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한국호랑이 복원 위한 남북, 중국, 러시아 국제협력 열매 거둘 가능성 높아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9-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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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관람객들이 평양 중앙동물원에 설치된 호랑이상을 구경하는 모습 .
사진은 관람객들이 평양 중앙동물원에 설치된 호랑이상을 구경하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환경전문 민간 연구소인 ‘시민환경연구소’의 백명수 소장과 함께 ‘세계호랑이의 날’을 맞아 남북한의 호랑이 실태를 들여다 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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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으르렁’ 거리는 소리)

깜짝 놀라셨나요? 호랑이가 우렁차게 포효하는 소리였어요. 최근 여러 나라에서 ‘세계 호랑이의 날’을 기념했는데요, 이는 지난 2010년 '호랑이 정상회담'에 참석한 야생 호랑이 서식지 13개국 대표들이 만든 기념일입니다. 이처럼 기념일을 지정할 정도로 호랑이 개체수가 줄어든 것일까요? 백명수 소장은 호랑이가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했다면서, 가장 큰 이유로 서식지 감소와 밀렵을 꼽았습니다.

(백명수) 호랑이의 주요서식지인 러시아, 중국, 인도 및 동남아시아 지역이 급속한 도시화, 인구 증가, 농업 확대로 산림이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단독생활을 하는 호랑이는 생존을 위해 일반적으로 약 28.6 평방 킬로미터 이상의 숲이 필요합니다. 이는 여의도 크기의 산림면적이 10개 정도는 더 있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또, 호랑이의 신체 일부가 여전히 약제와 사냥 기념물 등으로 선호돼 밀렵이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인도는 호랑이의 최대 밀렵지로, 중국은 이렇게 만들어진 호랑이 제품의 최대 소비처입니다. 밀렵된 호랑이는 2010년을 기준으로 한 마리에 약 25,000 달러에서 5만 달러로 거래됩니다.

가장 최근의 밀렵 사례로는 베트남에서 호랑이의 냉동 사체로 불법 거래한 것을 들 수 있는데요, 베트남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라오스에서 베트남으로 냉동 호랑이 사체 7구를 밀반입한 혐의로 남성 세 명이 체포됐습니다.

그 결과, 전 세계 호랑이 개체 수는 3000마리 내외로 추정된다고, 세계자연보전연맹이 밝히고 있는데요, 이마저 계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현재, 호랑이는 6아종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부 아종, 예컨대, 수마트라호랑이, 말레이호랑이, 남중국호랑이 등은 심각한 멸종위기 종으로 분류됩니다. 아종은 종(種)을 다시 세분한 생물 분류 단위로, 종의 바로 아래입니다.

한국호랑이의 상황은 어떨까요? 한국의 ‘뉴스펭귄’은 지난 1월 호랑이 전문가인 이항 서울대학교 수의대 교수를 인용해 한국호랑이와 같은 종으로 밝혀진 '아무르호랑이'가 현재 러시아 연해주, 중국, 북한의 접경 지역에 400∼500마리가량 살아남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습니다. 한반도가 고향인 한국호랑이와 한국표범을 조상들은 '한국범'이라고 불렀는데요, 한국호랑이를 러시아에서는 '아무르호랑이'라고 하고, 중국에서는 '동북호', 그 외 다른 나라들은 흔히 '시베리아호랑이'라고 합니다. 백 소장은 이항 교수와 마찬가지로 한국호랑이는 '멸종'이 아닌 '절멸'에 해당한다면서, 종이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라 특정 지역에서 특정 종이 사라진 경우라고 설명했습니다.

(백명수) 남한에서 호랑이는 사실상 사라져 절멸상태입니다. 일제 강점기 시절, 사람을 헤치는 동물을 제거한다는 유해 조수사업으로 대규모 동물들이 포획됐습니다. 이처럼 남획당한 한국호랑이는 1907년 경남 영광 불갑산과 1922년 경주 대덕산에서 포획된 사진이 남아있고, 1943년 이후 공식 기록이 아예 없는 상황입니다. 국토의 대부분이 산지인 북한의 경우, 호랑이가 백두산을 포함한 일부 고원지대에 서식하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북한 역시 호랑이의 서식처인 산림이 사라지고 있어 호랑이를 포함한 주요 생물 종에게 위기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기후변화 역시 북한의 생물다양성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약 161개의 동물종이 영향을 받고 있고, 멸종위기에 처하거나 희귀종으로 지정된 대표적인 동물에 호랑이와 표범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한국호랑이는 단군신화는 물론, 갖가지 야담 가운데 등장 빈도수가 가장 많은 동물인데요, 다양한 아종이 아시아 일대에 두루 퍼져있지만, 그 중에서도 한국호랑이가 가장 클 뿐만 아니라 씩씩하며 잘 생기기로 알려졌는데요, 이런 한국호랑이를 한반도에 복원하는 노력이 국가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백 소장의 대답입니다.

(백명수) 거의 없었습니다. 다만, 2013년에 국가기관의 지원을 받아 ‘호랑이 복원’이라는 주제로 공식적인 조사연구가 진행된 적이 있습니다. 국립생물자원관 과제로 사단법인 ‘한국범보전기금’에서 한국호랑이 문화와 복원가능성 기초연구가 진행됐습니다. 이는 국가기관의 지원을 받아 ‘호랑이 복원’이라는 주제로 공식적인 조사와 연구를 하게 된 첫 사례입니다. ‘한국범보전기금’을 중심으로 민간 차원에서 호랑이 복원에 대한 노력이 진행 중입니다. 남한에서 호랑이 복원이 어렵다고 판단되고 있지만, 인구밀도가 상대적으로 적은 북한에서는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북한과 가까운 백두산 지역에서 한국호랑이의 복원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고, 또 한국호랑이 문화의 복원을 위해 국가 상징동물인 호랑이의 활용에 대한 연구와 홍보 및 교육도 함께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가 차원의 노력은 지난해 환경부가 북한과 환경협력을 강화해 백두산 호랑이를 비롯한 상징동물의 서식환경 보호에도 협력을 추진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를 위한 구체적 노력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범보전기금이 지난 5월 말 한국호랑이를 조명하는 한국-러시아 국제학술회의를 서울에서 열었는데요, 특히 러시아 ‘표범의 땅’ 국립공원의 빅토르 바르듀크 원장이 한국표범 보전현황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표범의 땅 국립공원은 지난 2012년 북한-중국-러시아 접경지역에 설치됐는데요, 아무르표범 단 1종의 보호를 위해 설립된 자연보전구역입니다. 표범의 활동을 돕고 밀렵을 단속하면서 설치 당시 40여마리에 불과하던 표범 개체수가 2배가량 증가했습니다. 백 소장은 이 곳에 한국호랑이가 약 45마리 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역시 표범의 땅 국립공원 인근 접경지에 호랑이·표범 보호구역을 2020년까지 설치할 계획인데요, 백 소장은 이런 한국호랑이의 보전과 복원을 위한 국제적 노력이 열매를 둘 가능성이 크다며 환영했습니다.

(백명수)  이 두 지역 모두 두만강 하류와 인접해 있어 동북아 생태계의 요충지로 꼽힙니다. 북한 지역을 포함한 한반도 전역까지 표범과 호랑이 서식지 확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지역에 대한 한국, 북한, 러시아, 중국이 참여하는 협력사업이 추진될 경우 매우 의미가 클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지난 4월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호랑이와 표범 서식지 보호를 위한 협력사업이 제안됐습니다. 당초 학술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한국표범과 한국호랑이의 보호구역을 중심으로 보전과 복원을 위한 한국, 북한, 중국, 러시아가 협력한다면, 앞으로 동북아시아의 생태네트워크 구축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북아 지역의 평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세계호랑이의 날’을 맞아 남북한의 호랑이 실태를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 새로운 소식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기획, 제작,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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