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탈북자들]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등장한 ‘한복’
2024.02.26
영국에서는 지난 18일 BAFTA 라고 부르는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즉 영화와 텔레비전 예술협회 가 우수한 업적을 보인 예술가와 기술자 그리고 영화인들에게 상을 주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영국 아카데미상(BAFTA)은 1947년에 설립되었습니다. 제정 초기에는 영국 영화 산업의 발전을 촉진하고 예술적 성취를 인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처음에는 영국 국적의 예술가를 대상으로 한 국내 상이었고 시상식은 영화와 텔레비전 분야에서의 우수한 작품과 업적을 포상했는데 지금은 영국만 아니라 국제적인 참여와 영향력을 확장해 영화인들에겐 축제의 마당이 됐습니다.
그리고 올해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에는 윌리엄 왕자가 참여해 영국 왕실이 영화와 예술 문화 부분을 지원하고 격려한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갑자기 영국 아카데믹상을 이야기 하니 의아해 할수도 있는데요. 바로 이 사상식에 북한주민들 삶과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즉 기록영화 “비욘드 유토피아” 가 영국 아카데미 다큐 부분 후보작으로 올랐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영화가 영국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적이 있고 또 상도 받았지만 북한주민의 삶을 그린 기록영화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히 영화 속 주인공인 이소연씨, 중국에서 탈북민들 탈출을 도와 한국으로 무사히 갈 수 있게 도와주고 있는 김성은 목사가 직접 영국을 방문해 관심을 받았습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나고 다음날인 19일 저는 이소연씨와 김성은 목사를 런던에 있는 북한대사관 앞에서 만났는데요. 저는 시상식에서 입었던 이소연씨의 옷이 궁금했습니다. 그 이유는 아카데믹 상은 축제의 장이기에 남녀 모두 화려한 옷을 입습니다. 특히 여자들은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참여를 하는데 유독 이소연씨만 하얀색과 빨간색 조화를 맞춘 한복을 입고 참여를 했기에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물어봤습니다.
이소연 “저희 북한인권을 조명으로 한 “비욘드 유토피아” 영화 때문에 제가 참여를 했고 거기에 저는 또 아들과 함께 한 엄마이기 때문에 드레스와 한복에 대한 고민도 살짝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냥 내가 한국의 엄마다. 비욘드 유토피아에 아들을 잃은 엄마다라는 것을 확실하게 각인시켜주는 것은 한복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해서 한복을 입었어요”
이소연씨는 한복을 입고 행사장에 가니 젊은 층들이 한국어로 한복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을 보면서 많은 사람이 비욘드 유토피아를 더 기억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북한 대시관앞에서 시위에 참여한 김성은 목사는 북한주민들에게 이런 당부의 말을 합니다.
김성은” 다큐멘터리 비욘드 유토피아 조차도 당신들 위해서 우리가 아주 작지만 최선을 다 하고 있다, 희망을 놓지 말아. 사람은 희망을 놓은 순간 죽은 사람하고 똑같은 거거든요. 누군가는 당신들을 위해서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다.”
희망이라는 것이 구멍 사이로 들어오는 작은 실낱같은 희미하게 보이는 빛일지는 모르지만 그 빛은 어둠을 밝혀줍니다. 많은 사람이 해외에서 북한주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희망에 대한 명언중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그 어떤 희망이든 자신이 품고 있는 희망을 믿고 인내하는 것이 바로 인간의 용기이다. 그러나 겁쟁이는 금새 절망에 빠져 쉽게 좌절해 버린다.
영국 맨체스터에서 박지현 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담당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