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로 북상하는 농작물 재배 한계선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4-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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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부전선 최전방지역인 강원 양구읍 하리에서 주민이 탐스럽게 익은 멜론을 첫 수확하고 있다.
중동부전선 최전방지역인 강원 양구읍 하리에서 주민이 탐스럽게 익은 멜론을 첫 수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온난화 현상으로 점차 북상하는 한반도 농작물 재배 한계선을 들여다봅니다.

(김영석) 처음에는 시설에서 재배했는데 하다 보니 노지에서도 재배 필요성이 대두해 재배해보니까 노지에서도 재배가 순조롭게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반도 남부지방인 부산시 농업기술센터의 김영석 박사가 한국의 케이블방송인 YTN에 아열대 채소인 ‘오크라’를 소개하는 장면입니다. 오크라는 아욱과의 여러해살이풀인데요, 열대지방에서는 높이 6m에 이르기도 하지만 약간의 서리에도 말라 죽기 때문에 한해살이풀로 재배되고 있습니다.

부산보다 북쪽에 위치한 경상북도 고령의 농가들은 이미 지난 5월말에 아프리카와 중동이 원산지인 과일 ‘멜론’을 수확했습니다. 멜론 재배지는 강원도 춘천까지 북상했습니다. 한국의 MBC 방송에 밝힌 농부들의 말입니다.

(농부 1) 온도가 높으면 작물이 속도가 빨리 크고 수확도 빨리 되고...
(농부 2) 재배기간이 짧으니까 단기간에 일을 딱 끝내고 수확을 하는 거니까 육체적, 정신적으로 많이 편하죠.

최근 몇 년 새 일조량이 늘어난 전라남도 여수와 광양시, 고흥군에서는 열대 과일인 ‘패션푸르트’ ‘용과’, 그리고 ‘불수감’ 등도 시범 재배되고 있습니다. 여수시 농업기술센터의 범인숙 팀장입니다.

(범인숙)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망고, 패션프루트, 여주 등 아열대 작물 재배가 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런 아열대 작물이 지역의 대표 고소득 작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한반도 남쪽 곳곳에서 아열대 농작물이 재배되는 건 온난화 현상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 30년간 한반도의 평균 기온은 섭씨 1.2도 상승했고, 더 오를 전망입니다. 한국 기상청은 지난해 말 발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IPCC의 기후변화보고서를 바탕으로, 2100년 한반도 평균기온은 전 지구 평균보다 높은 5.7도나 상승해 평양 기온이 현재 서귀포 기온과 비슷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또 일부 산간을 제외한 남한 대부분 지역과 황해도 연안까지 아열대 기후가 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미 중남부 지역에서 주로 재배되는 복숭아와 배, 포도 등의 재배지도 점차 북상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경북도는 올해 공식적으로 아열대과수 전반에 대한 재배현황을 처음으로 조사했습니다. 며칠 전 발표된 조사 자료에 따르면, 경북지역에선 729 농가가 파파야, 패션푸루트, 구아바, 키위 등 13종의 아열대 과수를 재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재배면적은 모두 324.5㏊에 이릅니다.

경북도 친환경농업과 관계자는 “수년 전만 해도 아열대과수 재배면적이 미미했기 때문에 현황 조사를 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져서, 매년 현황 파악을 해야 할 만큼 재배가 보편화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한반도의 기후 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미래에는 식탁에 오르는 채소나 과일의 종류가 바뀔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랭한 지역에서 키우는 고랭지 배추는 점점 자취를 감추고, 아열대 기후에 적합한 채소·과일의 비중은 커지기 때문입니다.

한국 환경부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20년에는 남한 전국의 고랭지 배추 재배 면적이 54만~97만 헥타르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최근 30년 평균인 132만 헥타르의 절반 이하가 될 수도 있습니다. 서늘한 고지대에서 키우는 고랭지 배추는 기상 조건에 민감해서 기후가 따뜻해지면 재배하기 어려운 품종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2050년 이후까지 내다보면 더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최악의 경우 한국산 사과를 먹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사과 재배가 가능한 지역은 2020년에는 현재와 비슷한 국토의 48%이지만, 2050년대에는 13%, 2090년대에는 1% 정도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작물을 재배하는 한계선이 북상하는 경향도 뚜렷합니다. 충청남도 금산, 경상북도 풍기가 주된 산지였던 인삼의 경우 근년에는 철원, 양구, 홍천 등 강원도 지역에서 재배량이 늘고 있습니다. 사과 재배 지역은 민통선, 즉 민간인통제구역 인근까지 올라갔습니다. 철원군은 최근 정부에 신청한 비무장지대 사과 명품화 단지 조성사업이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철원군 농업기술센터의 김태석 소장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김태석) 신규 과원조성을 더욱 확대해 나가고 명품화로 시장교섭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지구온난화가 지금과 같은 추세로 진행된다면, 과거 제주지역에서만 키우던 감귤을 평양에서도 볼 날이 멀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예상입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중국은 곡물 재배에 필요한 농업용수를 에너지 생산에 필요한 공업용수로 바꾸고 이로 인해 부족해질 식량은 수입을 늘려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중국 환경보호부 환경평가처의 무광펑 처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식량 수입에 대한 문호를 더욱 개방하고 신강지구 같은 지역에선 농업용수 사용을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무 처장의 발언은 최근 중국에서 공업용수와 농업용수가 부족해지면서 정책결정자들 사이에서 물에 대한 사용 방식을 놓고 갑론을박이 커지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극심한 가뭄과 무더위로 인해 중국의 허난성과 내몽골 지역에선 농지가 100만 헥타르 이상 타들어가고 있으며 해결책도 보이지 않습니다. 중국의 1인당 물 공급량은 세계 평균의 25% 수준에 불과합니다. 또한 중국 북서부 지역에선 공업용수 부족으로 인해 석탄 개발 계획이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 “도쿄는 더는 계속 살 곳이 못 된다”는 한 일본인 의사의 양심 발언이 해외 매체를 통해 확산돼, 일본의 인터넷상에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일본의 웹사이트 익사이트에 실린 보도에 따르면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주로 도쿄 지역에 거주하는 아동의 혈액검사를 분석해 온 일본 도쿄 출신 의사 미타 시게루 박사는 아이들의 혈액에서 백혈구, 특히 호중구가 현저히 감소하고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모두 인체의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중요 혈액 세포로 감소 시 면역력 저하를 초래합니다. 미타 시게루 박사는 병원을 찾은 환자의 증상은 코피, 탈모, 피로, 출혈, 혈뇨, 피부 자극 등이 있으며 천식이나 비염, 류마티스성 다발성 근육통을 앓는 환자도 분명히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증상을 완치할 수 없다고 밝힌 미타 시게루 박사는 이들이 이주하거나 다른 지역에서 요양하는 등 환경 변화를 통해 증상에 개선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버지 대부터 50년 이상에 걸쳐 도쿄에서 ‘미타의원’을 운영해온 미타 박사 역시 진료소를 폐쇄하고 4월부터 400km 이상 떨어진 오카야마 현에 의원을 개업해 의료 활동을 재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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