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탈북자들] 재영 탈북민 협회

금방 가을이 온 것 같지만 벌써 바깥 온도는 제법 쌀쌀합니다. 이젠 겨울이라고 할정도로 영국은 벌써 두꺼운 겨울 옷을 꺼내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영국에 탈북민들이 정착하기 시작한 때를 정확히 말하기는 힘들지만 북한의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고 대량탈북이 시작되면서 영국에도 난민인정을 받은 탈북민들이 살기 시작했습니다. 서로 영국에 정착한 시기는 다르지만 이민생활 10여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안정을 찾고 있습니다. 우선 가정에서 아이들이 자라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이 되고 자식들이 결혼을 하여 1세대들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 분들이 있고 자영업을 하고 회사에서 일하는 탈북민도 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처음 영국이라는 낯설고, 문화도 생소한 나라에서 어떻게 살아갈까 하는 고민들도 많았지만 지금은 그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니 새로운 희망들이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재영 탈북민 협회의 소식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영국에는 현재 700여명의 탈북민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탈북민 사회에는 협회도 있고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모금활동, 기부 활동, 신년 행사, 추석 행사 등 다양한 행사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올해가 탈북민 협회장 선거가 있는 해 입니다. 2년 전에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쇼설 미디어를 통해 선거가 이루졌는데 올해는 정상적으로 직접 나가서 투표를 할 수 있었습니다.

9월말 탈북민들이 운영하는 전상망에는 다음과 같은 공지가 올라왔는데요. 탈북민 사회를 위해 헌신을 할 수 있는 분들은 회장 선거에 도전하라는 공지였습니다.  여기에서 하나 주목이 되는 것은 회정 선거 후보자 후보 등록금이었습니다.

예전에는 후보 등록금이 없거나 아주 적은 액수였는데 올해는 2,000 파운드 미화로 하면 1,500 달러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후보 등록금은 선거에서 당선이 안돼도 돌려 받을 수 없다는 겁니다.

사실 한인사회에서도 회장 선거를 할 때 후보 등록금을 내는데 탈북민들은 지금까지 사정을 고려해 적은 금액을 냈었지만 이젠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으므로 후보 등록금을 인상했다고 공지 한겁니다. 

후보자 등록을 한 사람은 자신의 공약에 대해 설명하면서 선거 운동을 해야 합니다. 이렇게 선거를 치뤄 이정희 회장이 재임돼 다시 2년간 탈북민 사회를 이끌어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주에 임원회가 열리면서 새로운 임원들과 새로운 공약이 발표 되었는데요. 가장 눈이 띄게 달라진 공약은 바로 탈북민 협회에 노인회가 나온다는 소식 입니다.

재영 탈북민 협회 박미소 홍보부장의 말입니다.

박미소 홍부부장 “어르신들의 문화, 취미, 침목도모, 효도관광 같은 좋은 의견들이 하나로 모아졌거든요. 영국 사회가 노인들에 대한 우대가 좋다고 하지만 그래도 분명히 사각지대에 놓인 저희 탈북민 어르신들이 없는지 협회가 앞장서서 그들을 도와주고 그들이 외롭지 않게 노년을 보낼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 역할이다.”

또 달라진 것이 있습니다.

박미소 홍부부장 “그리고 탈북민들과 결혼한 다문화 문제에요. 협회 일원으로 받아들여야 하는지가 애매했었는데 선거권은 아니더라도 나머지 협회 활동에는 제한을 두지 말고 함께 하자는 의견들이 모아졌습니다.”

탈북민 협회는 본인들이 내세운 공약을 실천해 가는데 탈북민들의 도움도 필요하다면서 탈북민 사회와 함께 성장해 갈 수 있도록 많은 참여를 부탁했습니다.

이번 협회의 선거 과정을 보면서 가장 뿌듯했던 것은 탈북민들이 본인들 의견을 서슴없이 말하고  잘못된 부분들을 지적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서로에게 부족한 점들이 많지만 여러 지적들이 하나로 모여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해 가리라 믿고 있습니다.

진행 박지현,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