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총선 ‘엉터리 선거’, 북한도 마찬가지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8-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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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캄보디아 칸달주 다카마오의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캄보디아 칸달주 다카마오의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AP photo

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 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캄보디아의 최근 총선 결과를 들여다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장명화 기자, 캄보디아에서 총선이 치러졌는데요, 결과가 어떻게 나왔습니까?

장명화: 캄보디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최근 진행된 총선 투표에서 훈센 총리의 캄보디아인민당이 전체 하원 의석 125석 중 110~115석을 차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캄보디아인민당은 "자체 집계 결과 125석 모두를 차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캄보디아인민당은 지난 2월 상원 선거에서도 62석 중 58석을 차지해, 훈센 총리는 앞으로 5년간 헌법까지 마음대로 고칠 수 있는 권력을 갖게 됐습니다. 올해 66세인 훈센 총리는 지난해 "총리를 두 번 더 하겠다"며 76세가 되는 2028년까지 집권할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양윤정: 훈센 총리는 어떤 인물입니까?

장명화: 원래 캄보디아공산당, 즉 크메르루주 출신이었던 훈센은 크메르루주의 '킬링필드' 학살에 반대해 베트남으로 탈출했다가 1979년 돌아와 크메르루주를 몰아내고 권력을 잡았습니다. 킬링필드 학살은 캄보디아에서 1975∼1979년까지 급진 공산주의 정권 크메르루주가 양민 200만 명을 학살한 사건입니다. 훈센은 지난 1985년 33세로 세계 최연소 총리가 된 뒤 장기 집권해왔는데요, 북한과 관련해서는, 지난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직후 분향소가 마련된 프놈펜 주재 북한 대사관을 방문했습니다. 당시 훈센 총리는 방문록에 ‘캄보디아 정부와 국민을 대표해 지도자 김정일 '각하'를 잃은 형제와 같은 북한 국민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고 싶다’고 적기도 했습니다.

양윤정: 유권자들은 30년 가까운 훈센의 통치에 그다지 염증을 느끼지 않았나 보죠?

장명화: 사실, 캄보디아 유권자들은 지난 2013년 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 후보에게 많은 표를 주었습니다. 야당은 55석을 차지하며 68석을 얻은 여당을 턱밑까지 추격했습니다. 하지만, 훈센과 여당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야권 초토화 작전을 펼쳤습니다. 지난해 11월 야당을 '외세와 손잡고 국가 전복을 꾀했다'는 혐의를 씌워 강제 해산시키고, 당 대표를 반역죄로 구속했습니다. 훈센은 언론에도 재갈을 물렸습니다. 지난해 9월 반정부 신문 '캄보디아데일리'에 630만달러의 세금을 물려 폐간을 유도했습니다. 마지막 남은 정부 비판 성향 신문 '프놈펜포스트'도 올해 5월 390만달러의 세금 폭탄을 맞고 친 정부 인사에게 팔렸습니다.

양윤정: 이번 선거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장명화: 미국과 유럽에서는 “민주주의의 후퇴” “엉터리 선거”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미국 백악관은 공정하지 못한 총선을 비판하며 훈센 정권 관계자들에 대한 비자 제한 확대 등 제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는 “이번 캄보디아 총선은 민주주의를 승격한 것이 아니라 조롱한 일”이라고 했습니다. 호주 그리피스 대학교의 리 모겐베서 교수는 높은 투표율에도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캄보디아 총선 투표율은 80.49%로 집계됐습니다.

양윤정:  캄보디아와 우호적 관계를 가진 북한의 선거는 비교적 공정한 편입니까?

장명화: 안타깝게도 아닙니다. 사실, 독재자들은 선거를 통해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반영한다는 이미지 때문에 선거를 정당성 확보의 중요한 수단으로 이용하는데요, 북한도 예외는 아닙니다. 지난 2014년 3월 치러진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가 대표적입니다. 조선중앙방송의 선거 결과 보도, 잠시 들어보시죠.

(조선중앙방송) 최고인민회의 제 13기 대의원 선거는 각급 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법에 철저히 준하여 실시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선거 결과를 종합한 데 의하면, 전국적으로 선거자 명부에 등록된 전체 선거자의 99.97%가 선거에 참가해, 해당 선거구에 등록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후보자들에게 100% 찬성 투표했다고 전하면서…

이는 2011년에 치러진 지방 선거와 소수점 두 자리까지 똑같습니다. 일부 해외 근무자를 제외하고 전원이 투표해 찬성한 겁니다. 과거 문제가 됐던 반대 투표함이 사라지고 기표소도 생겨났지만 삼엄한 감시 때문에 여전히 반대가 불가능하다고 탈북자들은 말합니다. 함경북도 회령을 탈출해 한국에 정착한 강수정 씨가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힌 말입니다.

(강수정) 아무 생각 없이 의무적이고 강제적인 거였어요. 어쩔 수 없이 투표하는 것이지 그 사람의 공약이나 정책이 뭔지 몰라요, 알 수가 없었어요. 공약 자체가 없어요. 그런데 북한에서 남한처럼 공약을 내세우고 얼굴을 알리면 국민은 더 많을 걸 알게 되잖아요. 그러다 보면 그냥 조용히 살던 국민이 반란을 일으키겠죠. 북한에도 여러 후보들이 나온다면 국민은 주도권이 생기잖아요. 왜 위에서 시키는 대로만 해야 하느냐는 생각을 할 테고, 나도 권리가 있다, 주도권이 생기면서 엄청난 폭동이 일어날 것 같아요.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중국이 순례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를 방문하는 자국 이슬람 신도들에게 위치추적장치를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중국이슬람협회는 일명 '스마트카드'가 장착된 목걸이를 목에 걸고 메카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에 서있는 이슬람 신도들의 사진을 최근 공개했습니다. 이 목걸이에는 위성항법장치와 개인기록이 담겨있습니다. 협회는 이 목걸이를 중국인 이슬람 신도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2015년 메카에서 압사 참사가 발생해 750명 이상이 사망하고 9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을 때 사상자의 신원확인에 어려움이 많았던 일을 막기 위해서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인권운동가들은 소수 이슬람신도들을 감시해온 중국의 행보를 보여주는 예라고 지적합니다. 영국 킹스칼리지의 인권전문가인 이바 필스는 "이슬람 신도들을 범죄 용의자나 가석방된 사람처럼 취급하는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터키 정부가 가택 연금된 미국인 앤드루 브런슨 목사를 풀어주지 않는 데 대한 차원에서 최근 터키 장관 2인에 대한 제재에 나섰습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제재는 압둘하미트 귈 법무장관과 쉴레이만 소일루 내무장관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 이유로 이들이 브런슨 목사의 체포와 투옥에 책임 있는 인사들이라는 점을 들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재무부는 이들 터키 장관 2인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이들의 미국 내 재산은 동결되며 미국인과의 거래도 금지됩니다. 이에 대해, 터키 정부는 제재가 양국 관계를 해칠 것이라고 반발하며,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습니다. 1993년 터키에 입국한 브런슨 목사는 2010년부터 서부 이즈미르에서 교회를 이끌어오다 지난 2016년 테러조직 지원과 간첩죄로 구속됐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제작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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