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금광 채굴 탓 주변 강, 토양, 광산 인부들 수은 중독 위험 커’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9-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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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북도 은률광산에서 작업 중인 노동자들.
황해북도 은률광산에서 작업 중인 노동자들.
사진-연합뉴스

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환경전문 민간 연구소인 ‘시민환경연구소’의 백명수 소장과 함께 금광 채굴 탓에 커져가는 수은 중독 위험을 살펴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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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지에서 금광 채굴이 성행함에 따라 수은 중독 위험이 확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미국의 유력지 뉴욕타임스는 최근 저개발국 금광에서 사용되는 수은이 지구촌에 미치는 여파가 경계할 수준이라고 진단했는데요, 대체 금광과 수은중독의 상관관계가 무엇이길래 이처럼 화제가 되고 있는 걸까요? 백명수 소장의 설명, 들어보시죠.

(백명수) 금이 함유된 광석은 잘게 부순 후나 금이 들어있는 흙에 수은을 섞으면 금과 수은이 결합한 혼합물이 생깁니다. 이 혼합물을 별도로 분리해 열을 가하면 수은만 증발되고 순금만 남게 됩니다. 복잡한 금 채굴에 필요한 장비가 없어도 개인이 수은을 사용하면 금을 비교적 쉽게 추출할 수 있기 때문에 소규모의 영세한 금 채굴업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이 같은 소규모 수공업적 금광업에서 전 세계 금 생산의 약 25%가 생산됩니다. 수은과 금을 혼합시킨 후 다시 분리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수은, 수은을 담은 용기 등 관련 폐기물의 부적절한 취급으로 수은이 물과 대기 중으로 대량 배출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소규모 수공업 금광산업에서 사용되는 수은의 양은 유엔환경계획(UNEP)의 2013년 보고에 따르면, 전 세계 수은 배출량의 37%를 차지합니다. 2005년-2010년 사이 그 양은 2배 증가했습니다.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지역 약 80개국에서 금을 채굴하는데 이런 방식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세사업자들은 제대로 된 설비를 갖춰 운영하는데 들어가는 경비를 줄이기 위해 수은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증발한 수은이 공기와 물을 통해 작업장 외 다른 곳으로도 퍼진다는 점입니다. 백 소장은 금광 채굴 과정에서 나오는 수은이 강과 토양 등 환경뿐만 아니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고 지적합니다.

(백명수) 무기수은이 환경으로 유출되면 토양과 수계로 들어가 박테리아에 의해 독성이 강한 메틸수은으로 전환됩니다. 메틸수은은 물고기에 축적돼 먹이사슬을 통해 인체에 들어가게 되는데요, 아마존 유역에서 주로 물고기를 먹고 사는 원주민들의 체내에 메틸수은 축적과 뇌신경 질환 발생, 그리고 최근에는 금광과 수천 km 떨어져 오염도가 낮은 외딴섬 24곳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체내에서도 기준치 이상의 수은이 검출됐다는 연구결과들은 수은이 축적되는 해산물의 섭취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는 저개발국 금광 때문에 수은이 지구촌에 광범위하게 오염과 관련 질병을 초래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수은에 중독되면 기형아 출산이나 신경질환이 유발되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미나마타병’으로 알려진 메틸수은 중독은 주로 뇌나 신경계가 손상돼 발생하는데요, 팔다리의 마비나 떨림, 귀가 잘 안 들리고,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운동 계통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마침,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달 전직 북한 무역일꾼의 말을 인용해 북한의 금 생산 능력이 한 해 2톤가량이며, 현재 800kg~1톤정도 생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북한에서 금을 생산하는 곳은 황해남도 홀동금광, 평안북도 운산금광과 천마금광 등이 있습니다. 북한의 금광 채굴도 수은 중독 위험을 확산할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걸까요? 백 소장의 답은 ‘그렇다’입니다.

(백명수) 북한의 금 매장량은 2천톤으로 세계 6위로 추정됩니다. 남한보다 더 많이 매장돼 있습니다. 특히, 북한에서 금은 석탄이나 철광석과 함께 주요 외화조달원의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풍부한 금 매장량에도 불구하고 실제 금 생산량은 연간 약 2톤 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랜 채광으로 광산이 심부화되어 이에 적합한 장비보강 등 투자가 어렵고, 광산 생산에 필요한 전력이 부족하고 생산 설비가 노후화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해석됩니다. 그러다 보니, 금을 채굴하는 방법도 열악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양강도에 있는 대봉광산에서는 ‘청화법’을 이용해 금을 채취한다고 알려졌습니다. 대봉광산에서 생산되는 금은 석금인데요, 광석 1톤당 청산가리 700g 정도를 물에 희석해 20분에 한번씩 광석에 뿌려주면서 금을 녹여내는 방식입니다. 청산가리는 ‘시안화칼륨’으로도 불리는데요, 치사량이 0.2g으로 극소량만 섭취해도 사망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독극물입니다. 이런 물질이 사용 후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강과 주변토양에 그대로 배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우려됩니다.

그렇다면 북한이나 남한은 이런 수은 사용과 관련한 공공보건 위협을 줄이려고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요? 백 소장은 남한은 북한보다 훨씬 낫지만, 국제사회에 비하면 그리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합니다.

(백명수) 수은의 심각성은 1956년 일본 미나마타만 일대 주민들이 집단 발작과 감각장애 등 신경이상 증후를 보이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수은 중독으로 해당 지역에서 2,200여명이 미나마타병으로 숨지거나 중독 장애 증상을 보였습니다. 유엔환경계획에 따르면, 오늘날에도 수은은 한해 평균 8,900여톤이 물과 대기 중으로 배출됩니다. 남한은 2013년 기준 세계에서 9번째로 많은 수은을 배출하고 성인의 혈중 수은농도도 선진국 평균보다 5배 이상 높습니다. 수은의 사용과 소비, 유통을 규제하고 폐기, 저장을 관리하기 위해 만든 수은에 관한 ‘미나마타협약’이 2017년 8월 발효됐습니다. 2020년 이후 수은 제품 일체의 제조 유통이 원칙적으로 금지될 예정입니다. 현재 114개국이 비준했지만, 남한은 2014년 서명한 이후, 비준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의 경우, 수은 오염에 어느 정도 대응하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지만, 아직 미나마타협약에 서명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수은중독 위험성에 대해 널리 알려졌거나 관리상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상황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한이 통일되기 이전이라도 지역 주민들에게 금광 채굴로 인한 수은 중독 오염에 관한 문제를 알리고, 주민들의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협력을 할 방안은 없는 걸까요? 백 소장은 의지만 있다면 못할 일은 없다고 말합니다.

(백명수) 수은은 가능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금 채굴이 필요하다면 필요한 설비를 제대로 갖추고 채굴하며, 수은을 이용한 채굴은 철저하게 감시, 감독해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소규모 금광 채굴 시설에 대한 조사가 필요합니다. 또, 북한에서도 금이 외화벌이의 주요수단이 되고 있기 때문에 금의 생산에 종사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사회의 수은 오염문제도 환기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남북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와 협력해 수은의 위험성에 대해 알리는 교육사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남북한이 국제사회의 흐름에 참여하면서 국내 수은 사용에 대한 철저한 현황 파악이 이뤄져야 합니다. 남한의 경우, 수은에 관한 미나마타협약에 대한 국내 이행기반으로 2년전 ‘잔류성 오염물질 관리법 시행령’이 개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잔류성 오염물질에 수은이 포함되면서 관리기준도 마련됐는데요, 북한과 함께 한반도의 수은 제조, 유통 등에 대한 거동조사 협업을 하고, 수은 오염 지도 작성을 통해 기초조사를 시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은 금광 채굴 탓에 커져가는 수은 중독 위험을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 새로운 소식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기획, 제작,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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