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탈북자들] 영국의 탈북민 2세들

0:00 / 0:00

영국에는 한국 다음으로 탈북민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 입니다. 남북한이 갈라져 75년이라는 긴 세월을 지나며 1960년대, 70년대, 80년대에 북한을 떠난 사람들을 한국에서는 귀순자 라고 부르고 6.25 전쟁에 북한을 떠나 한국에 정착한 사람들은 실향민 그리고 1990년대 중반 소위 말하는 고난의 행군시절부터 북한을 떠난 사람은 탈북민이라고 부릅니다.

1990년대 이후부터는 탈북자가 꾸준히 늘면서 현재까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코리아 디아스포라 라는 말도 생겼습니다. 이것은 특정 민족이 자기가 태어난 고향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을 말합니다.

영국에는 한국에서 이민 온 사람들과 탈북민들이 어울려 함께 살아가는데 그 중에는 실향민 2세들도 있으며 많은 실향민 한인 2세들이 성공해 잘살는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탈북민 2세들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영국에는 각 나라들에서 온 이민자들이 살고 있고 또 이민자와 다문화 가족들 즉 서로 다른 나라 사람들이 결혼을 하여 자녀를 낳고 살아가는 것을 보게 됩니다.

몇년 전 어느 단체에서 저에게 정체성에 대한 강의를 부탁한 적이 있는데 여기에 참가한 학생은 15-16세 학생들로 다문화 가족 학생들이었습니다. 어릴 때는 부모가 태어난 국적에 상관없이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랐지만 청소년기인 15-16 세가 되니 자기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영국 아버지와 한국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자기가 영국사람인지 아니면 한국사람인지에 대해서 부모에게 물어본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이에게 너는 영국 사람이다 또는 너는 한국 사람이다라고 말해줄 수 없다는 거죠. 그래서 저한테 아이들에게 정체성에 대해 이해를 돕는 강의를 부탁했는데 사실 저도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확신을 가지고 얘기할 수 있는 자리는 아니었습니다.

제가 그때 이야기 했던 부분은 영국에 있는 탈북민들이 언어도, 문화도 다른 이 땅에 발붙이고 멋지게 살 수 있는 것은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정체성을 잃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영국에 살고 있는 탈북민 김규리씨는 “울지 말아야 하는데 왜 자꾸 눈물이 날까요? 우리 딸이 엄마를 위해 그린 그림을 보는데 마음이 찢어집니다.” 라는 말을 쇼설미디어에 올렸습니다.

김 씨의 딸은 12살인데 탈북민 엄마와 이란 아버지 사이에서 태여난 탈북민 이란 2세 입니다. 아직 어리긴 하지만 북송된 엄마의 동생을 돌려달라고 전 세계인에게 호소하는 엄마의 마음을 그림에 담았던 겁니다.

이 그림은 할머니가 네 아이를 안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품에 안긴 아이들이 가시철조망으로 갈라져 있습니다. 한 자녀 머리에는 북한 깃발이 새겨진 군복을 입은 군인이 총구를 들이대고 있고 아이들은 울면서 동생을 살려달라고 합니다.

바로 작년 10월에 중국에서 강제북송 된 철옥 이모와 동생을 찾기 위해 나선 어머니 그리고 큰 이모, 또한 철옥 이모를 그리워하는 딸이 자신을 그린 것이라고 합니다. 할머니 품 뒤로 카메라가 보이고 인터뷰하는 엄마 모습과 내 동생을 돌려달라는 푯말을 그린 모습에 탈북민 엄마들 모두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곳의 탈북민 2세들은 북한에서 태여난 부모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자랑스럽고 모든 고통을 이겨내고 영국에 정착한 것에 감사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영국 맨체스터에서 박지현 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