 달려있는데요, 단시간 내에 해결될 수 있을지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남북협력도 당분간 교착상태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입니다. 남북 환경협력은 장기적인 전망을 갖고 남북한 간의 상호신뢰 형성을 우선해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와 같은 경색국면에서는 국제기구나 다자간 협력을 모색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다행히 지난 7일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의지를 밝혔습니다. 이에 대한 북한의 전향적인 입장을 기대해봅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북한과 한반도 환경공동체 구현을 포함한 제5차 국가환경종합계획을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 새로운 소식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기획, 제작,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