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언어 행사 열려

영국-박지현 xallsl@rfa.org
2021.03.05
남북한 언어 행사 열려 서울 중구 시민청에서 시민들이 '겨레말큰사전 홍보관'을 체험하고 있다.
연합

분단된 국가에서 언어가 왜 중요할까요? 영국에는 각 나라들에서 온 난민들 이민자들이 살고 있으며 그들은 영국의 언어인 영어를 배우지만 자신들의 모국어도 소중하게 여깁니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는 많은 한국인과 탈북민이 살고 있으며 이들 모두 자신들 고국의 언어를 사용하고 자녀에게도 그 말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러면 언어는 과연 무엇일까요? 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을 떠나 프랑스와 미국에서 살았던 독일계 유태인 이며 여성 정치 철학인 한나 아렌트는 인생을 돌아볼 때 자신에게 남은 것은 언어 즉 독일어 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영어와 프랑스어를 구사해도 독일어가 편하고 그 속엔 가족들 그리고 자신의 모든 추억이 담겨져 있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언어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또한 한 사람의 인생을 기억하는 추억이기도 합니다.

지난 주말 227일 유중아 즉 유럽 중동, 아시아 민주평통 협회에서는남북한 언어라는 주제로 행사가 열렸습니다. 전 세계 각지에 살고 있는 민주평통 회원들이 모인 행사는 남북한 언어의 중요성을 배우는 자리였습니다. 행사 시작 전, “고향의 봄”,  홀로 아리랑노래가 울려 퍼지면서 다 함께 고향의 봄을 불렀습니다. 그리고 독도에서 홀로 아리랑을 부르는 탈북 청년들의 목소리가 참가자들 심금을 울렸는데요.

녹음독도가 지리적으로 한반도에서 멀리 떨어져 동해바다에 홀로 서 있지만 독도는 남한 사람, 북한사람 모두가 사랑하는 우리의 땅 입니다.

현재 영국 리치몬드 대학교에서 한국언어학을 가르치는 신문경 교수는 남북한 언어의 변천사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신박사첫번째 남북한 언어 변화의 기원, 두번째 1945년 이전의 남북한 언어, 세번째 북한의 언어, 네번째 남한의 언어 순서로 발표하겠습니다

신 박사는 남북한 언어가 일제강점 시기 그리고 한국 전쟁 이후 어떻게 바뀌었는지 설명하고 북한이 사용하는 증오 문구들 그리고 과도하게 사용되는 김 씨 일가에 대한 존칭어들에 대한 부분들을 이야기 합니다. 그러면서 한국은 외래어들이 들어오다 보니 우리 언어가 사라지고 있고 고객 존중에 대한 예의를 표현해 고객이 구매하는 물건에도 존칭어가 사용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음으로는 영국 민주평통 탈북민 교류 협회의 분과장인 채미란(가명)씨의 발표가 있습니다. 채 분과장은 해외에서 공부를 하고 금융계통에서 일을 하다가 10여년전 영국으로 왔으며 여기서 탈북민과 만나 2년전 책을 출간을 했습니다. 채 분과장은 탈북민 분과의 만남은 7년전으로 인연이 되었고 두 사람이 소통을 하면서 언어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합니다. 또한 영국 탈북민 교류 협회를 맡으면서 영국 탈북민들과의 교류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라는 고민도 했는데 어느 날 탈북민 한 분이 저희들 보기에는 억양이 서툴고 무서워 보일지 모르지만 속은 여립니다 라는 한 마디에 우리는 분단 된 국가에 살지만 그래도 하나의 언어로 통할 수 있어서 감사함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채 분과장:”저는 언어가 사람을 가깝게 만들기도 하고 멀게 만들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언어가 어떤 장벽이 되어도 안되고 또 언어가 같다고 무조건 가까워 진다고 생각해도 안 된다는 거죠.  언어는 두 사람이 소통을 할 수 있게 하는 하나의 도구 입니다.

이날 행사에서 한국과 북한 언어의 다른 점들을 그림과 함께 설명을 하는 시간도 있었는데요. 특히배낭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흥미로웠습니다. 한국인들에게는 크게 의미가 없는 배낭이지만 북한에서의 배낭은 다릅니다. 배낭이란 단어는 보기엔 한글자이지만 등의 뜻을 가진 배와 주머니라는 낭이 들어간 두 글자라는 겁니다.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이 자식들을 위해 한평생 지고 다니는 것이 배낭이라는 가슴 아픈 추억이 이 단어에 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채 분과장은 북한의 언어는 그들의 삶이고 추억이라며 우리가 그들의 언어를 존중하지 않으면 북한주민들의 삶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된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 누구도 타인의 언어가 옳다, 아니다 라고 결정을 할 권리가 없으며 타인의 언어를 들어주는 것은 상대에 대한 배려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영국 맨체스터 박지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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