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장철과 외국에서 느끼는 한류

런던-김국화 xallsl@rfa.org
2014.10.31
korean_market_305 한국 식품점
RFA PHOTO/ 김국화

북한을 탈출한 탈북민들이 중국에서 숨어 지낼 때 제일 서러운 것이 국적이 없는 설음입니다. 같은 한민족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은 사장님 대접을 받고, 북한인은 거지취급을 당한다고 합니다.

국가의 위상이 곧 국민의 위상이 된다는 반증이기도 한데요, 그래서 요즘은 한국의 바람이라고 하는 한류가 해외에서는 문화예술 분야뿐만 아니라 음식문화에도 불고 있습니다.

예전에 외국에서 살면, 된장 맛, 김치 맛 때문에 고향이 더 그리워 진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 이야긴 옛이야기가 될 정도로 한국의 김치나, 식품들이 진출하지 않은 나라가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영국도 역시 같습니다. 항시 마트나 슈퍼마켓, 대형시장에 가면 다양한 김치와 한국식품들이 종류별로 다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한류가 드라마나 영화, K-팝과 같은 문화예술 분야에만 국한 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은 김치는 물론, 비빔밥, 냉면, 김밥, 전 즉 지지미, 불고기, 고추장, 등 음식문화로도 전세계에 확산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영국에 거주하는 탈북민들도 이 한류덕분에 북한에서 살 때처럼 진눈깨비가 많이 내리는 김장철에 손을 호호 불며 배추전투, 무 전투에 동원되지 않아도 되며, 언제 어느 때나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한국의 음식을 외국에서 마음대로 사먹을 수 있어 너무 좋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탈북민: 무철, 김장철에 진눈깨비가 내리면 동복과 옷을 다 입고 추운 데서 떨면서 그래도 가족을 먹이기 위해 노력을 하니까, 어째든 추운 데서 고생을 하니까 캐기도 하고 그랬지요. 그런데 여기는 수시로 배추가 들어오는걸 조금, 조금 담궈 먹으니까 북한처럼 그렇게 안 하지요.

북한 주민들은 10월과 11월 오면 겨울철 양식을 장만하느라고 정신이 없습니다. 특히 제한된 식량 때문에 주로 남새로 겨울 양식을 준비해야 하는데요, 요즘이 바로 북한주민들이 김장을 위한 배추동원, 무 동원철입니다. 이 시기를 놓치면 추운 겨울 내내 먹는 문제로 고생을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 많은 배추와 무를 확보하느라고 삶의 전쟁을 치릅니다. 심지어 밭에 떨어진 떡잎들조차도, 북한주민들에게는 식량입니다.

북한에서 선전대 대장을 하다 2007년에 영국에 정착한 가명의 박찬일씨는 예전에 고향방문단으로 한국에 다녀온 사람들이 조선중앙 텔레비전에 나와 남한을 비방하는 좌담회 프로를 본적이 있었는데 김장철이 되면 배추가 없어서 서너 포기밖에 김치를 담그지 못한다는 남조선 소식을 듣고는 정말 사람 못살 사회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박씨는 지금 와서 보니 그 사람들이 왜 그런 소리를 하게 되였는지 이해가 된다면서 어디 가나 먹을 것이 쌓여있는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북한처럼 100포기 200포기씩 김치를 담그지 않아도 가게에 가면 항시 김치가 있는데 북한사람들은 그러한 사실을 몰랐던 것이 문제였다고 꼬집었습니다.

박찬일: 북한이야 그걸 선전자료로 해가지고, 그 사람들도 그렇게 이야기 해야 만이 자기가 살아날 수 있으니까 그래서 북한에서 시키는 대로 하는 거지요.

그러면서 음식문화에서도 한류가 불고 있어 그 덕분에 외국에서도 한국의 음식을 손쉽게 먹을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덧붙였습니다.

요즘은 영국시민들이나 외국인들도 한국음식을 많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추세가 늘고 있습니다. 외국인들도 느끼는 음식의 한류를 북한주민들도 느껴, 손을 호호 불며 김치를 담그는 고생이 옛말로 되는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탈북민들은 소망해 봅니다.

런던에서 RFA자유아시아 방송 김국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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