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서로 다른 음력설 풍경

런던-김동국 xallsl@rfa.org
201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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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설을 일로 보내고 있는 유럽의 탈북자들.
음력설을 일로 보내고 있는 유럽의 탈북자들.
RFA PHOTO/ 김동국

타향에서는 고향 까마귀만 봐도 반갑다는 소리가 있습니다.

유럽에 정착해 가고 있는 탈북민들은 북한에서의 떠나온 고향은 서로 달라도 우리는 같은 한 식솔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특히 가족이 그립고, 친지가 그리운 외국에서의 생활은 더욱더 그런데요, 그래서 명절이 오면 그 서러움을 달래려고 탈북민들끼리 서로 모여 한 가족같이 명절을 함께 보냅니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음력 설입니다. 북한에서야 음력 설 개념이 크게 부각되지 않아 그냥 하루 정도 휴일로 보내지만 한국에서는 최대의 명절로 지정하여 크게 쇱니다. 그래서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교민들이나 탈북민들도 그 나라의 명절과는 상관없이 음력 설을 한국과 맞추어 민족의 명절로 보내는데요, 해외에서 맞는 음력 설을 유럽에 거주하는 탈북민들은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알아 보았습니다.

해외에서 탈북민들이 최대로 많이 거주하고 있는 영국에서는 탈북민들이 몇 가정씩 모여 함께 즐깁니다. 북한에서 량정원 지도원을 하다 2010년에 영국에 정착한 가명의 지미순씨는 음력 설을 가족만이 아닌 이웃들과 함께 지낸다고 이야기 합니다.

혼자서 명절을 보내면 명절 분위기도 안 나고, 또 고향생각도 더 많이 나기 때문에 탈북민들끼로 모여 명절의 서러움을 서로 위로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미순: 지미순: 북한에서는 음력 설을 몰랐어요. 뭐, 다른 사람들은 휴일로 기억하고 있는데 저는 전혀 몰랐거든요. 영국에 오니까 한국사람들은 음력 설을 크게 쇠더라구요. 한국사람들이 음력 설을 쇠니까 우리 탈북민들도 음력 설을 쇠는데요, 이번 음력 설은 여러 집이 함께 모여 가지고 맞이는 음식을 만들어 가지고 먹으면서, 재미있는 이야기도 나누며, 고향이야기도 나누며 그렇게 쇠고 있어요.

벨지움에는 120명도의 탈북민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벨지움의 난민 분산 정책 때문에 서로 떨어져 있어 한곳에 모이기가 힘듭니다. 재 벨기에 조선인 협회를 이끌고 있는 장만석 회장은 영국과 달리 벨지움에는 탈북민들이 서로 모여 사는 일이 많지 않다며 그렇지만 그 속에서도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리에주 지역에는 몇 가정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장회장은 리에주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민들끼리라도 음력 설 저녁을 같이 모여 보낸다고 현지소식을 전했습니다.

장만석: 장만석: 여기에 무슨 명절이요, 무슨 명절 분위기가 안 나요…

영국과 벨지움과 달리 네덜란드 분위기는 자못 다릅니다. 현재 네덜란드는 난민허가를 받고 사회에 배출된 탈북민이 17명뿐이고 백 여명은 난민 캠프에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음력 설 분위기는 전혀 찾아 볼 수가 없다고 ‘화란 체류 조선 망명자 협회’의 유인임 사무국장이 알려 왔습니다.

유인임: 명절을 같이 쇠는 사람들이 한 사람도 없어요, 회장도 자기집에 혼자 있고… 내일 모레 10명 정도 모이는 조그만 한 교회에서 (탈북민들에게) 음력 설을 쇠 주겠다고 하더라고요.

한민족 역사에서 유래된 음력 설 문화는 하나의 전통이지만 같은 민족이 세계 각국에서 보내는 음력 설 풍경은 서로 다릅니다. 한국은 민족최대의 명절로, 북한은 단순한 휴일로, 해외 체류 탈북민들은 명절의 서러움을 달래는 위로 잔치로 음력 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언제면 한민족이 하나의 국가, 하나의 문화, 하나의 전통 속에서 다 같이 음력 설을 보낼 그날이 올지 유럽의 탈북민들은 소원해 봅니다.

런던에서 RFA자유아시아 방송 김동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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