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환경이다-68] 한국-미국 공동조사단의 고엽제 조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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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닙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최근 공개된 한국-미국 공동조사단의 고엽제 관련조사 결과를 들여다봅니다.

스티브 하우스 씨

: 55갤런짜리 드럼통인데, 밝은 노란색과 오렌지색 글씨가 쓰여 있었습니다. 베트남이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크레이머 씨

: 발목과 발가락이 부풀어 오르고, 등에 만성 질환이 있습니다.

1970년대에 경상북도 칠곡의 주한미군 기지 ‘캠프 캐럴’에서 근무했던 퇴역군인 2명이 미국 애리조나 주 지역 방송인 KPHO-TV에 나와 당시 고엽제 수천 킬로그램을 기지 안에 매립했다는 증언을 들으셨는데요.

고엽제란 베트남 전쟁 때 밀림을 고사할 작전의 일환으로 베트남 정글에 뿌려진 제초제의 일종입니다. 살포약제의 대부분을 점한 것이 ‘에이전트 오렌지’였는데 용기의 드럼통에 오렌지색의 페인트를 칠해서 다른 것과 구별한데서 그렇게 불리어졌습니다.

고엽제가 문제가 되는 가장 큰 이유는 고엽제가 다량의 다이옥신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엽제가 가진 다이옥신의 한 종류인 TCDD는 인류가 합성한 가장 독한 물질로 불립니다. 특히 다이옥신으로 인한 피해는 후대까지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데요, 미국의 베트남전쟁 참전 군인들이 후유증에 시달렸고, 베트남 현지에는 더 심각하게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주한미군 퇴역사병들의 고엽제 관련 폭로로 한국에서 사회적 논란이 커지자, 한국과 미국 당국은 증언이 나온 지 40여일이 지난 얼마 전 공동조사단의 중간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실제로 캠프 캐럴 헬기장에서 금속성 물체들이 묻혀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금속성 물체는 소방훈련용 벽돌 구덩이와 차량 세륜기, 급수관로 3가지입니다. 이밖에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다른 금속성 물체들도 함께 묻혀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때문에 이곳에 고엽제 드럼통이 묻혔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앞서 전역 미군 스티브 하우스 씨가 미국 현지 방송 회견에서 “헬기장에 가까운 기지 뒤쪽에 드럼통을 묻었다”고 공개한 바 있기 때문입니다.

공동조사단에서 한국 측 대표단장을 맡은 옥곤 부경대학교 교수가 기자회견장에서 밝힌 말, 잠시 들어보시죠.

옥곤

: (드럼통이) 눕혀서 있을 때와 세워져 있을 때 탐사해서나온 결과를 보면 패턴이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워져했다라고 가정을 하고 그런 식으로 나올 수 있는 신호 패턴을 골라냈습니다.

여기서 옥 교수가 언급한 ‘패턴’이란 ‘자국’ ‘모양’ ‘양식’ 등의 뜻을 가진 영어 단어입니다.

조사단은 또 금속성 물체들이 사람에게 해로운 것인지, 토양이 오염됐는지 여부를 조금 더 가려보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40개 지점을 정해서 토양 시료를 채취해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미군 측 공동단장인 버치마이어 주한미군사령부 공병참모부장이 기자회견장에서 밝힌 계획, 들어보시죠.

버치마이어

: 첫째는 영내외 모두의 건강위해성을 평가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하우스 씨 주장대로 실제 고엽제가 매립됐느냐 하는 점을 알아내는 것입니다.

작업은 당장 들어갔는데요, 토양분석 결과는 다음 달 말쯤 발표될 예정입니다.

공동조사단은 이와 함께 캠프 캐럴 외부에서 토양조사를 벌이고 있고 헬기장 지역과 화학물질이 한 차례 옮겨져 매립된 것으로 알려진 D구역에 대한 수질조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달 캠프 캐럴 주변에서 실시한 수질 검사 결과, 지하수에서는 고엽제 성분이 발견되지 않았고 하천수에서만 극미량의 다이옥신이 발견됨으로써 일단 극단적인 '고엽제 공포'는 한숨을 돌린 상태입니다

그러나 아직 캠프 캐럴 기지 내에서 미군 주관 하에 채취한 지하수 시료의 검사결과가 남아있기 때문에 완전히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미군측은 시료를 본국에 보내 정밀검사를 실시하고 있는데요, 결과를 판독하는데 최소 한 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중국 보하이만 원유유출 사고로 국내외적인 비판에 직면한 중국 당국이 최근 자국 연안의 석유회사들에 또 다른 사고 위험이 있는지 평가하고 시정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중국 국가해양국은 공고문을 통해 연안의 석유회사들은 위험이 있는 지 철저하게 조사하고, 비상계획을 점검하고, 기업의 작업 활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국가해양국은 또 연안의 석유회사들이 이번 보하이만 사고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면서 "철저하고 완전하게 원유 유출 위험에 대해 조사해야 하며 문제가 있다면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중국해양석유총공사와 코노코필립스중국석유가 공동 운영 중인 중국 최대 해상유전인 보하이만 펑라이 19-3 유전에서 원유가 유출돼 주변해역 약 840㎢가 오염된 바 있습니다. 코노코필립스는 조사가 끝날 때까지 시추 등 작업을 보류하고 있으며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작업방식을 바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남극 주변 남빙양에 사는 크릴새우가 식물성 플랑크톤의 성장을 촉진하는 철분의 주요 공급원이라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습니다. 영국과 호주, 노르웨이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대부분 표층수에서 산다고 생각돼 온 크릴새우가 사실은 주기적으로 바다 밑바닥에 내려가 부패하는 유기체들로부터 철분이 풍부한 먹이를 먹은 뒤 표층으로 돌아와 물속에 다량의 철분을 배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호소학과 해양학'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습니다. 연구진은 크릴새우의 이런 생태가 바다의 자연적인 이산화탄소 저장 능력을 강화시켜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는데요. 철분은 육지에는 풍부하지만 대양 상층부에는 미량만 존재합니다. 남빙양에 철분을 약간만 첨가해도 식물성 플랑크톤이 극적으로 증가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크게 줄어든다는 설명이죠. 연구진은 이런 연구 결과가 상업적인 크릴새우 어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며 남빙양의 자연적인 철분 순환 경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남빙양에서 가장 중요한 동물 가운데 하나인 크릴새우는 몸길이가 최고 6㎝까지 자라며 5~6년의 수명을 누립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