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최근 공개된 '2015 세계 자유 보고서'를 들여다봅니다.
북한에서는 경제난에 따라 전국적으로 매춘이 횡행하고 있으며 정치적 권리와 시민의 자유가 세계 최악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에 있는 국제적 인권단체인 프리덤 하우스(Freedom House)는 최근 발표한 '2015 세계 자유 보고서 (Freedom in the World 2015)'에서 북한을 정치적 권리와 시민의 자유가 없는 세계 최악의 12개 나라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올해 보고서는 전 세계 195개국을 조사해 89개국을 자유 국가, 55개국은 부분적 자유 국가, 51개국은 비 자유 국가로 분류했는데요, 북한은 '비자유 국가'에 들어갔습니다.
프리덤 하우스는 시민적 자유와 정치적 권리를 평가한 결과, 북한에 두 분야에서 모두 7점을 부여했습니다. 1점에서 7점 사이인 프리덤 하우스의 자유도 점수는 낮을수록 자유로움을 뜻합니다. 정치적 권리로는 선거권, 참정권이, 시민적 자유로는 사상과 조직의 발전도, 국가 불개입, 정교분리의 정도 등이 조사됩니다.
아치 퍼딩턴 (Arch Puddington) 조사 담당 부회장은 올해 보고서를 발표한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정치적 권리와 시민의 자유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습니다.
(아치 퍼딩턴) 저희 조사에 따르면 최근 3-4년 사이에 아주 조금 개선이 있긴 했습니다. 중국과 한국의 DVD 알판 등이 북한으로 유입되면서 일부 주민들이 외부 세계에 대해 좀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또 퍼딩턴 부회장은 배급이 중단되면서 장마당을 비롯한 개별적인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것을 북한 당국이 어쩔 수 없이 허용하는 상황도 약간의 개선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당국이 장마당 활동을 허용하는 것은 주민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고서는 무엇보다도 북한 경제가 중앙집권적 계획경제로 운영되지만,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북한의 경제개발이 기간시설 부족, 에너지와 원자재 태부족, 국제사회로부터의 차관도입 불가능 등으로 절뚝거리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은 프리덤 하우스가 보고서를 처음 발표한 1972년 이후 지금까지 44년 이상 계속해서 세계 최악의 나라로 지목됐습니다.
특히 프리덤 하우스는 보고서에서 "북한에서는 여성들과 소녀들에 대한 인신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많은 보고들이 있다"며 "경제난으로 전국적으로 매춘이 횡행하고 있고 아동매춘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에서 의사 생활을 한 탈북자 한지혜 씨 (가명)는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통화에서 먹을 것이 없게 된 여성들이 식량 구입을 위해 매춘에 나섰다며 우려했습니다.
(한지혜) 먹고 살기 힘드니까 여자들이 남자들을 끌어 들여서 하룻밤에 500원이면 500원, 천원이면 천 원씩 받고 몸을 파는 거죠. 다른 나라는 콘돔도 쓰고 하지만 북한 내 여성들은 그런 것조차 없습니다.
프리덤 하우스는 나아가 "매춘은 정상적인 주택가 거주지역에서도 만연하고 있다"고 덧붙였는데, 이 부분은 지난해 보고서와 거의 유사합니다.
한편, 프리덤 하우스는 중국에 대해서는 정치적 권리에 최저 점수인 7점, 시민의 자유에 6점을 부여해, '비 자유 국가' 범주에 넣었습니다. 특히 중국 공안당국이 망명자와 난민들을 보호하는 국제법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탈북자들을 색출해 강제송환하고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 탈북자들은 북한으로 송환되면 수용소에 수감되거나 처형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은 정치적 권리와 시민의 자유 모두 2점을 받아 '자유 국가' 범주에 들어갔습니다.
북한과 함께, 중앙아프리카공화국과 소말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우즈베키스탄, 적도 기니, 에리트리아, 수단, 시리아, 투르크메니스탄, 서사하라도 최악의 나라로 지목됐습니다.
올해 조사에서 정치적 권리와 시민의 자유 두 분야 모두에서 가장 높은 점수인 1점을 받은 나라는 미국과 영국, 일본 등 48개국입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중국이 최근 해외사이트 접속을 도와주는 가상사설망(VPN)도 통제에 나서며 사실상 해외 사이트 접속의 전면 봉쇄에 나서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인터넷 시장으로 급부상했지만, 인터넷 접속은 원활치 않아 씁쓸한 뒷면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중국의 관영 영자지 차이나 데일리에 따르면, 원쿠 중국 공업정보화부 통신발전국장은 "중국 내 해외 인터넷 사이트들은 중국 법률과 인터넷 관리 정책을 따라야 한다"며 가상사설망을 차단했음을 사실상 시인했습니다. 원 국장은 "중국의 인터넷 이용자 숫자는 650만 명으로 세계 인터넷 최대 시장"이라면서 "중국은 인터넷 산업의 건전한 발전에 노력하고 있으며, 몇 가지 단계에 걸쳐 규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앞서 가상사설망 공급업체 골든프로그와 아스트릴 등은 중국 당국이 가상사설망 서비스에 대해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당국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판단한 웹사이트 수천 개를 차단하고 있습니다. 이에 중국인 인터넷 이용자와 중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그동안 외국 서버를 통해 차단된 웹사이트에 우회 접속하도록 해주는 가상사설망을 이용해왔습니다.
-- 미얀마 정부가 최근 유명한 로힝기야족 정치범을 석방했습니다. 올해 67세의 툰 아웅 박사는 2012년 서부 미얀마에서 발생한 라카인 불교도와 로힝기야 모슬렘교도의 폭력사태를 선동한 죄로 17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당시 판결은 서방 정부와 인권감시단체들로부터 비난을 샀습니다. 툰 아웅의 재판이 공정치 않게 비쳤기 때문입니다. 툰 아웅 박사는 현지 언론에 2012년 라카인 주에서 폭력사태가 일어났을 때 모슬렘 공동체에 "진정하라"고 촉구했다고 말했습니다. 툰 아웅 박사는 자신이 그 폭력사태와 아무런 관련도 없었음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툰 아웅 박사는 자신의 석방을 추진했던 국제, 지역 인권단체들의 노력에 감사했습니다. '정치범지원협회'의 설립자인 보 카이는 툰 아웅 박사의 석방이 국제적인 압력에 의한 것이며, 미국과 영국 특사의 최근 방문이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협회의 최근 통계에 의하면 27명의 정치범이 미얀마에서 수감돼있으며, 100명이 넘는 활동가들이 재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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