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물꼬로 남북 환경협력사업 기대해’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8-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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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일 강원도 강릉시 평창동계올림픽 선수촌에서 열린 개촌식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친환경 소재로 만든 비둘기 모양의 풍선을 들고 무대로 입장하고 있다.
지난달 1일 강원도 강릉시 평창동계올림픽 선수촌에서 열린 개촌식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친환경 소재로 만든 비둘기 모양의 풍선을 들고 무대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환경전문 민간 연구소인 ‘시민환경연구소’의 백명수 부소장과 함께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환경 관련 정책을 평가해봅니다.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현장음) 이것으로 제 23회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의 모든 순서를 마치겠습니다. 2022년 베이징에서 다시 만나겠습니다. 모두 안녕히 돌아가십시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강원도 산골마을 평창·강릉·정선을 뜨겁게 달궜던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났습니다. 역대 최대 규모로 흥행 최고, 문화·정보통신기술의 새로운 지평, 남북 단일팀으로 평화올림픽 실현 등 성공 올림픽으로 박수를 받으며 폐막됐습니다.

무엇보다도, 평창동계올림픽은 대회 준비단계부터 ‘저탄소 그린올림픽’이라는 구호를 내걸었는데요, ‘그린올림픽’은 환경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올림픽경기대회도 환경친화적이고 자원절약형으로 치르자는 뜻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가 도입한 개념입니다.

평창조직위원회는 역대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탄소 배출 제로를 실천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건설·교통·숙박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159만톤을 자체 노력으로 감축하거나 외부로부터 배출권을 기부 받아 상쇄시켜 제로화했습니다. 하지만, 백명수 부소장은 평창올림픽이 환경올림픽으로 성공했는지 최종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평가했습니다.

(백명수) 글쎄요, 당초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는 2016년 온실가스 관련 보고서를 통해 온실가스 제로화를 가장 중요한 전략으로 삼고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준비해왔습니다. 그 결과가 성공적이었는지는 조금 더 살펴봐야 합니다. 저탄소 올림픽을 위해 조직위원회는 저탄소 시설을 건설하고 저탄소 수송체제를 구축하고, 저탄소 인증제품을 구매하거나 폐기물 발생 최소화, 풍력발전 에너지 사용을 제시했었습니다.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 홈페이지에 나온 지속가능 경영성과지표는 저탄소 84%, 풍력발전단지 건설을 통한 올림픽 대회 기간에 필요한 전력확보율 104%, 훼손 면적 대비 대체림 조성 623%, 생물다양성, 멸종위기 야생동물 복원 4종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계획을 모두 충족했을 때의 수치입니다. 실제 운영결과에 따른 성과 결과는 아직 제시된 게 아닙니다. 경기장 건설과정에서 훼손된 원시림에 가까운 산림은 단순히 대체림 조성으로 개선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따라서 종합적이고 면밀한 종합평가는 앞으로 더 진행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장 문제가 되는 건 알파인 경기를 치른 강원도 정선 가리왕산입니다. 2011년 평창겨울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이후, 가리왕산 스키경기장은 줄곧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가리왕산은 산림법상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개발이 엄격히 금지됐을 뿐더러, 두릅이나 곰취 같은 산나물조차도 함부로 캘 수 없을 만큼 인간의 손길로부터 철저히 차단돼왔기 때문입니다. 현재, 한국 내 환경단체들은 생태계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훼손이 심각하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백 부소장의 말입니다.

(백명수) 가리왕산 중봉과 하봉 일대 184만 제곱 미터, 총 건설비가 2,030억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사용된 일수는 올림픽 기간 8일뿐입니다. 2013년까지 이 지역은 자연보호구역이었고 천혜의 숲을 자랑했습니다. 스키장 건설로 나무 둘레가 80-120cm에 달하는 음나무, 들메나무 등 수백 그루가 잘려나갔습니다. 한 자료조사에 따르면, 지름 20cm 이상의 주요 활엽수 6만그루가 잘려나갔습니다. 문제는 이 지역의 원상복원이 가능하냐는 것입니다. 강원도가 연초에 제출한 스키장 복원계획은 산림청 심의회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복원 모니터링 범위, 비탈면 토사유출 발생 우려대책 등이 미흡하다는 이유였습니다. 당초 원상복원을 계획했다면, 스키장 착공 전에 복원계획이 마련됐어야 하지만, 강원도나 정부계획은 전무한 상황이었습니다. 복원에 소요되는 예산도 아직 마련하지 못한 상황인데요, 건설비용에 맞먹는 막대한 규모의 복원예산을 두고 현재 중앙정부와 강원도가 서로 상대방에게 공을 미루고 있습니다.

백 부소장은 그러면서 가리왕산 복원 작업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선례를 구체적으로 들었습니다. 지난 1996년 겨울유니버시아드로 훼손된 덕유산국립공원과 1999년 겨울아시안게임으로 마구 파헤쳐진 발왕산산림보호구역이 대표적입니다. 두 곳 모두 구상나무와 분비나무, 주목 등 오랜 세월 지켜온 천연림이 무참히 훼손됐습니다. 당시에도 정부는 훼손된 자연을 복원하고 보호 대상 수목을 살리겠다고 공언했으나, 활착률, 즉 옮겨 심은 식물들이 제대로 사는 비율은 극히 낮았습니다. 옮겨 심은 수목 대부분이 죽었습니다. 공사 단계부터 치밀한 이식과 복원 계획이 준비되지 못한데다, 전담 조직 등이 작동하지 못한 탓입니다. 여러모로 현재의 가리왕산 복원 작업과 닮은꼴이라고 백 부소장은 지적합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시계추를 돌릴 수 없다면 이제 남은 숙제는 철저한 사후 처리와 냉정한 반성일 텐데요, 백 부소장은 이를 위해서 무엇이 부족했고 개선되어야 할 지 공유하고 토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백명수) 올림픽 운영성과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가 제시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환경부 차원의 평가토론회 계획이 나와 있지 않습니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차원의 온실가스 저감대책과 운영성과, 환경 훼손지역 복원계획과 이행사항에 대한 평가가 필요해 보입니다. 이번 평창올림픽 개최에 있어서 환경부의 역할을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습니다. 대기질 모니터링, 식수전용 저수지 건설, 전치가 충전소 점검 등 올림픽 전반에 걸쳐 환경올림픽을 위한 환경부의 리더십은 조금 아쉬운 부분으로 남아있습니다. 환경부 차원의 냉정한 평가가 필요한데요, 국제행사에 반드시 따르는 환경훼손문제를 어떻게 근본적으로 방지할 것인가 하는 대책이 모색돼야 하고, 환경올림픽을 표방하는 국제사회의 뜻을 실현하기 위해서 우리가 이번 올림픽에서 놓친 것이 무엇인가를 성찰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한편, 이번 올림픽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김일성 일가로는 처음으로 방한한 것을 포함해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스포츠 행사로 남과 북이 하나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에 보여줬고, 올림픽의 이념인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데 충실했습니다. 백 부소장은 여기에 최근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로 남북 관계가 순풍을 타면서 남북교류사업, 특히 환경협력에 물꼬가 트일지 기대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백명수) 한반도 평화장착을 위한 구체적인 시도들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인데요, 이런 남북 대화분위기가 지속되면 산적해 있는 남북 환경문제에 대한 협력 논의도 조만간 구체적으로 진행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합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산림청은 앞서 지난 2월에 공개한 '2018년 산림청 주요 업무계획'을 통해 북한 황폐산림 복구의 근간인 대북지원용 종자 채취·저장을 지난해 30톤에서 올해 35톤으로 늘리고 감시를 강화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아울러, 국제기구, 비정부기구 등과 연계해 남북 산림협력 지원기반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산림청에 따르면, 북한은 전체 산림 899만ha 중 32%가 황폐화한 상태입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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