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산불조심기간, 남북 접경지역 산불 공동대응 협력체계 실현시켜야’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9-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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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광산구 호남대학교 일원에서 산불 진화 훈련을 하는 모습.
광주 광산구 호남대학교 일원에서 산불 진화 훈련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환경전문 민간 연구소인 ‘시민환경연구소’의 백명수 소장과 함께 남북 접경지역에서 산불이 날 경우를 대비해 공동대책을 수립해야 할 필요성을 살펴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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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정부가 지난 1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인 ‘산불조심기간’을 맞아 산불 예방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애써 가꾼 산림도 산불이 나면 한 순간에 잿더미로 변해 이를 다시 원상복구 하는 데는 40년에서 100년이란 긴 세월에 걸쳐 막대한 노력과 비용이 투자 되어야 하는데요, 11월과 12월에 이런 산불조심기간이 정해진 이유는 뭘까요? 백명수 소장의 설명입니다.

(백명수) 행정안전부가 공개한 산림청의 산림발생현황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산불이 7월부터 9월까지는 월평균 10건 미만이었지만, 10월 이후부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11월과 12월 산불 발생은 월 평균 18건을 넘어서면서 심각합니다. 11월부터 강수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건조한 날씨가 시작되면서 산불 발생이 쉬운 조건이 형성되고 낙엽까지 쌓여있어 불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번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연간 월평균 강수량은 평균 약 100mm정도인데요, 11월 강수량은 그 절반에 그칩니다. 이런 건조한 날씨와 더불어, 산행 인구가 늘어나면서 산불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의 경우,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봄부터 지속된 가뭄이나 여름철 마른 장마 등 강수량이 적어서 산불 발생이 더 우려되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는 예년보다 산불이 1.6배 많이 발생하면서 올해 들어 9개월 만에 여의도 11배가 넘는 산림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최근 공개된 산림청 산불 발생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30일까지 594건의 산불이 발생해 피해면적이 3200㏊를 넘었습니다. 피해 면적은 강원도가 약 3천 ㏊로 가장 넓었습니다. 강원도의 경우 산림 약 2800㏊가 소실된 4월 고성, 강릉, 인제 등 동해안 일대 산불 영향이 컸습니다. 올해 산불의 주요 원인은 뭘까요? 백 소장은 실화, 즉 실수해서 불을 낸 것을 가장 큰 이유로 꼽습니다.

(백명수) 산림청이 분석한 산불 원인을 보면, 실화로 인한 산불이 가장 많았습니다. 발생한 산불 3건 중 하나가 실화에 의해 발생했는데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입산자에 의한 실화가 전체 발생 산불의 36%로 피해면적은 40%에 이릅니다. 다음으로, 논이나 밭두렁 소각이 17%를 차지하고, 이어 쓰레기 소각이나 담뱃불 실화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실화로 인한 산불 피해가 매우 크기 때문에 산에 라이터나 버너 등 인화성 물질을 가지고 가면 안되고, 야영이나 취사도 허용된 곳에서만 해야 합니다. 특히, 산불발생 위험 때문에 입산이 통제됐거나 폐쇄된 등산로는 출입하지 않아야 하고, 산림과 인접한 지역에서 폐기물이나 쓰레기를 태우는 불법소각은 삼가야 합니다.

백 소장은 더 우려되는 점은 남한뿐만 아니라 북한에서도 산불이 자주 발생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북한은 국토면적의 73%가 산림이며, 이 가운데 32%가 황폐화됐는데요, 이는 문국현 남북산림협력자문위원회 위원장이 올해 1월 서울에서 열린 ‘숲 속의 한반도 만들기' 토론회에서 밝힌 수치입니다. 백 소장의 설명, 들어보시죠.

(백명수) 미국 연방 국립해양대기청의 인공위성으로 북한 산불 발생이 종종 포착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해마다 크고 작은 산불이 반복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15년 함경북도에서 발생한 산불은 한달 넘게 지속됐습니다. 북한에서 산불 발생은 산림복구와 연결돼 매우 중요하게 다뤄지는 문제입니다. 지난 여름 노동신문은 산불방지사업을 무책임하게 진행한 것을 언급했습니다. 노동신문은 지난 8월 강원도 법동군에서 봄철 산불발생으로 인한 피해가 컸다며 함경남도와 평안남도, 황해북도에서도 올해 산불이 자주 발생했다고 공개했습니다. 산불방지는 산림보호사업에서 가장 우선해야 함에도 북한 내 산불발생으로 인한 산림손실은 산림 황폐화의 주요원인 중 하나입니다.

남한의 경우, 지난 4월 강원도 산불에 헬기 51대, 화재 진압 차량 870여 대, 소방대원 수백 명이 투입됐습니다. 북한도 점점 늘어나는 산불에 재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을까요? 백 소장은 일단 기술기반 감시체계는 갖추었다고 답합니다.

(백명수) 북한은 지난 2월 산불관리 정보체계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위성기술과 지리정보시스템 기술을 이용해서 산불위치를 파악하는 체계입니다. 이를 통해 산불감시를 진행하고 산불 발생 당시의 정확한 위치를 추정해 통보하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최근에는 원격감시체계 구축을 기반으로 산불감시와 예보, 통보사업의 정보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지난 10일 노동신문에 ‘산림보호사업의 정보기술 수단들 적극 도입’이라는 기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황해북도에서 연기 검출과 위치 확정을 빠르게 할 수 있는 정보방식 체계를 완성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자강도 강계시와 강원도 원산시 등에서 휴대용 적외선 산불감시기, 산불감시 통보프로그램을 이용해 산불 발생 징후를 감독원에 자동으로 전달하는 사업도 성과를 내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다만, 이런 기술에 기반한 감시체계가 현장의 산불관리와 효율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습니다.

문제는 앞으로 산불이 더 발생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오히려 산불 위험이 큰 계절이 왔습니다. 백 소장은 특히 남북 접경지역에서 산불이 날 경우를 대비해 북측과 사전에 협의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고 공동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가령 DMZ, 즉 비무장지대에서 산불이 나 초기 대응이 늦으면 화재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도 있는데요, 이럴 경우 최전선에서 복무하는 남북 군인들의 안전도 위협받게 됩니다. 백 소장의 말입니다.

(백명수) 2013년에 강원도 고성 동부전선 DMZ에 불이 나서 축구장 2,500개가 넘는 면적의 산림이 불에 탔습니다. 당시 남측은 불이 남방한계선까지 번지지 않도록 하면서 저절로 꺼지기만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지난 4월에 강원도 고성 산불 당시에 불이 DMZ 북쪽까지 번질 우려가 제기됐고, 그때 남한 정부는 유사사례를 막기 위해 서해지구 군통신선을 이용해 북측에 산불상황을 통보하고 협력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6월 노르웨이에서 열린 오슬로포럼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접경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는데요, 이는 DMZ와 접경지역에서 산불 등 발생시 남북이 신속하게 공동 대처할 수 있는 남북공동기구 구상이 배경입니다. 이에 대한 적극적 협력이나 제안이 필요한데, 근래 남북관계 경색에 따라 산림 논의가 주춤합니다. 하지만, 건조기간 접경지역 산불관리는 남북한이 공동 대응할 필요가 크기 때문에, 산불 공동대응 협력체계, 즉, 감시와 산불관리 기반을 공동으로 모색하고 실현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은 남북 접경지역에서 산불이 날 경우를 대비해 공동대책을 수립해야 할 필요성을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 새로운 소식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기획, 제작,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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