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탈북민 외면한 영어교육 지원정책
2014.10.10
자유를 찾아 북한을 나온 탈북민들에 있어 가장 먼저 직면하게 되는 문제가 바로 언어입니다.
영어가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직업을 구하고, 자녀를 교육시키고, 현지인들과 어울리는 모든 것에서 어려움을 겪습니다. 특히, 공공기간 즉 시청이나 병원, 운전면허증 취득, 시민권 취득 시험 등 어느 하나 녹녹한 것이 없습니다.
또한 일상의 급 상사라든가, 도난이나 자동차 사고, 보험처리 등으로 긴급하게 경찰의 도움이 필요할 때도 언어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본의 아니게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영어공부도 열심히 하는 편이지만 외국어 공부라는 게 뜻대로 쉽게 되는 편이 아니어서 통역 번역 일이 생길 때면 일부 현지 한국교민들이나 한인 유학생들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신속하게 빨리 해결해야 할 일이 있을 때에는 통역비를 줘가며 급한 일을 해결하는 편입니다.
함경북도 어랑군에서 살다가 현재 영국에 정착한 가명의 송미옥씨는 얼마전 자동차 접촉 사고를 당했습니다. 현장에 경찰이 출동을 했지만 통역이 없는 관계로 제대로 사건 개요를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보험사끼리의 분쟁으로까지 번졌고 결국 문제는 법원으로까지 송치가 되였습니다. 하지만 통역을 구하지 못해 번역이 제대로 되지 않은 서류를 법원에 제출하려다 다행히 현지 한국교민의 도움을 받아 오류를 발견하고 수정했습니다. 본인의 실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영어를 할 줄 모른다는 이유 때문에 자칫하다 엄청난 경제적 피해를 떠안을뻔한 사건이었습니다.
그때 일을 도와준 현지 한국교민은 이번 일을 통해 탈북민들이 본이 아니게 피해가 받는 사례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였다며 영국 탈북민들에 대한 영국정부 정책이 보다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교민: 전에 탈북민 가족 중에서 교통사고에 휘말려는데 그 사건이 제대로 해결이 안돼서 정신적인 고통을 갖고 계신다고 그러시더라구요. 그래서 그 분을 도와 줬죠. 3년 정도 되었더라구요, 3년… 굉장히 오래된 사건이었어요. 그전에도 다른 분들한테 도움을 많이 받으 셨어요, 이분들이… 그런데 이분들이 힘든 게 뭐냐 면 한 사람한테만 계속 도움을 받을 수 없어요. 왜냐하면 자금이 많아서 변호사나 통역서비스를 쓸수가 없기 때문에 그때, 그때 필요한 사람들 시간이 되는 친구분들한테 부탁을 하다 보니까 전문가적으로 아는 사람들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그 사람들한테 도움을 받다 보니까 잘못된 정보를 받기도 하셨더라구요. 사실은 이것이 일년 안에 끝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는데 조금 더 오래 갔던 거 같아요. 그게 좀 안타까웠죠.
영국정부가 직접 나서 진행하는 현지 탈북민들의 교육은 별로 없습니다. 단지 언어가 안되어 취업이 안될 경우 직업센터 즉 노동부를 통해 영어 이솔 코스 즉 3개월짜리 단순 영어교육 과정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모든 것이 영어로 시작되고 끝나다 보니 기초가 아예 없는 현지 탈북민들의 입장에서는 무슨 뜻인지 전혀 이해를 할 수가 없어 그저 시간 떼우기에 급급한 형편입니다.
한편 현지 탈북민들은 멀리한 채 영국정부는 평양에 있는 북한 대학생들이나 한국에 있는 탈북민출신 대학생들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장학금을 책정하고 영어교육에 힘쓰고 있습니다.
영국 정부는 기본적으로 British Council(브리티시 카운슬)이라는 문화원을 통해서 북한내 김일성 대학, 평양 외국어 대학 등에 영어 교사를 직접 파견해 교육을 시키고 있으며 영국 외무성의 장학금을 통해 몇몇 북한 유학생들의 영국 유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2011년 부터는 주한 영국대사관을 통해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 출신 중 일부를 선발, 석사과정 지원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반면 영국 현지에 정착한 기존 탈북민에 대해서는 아직 별다른 영어교육 지원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런던에서 RFA자유 아시아 방송 김국화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