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탈북자들 ] 영국 현충일(Remembrance day)

영국-박지현 xallsl@rfa.org
2022.11.15
[유럽의 탈북자들 ] 영국 현충일(Remembrance day) 맨체스터 베리 지역구에 있는 1차, 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 추모비
/RFA Photo-박지현

11월이 되면 영국인들의 가슴에는 빨간 양귀비 꽃이 달려 있습니다. 바로 11월11일이 영국에서는 남한의 현충일과 같은 날인데요. 전쟁으로 희생당한 분들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11일이 시작되는 한주를 현충일 한주로 그리고 주말에는 왕을 비롯하여 국가 지도자들이 전쟁용사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리며 지방의 각 교회들에서도 같은 시간에 행사가 열립니다.

 

그래서 영국에서는 10월 말이 되면 사람이 겨울옷을 꺼내는 것과 동시에 가슴에 빨간 양귀비를 다는 것을 잊지 않고 참전용사들을 돕기 위한 자금 모금 행사들은 물론 양귀비 휘장을 가게에서 판매 합니다.

 

또한 주말이면 학생들이 길거리에 나서서 자원봉사로 기부 행사에 참여 하며 학교들에서도 양귀비 뱃지를 판매 하면서 기부금을 받는데 이 모든 것은 누구의 강요없이 스스로 동참하는 겁니다. 

 

영국에 있는 탈북민 단체도 올해 6.25를 맞아 맨체스터에 사는 한국전쟁 참전용사분을 초대하기도 했으며 킹스톤 시장을 초대해 한국전쟁에 참여한 분들에게 감사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이번 현충일에도 탈북민 단체에서 지역구에 있는 참전용사 기념비를 찾아 헌화를 했습니다. 재영탈북민 협회 이정희 회장의 말입니다.

 

이정희 회장 “전쟁 참가하시고 한 분인데 우리가 이럴 때 그분들을 찾아가 뵙는 것도 옳은 것 같습니다.

 

또한 영국의 한국전 참전용사분들은 전쟁 당시의 물품이나 사진을 한국 용산에 있는 전쟁기념관에 기증하기를 원하는 분도 있고 자신이 사망하면 한국 유엔공원에 안장해 전우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 유언을 남기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영국에는 한국전 참전용사가 많은데 제가 사는 북쪽 지역에도 참전용사분들을 도와주는 분들이 계시고 그분들 물품들을 직접 한국으로 가져가 기증해주신 분도 있습니다. 김명진 선생님의 말입니다.

 

김명진 “우리가 이분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더 많이 도와드려서 이분들 스스로가 자신들이 한일이 정말 가치있는 일이라는것을 느끼실 수 있도록 저희가 도와드려야 된다고 생각해요”

 

김명진 선생님은 영국으로 유학을 오신지 25년이 넘었고 병원에서 일하면서 우연히 한국전쟁 참전용사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후 부터는 1년에 네 다섯번 정도 열리는 참전용사들 정기모임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영국과 한국의 외교관계 역사를 보면 1833년 이후 내년이면 140주년이 됩니다. 두 나라가 직접 조우한 것은 두번인데 한번은 1885년 영국 해군이 무단으로 거문도를 점령한 일과 1950년 6.25 전쟁에서 유엔군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것입니다.

 

영국군은 1956년 한국에서 완전 철수하기까지 5만6천 여명의 병력을 한국에 보냈고, 5,000여명의 전사자, 실종자 그리고 포로들이 나왔습니다.

 

영국의 중학교 역사 교과서에는 한국전쟁과 정전협정 그리고 남북한 분단에 대해 배워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지난 2014년 런던 탬스 강변에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가 세워졌습니다.

 

2019년에 있었던 일인데요. 한국전쟁 참전용사분이 북한으로 이야기하면 노래자랑 경연인 브릿티시 갓 탈렌트라는 유명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나와 89세의 나이에 최종 결선에서 우승해 한국전쟁에 참여한 참전용사들에 대한 영국인들의 기억을 다시 되살려 주기도 하였습니다.

 

진행 박지현,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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