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탈북자들] 우쿠라니아를 위한 기도

우크라이나 난민을 위한 기도 행사.
우크라이나 난민을 위한 기도 행사. (/RFA Photo-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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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시작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청명 그리고 식목일 입니다. 청명은 24절기 중 하나로 한식과 같은 날 또는 식목일과 겹치는데 올해는 4월5일이 청명이자 식목일 입니다. 청명은 말 그대로 푸른 하늘이 드러나는 좋은 날이고, 날이 좋아야 봄에 막 시작하는 농사 일, 고기잡이 같은 생업 활동을 하기 수월하며 겨울내 잠 자고 있었던 조상님들 묘 자리 고치기, 집 수리를 하면서 겨울내 묵혀두었던 일들을 시작하기도 합니다.

북한에서도 지금쯤은 논둑 작업이 한창이고 올해 농사를 위한 모판들도 준비하느라 농촌들에서는 아주 바쁜 시간들을 보내고 있을 겁니다. 그러면 영국은 어떨까요?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은 런던에서도 멀리 떨어지고 맨체스터에서도 외지쪽에 있는데 소, 돼지들에게 주기 위해 강냉이를 심는 곳들을 종종 볼 수는 있지만 북한처럼 모판을 만드는 곳을 보지 못했습니다.

요즘 영국은 북한 농촌에서의 모습들은 볼 수 없지만 지난 몇 달간 계속 진행이 되는 한 가지 행사가 있습니다. 바로 우쿠라니아 난민들을 위한 지원사업들인데 영국 곳곳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부르는 소련은 옛날 이름이고 지금은 러시아라고 부르는데 1991년 12월에 우쿠라니아는 소련에서 독립을 하며 유럽에 있는 국가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올해 러시아와 전쟁이 일어나면서 현재 많은 난민이 유럽으로 들어오고 있는데 그들을 지원하기 위해 영국 국민들은 물론 전 세계가 나섰습니다.

갓난 아이들 기저귀부터 생활필수 용품들은 물론 심지어 강아지와 고양이를 위한 식품까지 기부를 받아 폴란드로 보내고 있는데 저희가 사는 지역에서도 자원봉사 활동이 많습니다. 저도 지역사회 봉사자로 참여해 구호 물품을 정리하고 포장을 하였고 참여를 못하는 분들은 수고하는 분들을 위해 음식을 무료로 제공해 주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지역들마다 폴란드에서 들어오는 우쿠라니아 난민을 받아 정착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데 지난 일요일인 4월3일 저희 지역에 있는 교회에서는 난민들을 돕기 위한 기부 행사와 그들의 안전을 기원하는 기도모임 행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날 교회에는 기독교인들, 유태인들, 천주교인들을 비롯하여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도 함께 하는 특별한 행사였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작은 빨간 촛불과 함께 행사 소개를 합니다.

기도 ,, God of peace and Justice, we pray for the people of Ukraine today, we pray for peace,,,,

평화와 정의의 신이여, 오늘 우리는 우쿠라니아를 위해 기도를 합니다. 우리는 평화를 위해 기도를 하며 모든 무기를 내려놓기를 기도합니다. 기도가 끝난 후 지역 청소년 합창단의 “우리가 노래하는 이유”, 나는 당신에게 별을 노래합니다.

노래 현장 녹음

그리고 처음으로 영어가 아닌 세 개 나라 언어 즉 영어, 우쿠라니아 언어 그리고 유태인들이 사용하는 히브리어로 기도가 이루어졌습니다.

“사랑의 신 이어, 우쿠라니아 국민을 위해, 고통받거나 두려워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당신이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보호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지역사회에서 서로 다른 종교인이 모여 함께 기도하는 행사는 처음 이었으며 우쿠라니아 사람들을 위해 촛불을 켜고 그들의 안전과 하루빨리 전쟁이 끝나기를 기도했습니다.

지역사회에서 이루어진 이 기도는 우쿠라니아 난민들만 아니라 현재 두려움과 고통속에 헤메이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기도였으며 언젠가는 북한주민들을 위해 전 세계 종교들이 함께 기도할 그날을 그려봅니다.

영국 맨체스터 박지현 입니다.

진행 박지현,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