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통신] 남북 청소년들이 함께 한 리더십 캠프

서울-이예진 xallsl@rfa.org
2010.06.24
홍양호 전 통일부 차관이 ‘탈북대학생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RFA PHOTO/ 이예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나라의 미래는 지금 자라나고 있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달려있다는 말이 나라마다 있을 정돕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우리의 아이들은 조금 특별합니다. 아직 2천명이 안 되는 미미한 숫자지만, 북한을 탈출한 어린 아이부터 청년들이 포함돼 있기 때문인데요. 특히 남한에서는 이들을, 통일된 뒤의 사회를 이끌어나갈 인력으로, 더 나아가 리더, 지도자로 양성하기 위한 교육에 힘을 쏟고 있는데요. 오늘 희망통신에서는 리더가 되기 위한 교육을 하고 있는 리더십 캠프 현장을 찾았습니다.

이옥희: 이렇게 하면 충청시의 취득세나 등록세가 감면되고 6,7년간 하면 지역적으로 균형발전이 흐트러진다고 할 거에요.

정광성: 세종시만 이렇게 하면 왜 세종시만 이렇게 해주냐는 말이 나올 수 있고 불만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올 거란 말이에요. 일단 우리가 왜 세종시를 선택했는지에 대해서도 알아야 되는 거 같아요.

[방화동의 국제청소년 수련원. 어제부터 시작된 리더십 캠프는 북한인권시민연합의 주최로 열렸는데요. 지금 남과 북의 청년들은 조별로 모여 내일 있을 시사 토론회를 위해 열심히 의견을 모으고 있었습니다. 제가 잠깐 그 현장에 끼어들었는데요.]

이예진: 리더십 캠프 어때요?

정광성: 어젠 자기향상이라고요. 자기 관리 리더십에 대해 강의도 해주시고 저희 선배이신 이애란 박사님이 와서 많은 도움이 됐어요. 제일 중요한 게 인간관계에 있어 뭐가 중요한지, 리더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등을 기초적인 것을 많이 배워가고 싶습니다.

[리더란 어떤 조직을 이끌어 가며 구성원이 행동하는 데 있어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이릅니다. 그리고 리더십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죠. 그럼 먼저, 남과 북에서 자란 우리 청년들이 말하는 리더란 어떤 건지 들어볼까요?]

정광성: 제가 생각하는 리더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잘 하고 그 사람의 능력을 잘 끌어내고 그에 맞는 일을 하게끔 해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옥희: 팀장님한테 들었는데요. 거창한 리더십이 아니라 자기 내면을 위한 리더십이라고 했어요.

강철진: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고 현재에 충실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배려해주고 좋은 길로 이끌어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요. 남한 대학생: 제가 생각하는 리더는 자기 자신에게 먼저 리더가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기 자신의 열정과 꿈과 희망 같은 긍정적인 효과를 상대에게도 강압적이지 않게 자연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필요한 리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모두 맞는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 친구들이 말하는 리더의 가장 밑바탕에는 자신감이 있어야 할 텐데요.]

이옥희: 탈북자라는 것에 대해 자신감이 없잖아요. 문화나 언어적으로요. 이런 캠프를 통해 자신감을 얻고 나의 정체성에 대해 알 수 있는 거 같아요. 어제도 좋은 말씀 많이 들었고요. 정체성에 대해서 어디서 왔냐고 그러면 북한에서 왔다고 말하는 걸 좀 꺼려했어요. 그런데 어제 말씀 듣고 한민족이니까 앞으로는 북한에서 왔다는 말에 대해 거부감 없이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리더십 캠프를 통해 아이들은 하나하나 배워가고 있었습니다.]

박철진: 리더가 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로가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 지 서로 교환을 하고, 서로의 생각의 차이에 따라서 많은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되는 과정에서 우리끼리도 많이 친해질 거 같고요. 토론을 통해서 자기 의사표현을 상대에게 잘 전달할 수 있고 상대방을 설득하면서 가장 기본적인 것을 많이 발표하고 토론하는데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예진: 옆에서 탈북 대학생들 보니까 리더십 캠프 하면서 달라지는 거 같아요? 남한 대학생 1: 목표의식을 갖게 되는 거 같아요.

선배들이 어떻게 걸어갔는지 선례도 듣고, 자기도 어떻게 해야겠다고 방향을 잡는 거 같아요. 남한 대학생 2: 남북 대학생의 차이점이 아니라 모든 대학생들이 갖고 있는 진로에 대한 불안함, 자기관리에 대한 모름이 공통점이더라고요. 리더십 캠프를 통해 저도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

이영석팀장: 이번 시간에는 홍양호 전 통일부 차관님을 모셨습니다.

(박수)

차관님이어서 모신 게 아니고 민간 사회단체 말고도 탈북자 여러분께 이렇게 열정이 많구나 하고 느꼈던 분입니다. 그냥 편한 대화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박수)

[오늘은 홍양호 전 통일부 차관의 ‘탈북대학생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수업이 준비돼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시낭송이라는 특별한 순서로 시작했는데요.]

이현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 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알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 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라는 시는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홍양호: 한국에 와서 성공해야 될 거 아니겠습니까? 성공 이상으로 개인적인 성공뿐 아니라 리더가 되어라. 리더가 될 수 있는 꿈을 좁게는 이웃을 돕고, 먼 훗날 통일이 되면 그 때 역할을 할 수 있고, 고향이 북쪽이니까 북쪽을 도와줄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겠는데요.

[본격적으로 이어진 홍 차관님의 강의 중에는 특히 어깨가 으쓱해지는 내용도 있었는데요. 여러분도 알고 계셨나요? 세계 200여 개국 가운데 지능지수가 세 자리, 그러니까 100을 넘는 나라는 15개국 밖에 되지 않는답니다. 1위인 홍콩 다음으로 남한이 107로 2위, 북한은 104로 3위에 올라 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머리 좋은 민족이네요.]

홍양호: 저는 남들이 하는 걸 따라 하는 건 반대예요. 특히 북쪽에서 온 사람들이 가족이 없는 사람도 있고, 상대적으로 남쪽에서 큰 사람들보다 불리하잖아요. 제가 전에 ‘100살까지 살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에 우선 내가 성공할 수 있는 자기와 잘 맞는 직장을 찾았으면 좋겠다. 경쟁력이 떨어진다. 대학가지 말고 폴리텍 대학 같은 기능대학을 가라. 기술을 배워서 취직해서 나이 들어서도 대학에 갈 수 있다.’ 그랬더니 ‘당신이 말이야. 나도 한국에서 좋은 대학에 가서 넥타이 메고 이름을 날리고 싶은데 무슨 소리냐.’ 북에서 온 분들이 대학에 다니는 사람들이 천명은 될 겁니다. 남쪽 학생들이 60만 명 아닙니까. 60만 명에 치여서 어떻게 하냐는 거죠.

[홍 차관의 실질적인 이야기에 우리 아이들의 눈이 반짝합니다.]

홍양호: 한국사회는 전 세계와 더불어 성공했기 때문에 북한도 살려면 전 세계에 문호를 열어야 살지 그러지 않으면 안돼요. 그러려면 영어를 해야 해요. 미국 사람들이 자기가 필요하면 말을 잘 못해도 다 알아들어요. 표현은 정확하지 않지만 무슨 얘기라도 무모함, 용기가 필요해요. 잘하려고 하지 않아도 하려는 용기가 필요해요. 통일이 된다고 믿는 사람으로서 통일됐을 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바로 북에서 와서 여기에서 자리를 잡은 여러분 세대사람들일 것 같아요. 북한, 남한 사회를 잘 아는 사람들이 통일이 됐을 때 이 자리에 있는 분들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도 인생의 깊이 있는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그리고 홍 차관과 탈북청년들의 개인적인 대화가 오고갔습니다.]

박광성: 탈북대학생들이 통일이나 진로에 대해 나아가야 할 자세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홍양호: 통일에 대한 꿈을 잊지 말되 거기에 너무 몰두하지 마세요. 지금은 남쪽사회에서 자기 하는 일을 안정적으로 성공해야 해요.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야죠.

이옥희: 통일이 언제 될지, 통일이 저희 시대에 된다고 하셨는데 근거가 뭔지 궁금합니다.

홍양호: 믿음이죠. 아시겠지만 서독 사람들이 동독과 통일될 줄 꿈에도 몰랐다고 하죠. 그 사람들은 한국이 먼저 통일될 거라고 했거든요. 서독사람들은 역사의 큰 힘으로 통일이 몰려온다고 했어요. 우리도 그럴 거예요.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역사의 큰 흐름을 보면 남쪽 사회는 시위도 하고 그렇지만 계속 발전하잖아요. 북한은 역사적으로 자꾸 작아지잖아요. 한 쪽은 커지고, 한 쪽이 자꾸 작아지면 자연스럽게 한쪽으로 통일이 된다는 거죠.

[90분간의 강의가 끝나고 처음과 마찬가지로 강의를 마무리하는 시 한수가 탈북 대학생의 목소리로 이어졌습니다.]

이영우: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정호승

이 세상 사람들 모두 잠들고,
어둠 속에 갇혀서 꿈조차 잠이 들 때
홀로 일어난 새벽을 두려워 말고
별을 보고 걸어가는 사람이 되라.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닭 한 마리를 통째로 삶은 삼계탕을 점심으로 먹으면서 홍 차관과 아이들의 대화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 사이, 리더십 캠프를 담당한 이영석 팀장을 만나봤는데요.]

이영석: 리더십 캠프의 가장 큰 목적은 탈북대학생들이 한국사회에서 잘 정착하고 자기 역할을 잘 찾는 게 목적입니다. 초기에는 대학생활에 잘 적응하자는 것이 목표였죠. 그 때만해도 중도 포기율이 4,50프로였기 때문에요. 그러면서 학교적응 프로그램이 많아지면서 자기 자신에게 리더가 되자는 쪽으로 강의들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6회에는 스스로 조사하고 스스로 발표하는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수렴해서 작은 토론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예진: 탈북대학생들 많이 접하면서 대학에 가서 부족한 부분, 필요한 부분이 뭐가 있나요? 직접적으로 얘기하는 것 중에 부족하다는 것은 지원, 학습에 대한 멘토(조언자)를 말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서 제가 봤을 때는 그게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아요. 왜 안 해 줬냐. 부족하다는 거죠. 한국 대학생도 40%는 부업을 안 하면 대학생활을 못하는 정도거든요. 그런데 받아야만 한다는 생각을 좀 바꿨으면 하는 게 제 생각이고요. 지금은 근속율이 1년 미만인 경우가 많았는데 상담이나 사석에서 듣는 게 일이 힘든 것 보다 대인관계에서의 푸는 방법이 어려워서 조직생활을 못하더라고요. 왜 안 해 주는가. 이게 아니라 내가 뭘 부족하게 해줬지 라는 인식의 변화를 가졌으면 좋겠고, 이걸 바탕으로 탈북자가 아니고 인기 많은 사람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탈북 청년들을 위한 리더십 캠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겁니다. 그리고 오늘 참석한 6기 아이들이 앞으로 리더로서 어떤 모습으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는 조금만 있으면 알게 되겠죠? 희망통신, 이예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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