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의 작은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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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의 개학 시기가 지역마다 모두 다릅니다. 북한은 한날 한시에 모든 교육 기간이 문을 열지만 영국은 잉글랜드, 웨일즈, 스코틀랜드도 개학 시기가 다른데요. 잉글랜드는 9월을 기준으로 학교가 문을 열기 시작합니다.

7주간의 긴 여름방학을 끝내고 아이들이 학교 가는 시기를 맞추어 가족들 막바지 여름 여행도 계속 진행이 되지만 모든 사람이 여행을 떠나는 것은 아닙니다. 집안 사정으로 또 휴가를 다른 특정 날에 쓰기 위해 아이들의 여름 방학 동안 일을 하는 부모님들도 있는데요. 탈북자도 예외는 아닙니다. 또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멀리 여행을 못 가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맨체스터에 살고 있는 김영란(가명)씨는 올 여름 힘든 시간을 보냈답니다.

김영란 (가명) "방학이 시작되고 얼마 안되어서 저희 가족이 코로나에 걸리다보니까 말이 방학이지 거의 뭐 감옥 생활을 했어요. 3주간은 집에서 꼼짝 못하고 밖에도 못 나가고 방학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아이들한테 많이 미안하더라고요.

코로나 때문에 아이들 방학을 함께 놀아주지 못하였다고 부모들은 미안해 하지만 그래도 모두 건강히 잘 지내고 있어서 항상 감사하다고 이야기 합니다.

작년 1년 영국은 지역 사회들에서 진행을 하던 여름 축제들이 멈추었다가 올해 다시 열렸는데요. 오늘은 제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해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저는 런던이 아닌 맨체스터에서 좀 떨어진 베리라는 곳에 살고 있습니다. 특히 6개 마을이 하나가 되어 한 개의 지역을 이루고 있는 영국에서도 보기 드문 특이한 곳이기도 하며 인구의 80 퍼센트가 백인이고 종교는 기독교입니다.

여기엔 100년을 자랑하는 시장이 있는데 특산물로는 블랙푸딩입니다. 눈으로 보면 우리 식 순대 같기도 합니다. 일부러 블랙푸딩을 먹으러 사람들이 많이 오고 한 주 세 번 열리는 시장에 구경을 하러 많이 옵니다.

특히 제가 사는 지역에는 1844년부터 1859년 사이에 운영이 되었던 이스터 랭켜서 기차 즉 우리말로 빽빽이 기차가 있는 유서 깊은 곳이며 매해 이 기차를 타러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지난주말 빽빽이 기차가 운영이 되면서 하루에 2,000 여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려들었습니다. 기차를 타고 가다보면 옛날 영국의 산업혁명 당시 운영이 되었던 섬유공장들도 볼수 있으며 고풍스러운 마을과 그 속의 풍경과 어우러진 옛날 공장 굴뚝들도 생생하게 볼수 있어서 전국 각지에서 아이들과 함께 찾아오는 명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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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에서 출발하는 증기 열차인 East Lancashire Railway /RFA PHOTO

저는 올해 가까운 국립공원으로 단거리 여행을 갔다 왔습니다. 국립공원에 가면 아이들이 쉽게 배울 수 있게 꽃들을 비롯한 생물 성장 과정에 대해 설명이 잘 되어 있고 조류들도 있으며 강을 따라 걷기를 하는 사람들도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저희도 강가에서 어린 시절 놀았던 돌팔매질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아이들은 돌이 물위를 스쳐서 여러 번 지나가는 모습에 신나서 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신고간 고무신으로 물고기도 잡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강가에 발을 담그면서 개구쟁이 시절로 잠깐 돌아가 추억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국립공원에 흐르는 강 위로는 빽빽이 기차 철길이 있어서 기차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가수들의 공연도 있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또 람스볼턴 마을 외곽에는 웨스트 페니 물스라는 커다란 타워가 있는데 영국에서 두번 총리를 했던 로버트 필 정치인 이름을 딴 필 모느멘트 즉 기념탑이 있습니다. 1852년에 세워진 이 탑은 세게 문화유산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올라가면 맨체스터 전 지역을 한눈에 바라볼수 있으며 타워는 40미터 높이로 남동쪽 능선에는 그레이터 맨체스터(Greater Manchester), 체셔(Cheshire)와 노스 웨일즈(North Wales)를 가로질러 남쪽으로 숨막히는 전경을 볼수 있습니다

탑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아름답지만 여기로 올라가는 148개 계단은 세계 문화유산의 날에만 올라갈 수 있으며 이 기념물을 보완하기 위해 저희 마을 중심에는 로버트 필 동상이 있습니다. 훗날 통일이 되어 북한주민들도 꼭 저희 지역으로 놀러와 진정한 영국의 풍경을 구경하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영국 맨체스터 박지현입니다

진행 박지현, 에디터 이진서,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