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노동자 고용 EU 기업 ‘강제노역’ 민사소송 당할 수 있어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8-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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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북한 노동자가 일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진 폴란드 그단스크 나우타 조선소.
사진은 북한 노동자가 일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진 폴란드 그단스크 나우타 조선소.
RFA PHOTO/ 양희정

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 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네덜란드 대학교가 최근 펴낸 북한 관련 인권 보고서를 살펴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북한 노동자를 고용한 유럽 기업들이 북한 당국에 의해 이뤄지는 '강제노역'으로 소송을 당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와서 주목을 끌고 있다죠?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네덜란드 라이덴대학교 내 아시아센터는 유럽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의 심각한 강제노역 실태를 조사한 최신 보고서에서 그같이 지적했습니다. ‘영리목적의 사람들 – 세계적 규모의 북한 강제노동”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연합으로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은 여전히 당 간부들에게 여권과 임금을 압수당하고 이동의 자유를 제한받으며 초과근무수당도 받지 못한 채 장시간 격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북한 파견 노동자 임금의 대부분은 당에서 압수하고 있는데 이들을 고용한 유럽연합 기업들이 북측의 이러한 방침 때문에 '강제노역'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소송을 당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기업들이 북한 노동자들의 강제노역 사실이 있음을 알았거나 알았어야 한 경우, 그리고 의도적으로 또는 부주의 때문에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에는 민사소송을 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양윤정: 유럽 내 북한 노동자들은 어떤 환경과 임금 조건 하에 일하고 있습니까?

장명화: 보고서를 보면, 2016년 6월까지 폴란드의 크리스트 조선소에서 일했던 K씨는 첫 세 달간 월급으로 1달러 50센트를 받았습니다. 3년 넘게 일하면서 번 돈은 모두 2천500 달러입니다. 북한의 가족에게 송금하고 나면 한 달 생활비는 27달러에 불과했습니다. K씨는 하루 10시간에서 12시간 근무했지만 관리자들의 지시가 있으면 24시간 근무하는 일도 허다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숙소에서는 TV를 볼 수도 없었고 난방도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타국 출신 노동자들이 월급 1,800달러를 받는다고 했을 때 자신은 150달러 밖에 못 받고 있었지만 자존심 때문에 600달러를 받는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양윤정: 라이덴아시아센터는 지난 2016년에도 북한 인권 보고서를 냈는데, 달라진 부분이 많이 있습니까?

장명화: 라이덴아시아센터는 지난 2016년 보고서에서 주로 폴란드 내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 침해 사례를 알렸는데요, 개선된 점은 크게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보고서는 "유럽연합은 폴란드에서 유럽연합 법을 집행하지 않았고 폴란드는 자국 조선소, 건설현장, 토마토 농장 등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를 중단시킨 적이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양윤정: 북한은 그 동안 자국 해외 파견 노동자들에 대한 강제노역·착취 의혹을 부인해오지 않았습니까?

장명화: 네. 북한 당국은 지난 2014년 해외 파견 노동자에 대한 강제노역·고문 사례를 확인한 유엔 보고서 내용을 부인하며 이를 반박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따로 펴내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이 보고서에서 자국 근로자들에게 8시간 노동, 공정한 임금체계, 유급 휴가 등을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인권단체들은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세계 곳곳에 수만 명의 근로자를 파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벌어들인 외화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를 피해 북한 정권의 숨겨진 돈줄 역할을 해왔다고 지적합니다.

양윤정: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의 규모는 어느 정도 됩니까?

장명화: 한국에 있는 비영리 민간 연구기관인 ‘북한인권정보센터’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러시아의 북한 파견 노동자가 2만여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에 1만9천여명, 쿠웨이트에 4천500여명이 파견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국제적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부국장은 "이런 근로자들이 벌어들인 외화는 북한 내 각 부문에서 주요 자금줄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슨 부국장은 이어 북한 내에서도 강제노역이 대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강제노역이 없으면 북한 내에서 많은 일이 진행 자체도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양윤정: 마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외국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과 관련된 결의안을 통과시키지 않았습니까?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해 12월22일 북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대해 채택한 결의안에 따라 유엔 회원국은 2년 이내에 모든 북한 노동자를 송환하게 했습니다. 그 결과, 북한 파견 노동자 수가 가장 많은 러시아 정부가 결의안에 따라 모든 북한 노동자를 2019년 말까지 돌려보낸다고 지난 1월 말 전격 발표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미국 의회 의원들이 홍콩 '우산혁명' 지도자인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 등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습니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과 민주당 크리스토퍼 스미스 하원의원 등 의원 12명은 노벨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홍콩 민주화 운동에 대해 "정치개혁을 위한 평화적 노력을 인정해 상을 수여해야 한다"면서 웡과 다른 민주화 운동 인사들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천거했습니다. 우산혁명은 2014년 9월 28일부터 79일 동안 대규모 시위대가 홍콩 도심을 점거한 채 이어간 민주화 시위를 말합니다. 당시 시위대가 우산으로 경찰의 최루액 분무기를 막아내 우산 혁명으로 불립니다. 웡은 우산혁명 당시 시위와 점거 지역에서 철수하라는 법원 명령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실형을 선고 받아 투옥됐다가 최근 보석으로 풀려났습니다. 신문은 웡 등에 대한 노벨평화상 추천이 중국의 거센 반발을 부를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중국은 노벨위원회가 중국 인권운동가 류샤오보를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하자 노벨위원회가 노르웨이 정부와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데도 불구하고 노르웨이산 연어 수입을 줄이는 등 거세게 반발한 바 있습니다.

--캄보디아에서 국왕 모독 행위에 대한 처벌이 법제화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훈센 총리가 이끄는 캄보디아 내각은 최근 국왕 모독행위에 대한 처벌을 골자로 한 형법 개정안을 승인했습니다. 추가된 형법 조항은 국왕 모독 행위자에 대해 1∼5년의 징역형 또는 500∼2천500달러의 벌금형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했습니다. 형법 개정은 의회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캄보디아 의회에서 다수는 훈센 지지세력이어서 부결될 가능성은 없습니다. 이에, 인권단체들은 국왕 모독 처벌법이 야당을 비롯한 반체제 인사 탄압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국제법학자위원회의 수석 자문역인 킹슬리 애벗은 "내각의 국왕 모독 처벌법 승인은 정부가 반대파를 옭아매기 위해 입법권을 무기화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33년째 집권 중인 훈센 총리는 "10년 더 집권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집권 연장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훈센총리는 제1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 대표를 반역 혐의로 구속하고 당을 해산했으며, 비판적인 언론사는 세금 체납을 이유로 문을 닫게 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제작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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