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출신 작가의 고발성 작품 해외서 호응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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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리굴로 프랑스 사회사연구소 소장이 북한 작가 단편 소설집 '고발' 프랑스 번역본 출간에 맞춰 프랑스 파리 시내 한 카페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피에르 리굴로 프랑스 사회사연구소 소장이 북한 작가 단편 소설집 '고발' 프랑스 번역본 출간에 맞춰 프랑스 파리 시내 한 카페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해외에서 큰 관심을 보이는 북한 출신 작가들의 작품을 들여다봅니다.

북한 출신 작가들의 작품이 해외에서 활발히 번역되면서 국제 출판시장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국제시장에서 가장 눈길을 주는 작품은 반디라는 필명의 북한 작가가 쓴 체제 비판 소설집 <고발>입니다. 반디는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 소속의 작가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미국과 영국, 이탈리아 등과 판권 계약을 마치고 내년 초 16개국에서 출판될 예정입니다.

앞서 올해 초에는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번역본이 나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습니다. 프랑스의 유력지 르피가로, 라디오방송 앵테르, 잡지 마리안느 등은 “북한의 솔제니친이 등장했다”면서 크게 보도했습니다. 솔제니친은 구소련의 인권탄압을 기록한 작품을 썼다는 이유로 반역죄로 추방돼 20년간 미국에서 망명생활을 한 러시아의 소설가입니다.

특히 <고발>의 영어 번역은 데버러 스미스 씨가 맡아 국제 출판시장에서 관심이 한결 높습니다. 스미스 씨는 지난 6월 한국 소설가 한강 씨의 작품 <채식주의자> 번역으로 저자와 함께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맨부커상을 공동수상한 바 있습니다.

탈북 시인 장진성 씨의 수기 <경애하는 지도자에게>도 국제 출판시장에서 지속적인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책은 2014년 영국에서 출간된 후 세계 최대의 온라인서점 아마존 아시아 전기물 부문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한국담당 보좌관을 지낸 수미 테리 컬럼비아대학 선임연구원은 한 토론회에서 미국인들의 일독을 강력히 추천하기도 했습니다.

(수미 테리) 장진성 씨의 작품은 눈을 때지 못하게 합니다. 이야기 전개가 상당히 빠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놀라운 점은 미국 정부와 정보 분야에서 북한 문제와 씨름하며 장기간 일했던 저 같은 사람에게도 북한에 관한 통찰력, 새로운 정보, 새로운 지식을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그 후속타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탈북 작가 김유경 씨의 <인간모독소>가 최근 프랑스 출판사 필립 피키에와 판권 계약을 맺고 조만간 번역에 들어갑니다. <인간모독소>는 조선작가동맹 소속 작가로 활동하다 2000년 탈북한 김유경 씨의 두 번째 소설입니다. 정치범수용소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도 북한 출신 작가들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남북 작가들이 공동으로 낸 소설집 <국경을 넘는 그림자>는 일본의 도야마 대학교에서 번역되고 있습니다. <국경을 넘는 그림자>는 탈북 작가 6명과 한국 작가 7명이 북한 인권이라는 주제 아래 쓴 여러 단편소설로 구성됐습니다.

이 가운데 탈북자들의 삶을 다룬 탈북 작가 도명학 씨의 단편소설은 홍콩 인권단체 ‘탈북자관주조’가 번역할 예정입니다. 도명학 씨는 조선작가동맹 시인으로 활동하다 반체제작품 창작을 했다는 이유로 수감됐고, 2006년에 출감한 뒤 탈북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북한 출신 작가들의 작품이 이처럼 국제사회에서 조명 받는 이유로 주제의식과 더불어 문학작품으로의 경쟁력을 꼽고 있습니다. 소설집 <국경을 넘는 그림자>를 기획한 서울대학교 방민호 교수가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힌 말입니다.

(방민호) 북한에서 (한국으로 와서) 작품 활동을 하는 분들은 현실이 절박해서 그런지 자신이 무얼 말하려는지 알고 또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는지를 비교적 간결하고 정확하게 전달하는데요, 일종의 주제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제의식면에서 현실에 대해 매우 도전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방민호 교수는 또한 정치적 부자유와 체재의 인간성 말살을 비판하고, 문제 삼은 세계문학사의 전통이 북한 출신 작가들의 작품과 맞물려 호응을 이끌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방민호) 세계인이 남북한 문학을 인식할 때, 한반도 분단과 북한의 정치적 부자유 상태를 잘 아는 상황에서, 한국이나 북한에서 문학을 한다면 그런 비인간적인 현실에 저항하는 문학이 나와야 한다고 기대합니다. 그 기대의 결과물로, 장진성 씨의 <경애하는 지도자에게>가 영역됐을 때 매우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고발>도 프랑스에서 번역됐을 때 반응이 상당히 좋았던 겁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중국은 여전히 반체제인사들의 자녀에 대해 '연좌제'를 적용해 이들에게 학교 입학을 허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사회 운동가 란충비 씨의 딸은 초등학교 입학 연령이 지났는데도 올해에도 공립학교 입학이 거부됐습니다. 중국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최근 가을 학기에 들어갔으나 란충비 씨의 딸은 5년째 학교에 갈 수 없습니다. 란충비 씨가 수년간 정부를 상대로 각종 민원을 제기해왔고 2014년에는 홍콩의 민주화 운동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감금되면서 당국에 반체제인사로 낙인찍혔기 때문입니다. 란충비 씨는 자유아시아방송에 "베이징시 펑타이 구청과 해당 학교에 수차례 민원을 냈으나 아무런 권한이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란충비 씨는 대안으로 작년 베이징 교외에 한 아파트를 세내 철거민과 장기 민원인들의 자녀 교육을 위한 임시 학교를 설립했으나 곧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아파트 소유주들이 임대 계약을 취소하라는 압력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 지난해 태국 테러 용의자인 중국 위구르족 남성들에 대한 재판이 통역이 없어 중단됐습니다. 지난해 8월 방콕의 유명 관광지인 에라완 사원에서는 폭탄테러가 발생해 20명이 숨지고, 130여 명이 다쳤습니다. 태국 군사재판소는 최근 에라와 사원 테러 용의자인 중국 위구르족 빌랄 모하메드와 유수푸 미에라일리에 대한 공판을 속개하려 했으나 통역이 나타나지 않아 재판기일을 다음 달로 연기했습니다. 재판부는 지난 2월 재판을 시작하면서 우즈베키스탄 국적자를 통역으로 고용했습니다. 그러나 이 통역은 마약 소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뒤 6월 태국을 떠났습니다. 당시 통역은 경찰이 테러범을 돕는 자신을 모함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일을 꾸몄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는 "위구르어 통역을 급히 구할 수 없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용의자가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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