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인권, 지금 덮어지진 않지만, 가능성 있어 경계해야’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8-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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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차 유엔인권이사회 개막 연설을 하는 자이드 유엔인권최고대표(가운데).
제38차 유엔인권이사회 개막 연설을 하는 자이드 유엔인권최고대표(가운데).
사진: 유엔 웹사이트 캡쳐

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 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유엔인권최고대표의 최근 기자간담회 중 북한 부분을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교도통신) 요즘 모든 논의는 북한의 비핵화에 관한 이야기인데요, 북한의 인권 문제가 조용히 덮어지는데 대해 얼만큼 우려하고 있습니까?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의 방북 불허, 납치자, 정치범수용소 등 문제는 산적한데 북한의 인권문제가 과거에 비해, 더욱 조용히 덮어지고 있다고 보십니까?

방금 들으신 것은 일본 교도통신 기자가 최근 뉴욕에서 열린 유엔기자협회 간담회에서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인권최고대표에게 던진 질문입니다. 이번 간담회는 자이드 대표의 8월말 퇴임을 기념하기 위해 열렸는데요, 70여명의 기자가 참석해 94분간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앞서, 요르단 왕자인 자이드 대표는 작년 말 직원들에게 보낸 전자우편에서 "연임하지 않기로 했다. 연임하려면 간청하며 무릎을 꿇거나 신념을 바탕으로 한 발언을 그만두어야 하고 그런 것들이 나와 당신들의 진실성, 독립성을 약화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자이드 대표는 교도통신의 질문에 북한의 인권문제가 지금 당장은 조용히 덮어지고 있진 않지만, 앞으로 그럴 가능성은 있다고 답했습니다.

(자이드 라아드 알 후세인) 현재, 북한의 인권 문제가 조용히 덮어지고 있다는 우려는 갖고 있지 않습니다. 앞으로 그렇게 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때문에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경계해야 합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의 보고서에서 드러난 인권 유린의 심각성을 고려해 볼 때 더욱 그러합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의 보고서는 북한의 인권상황을 조사한 대표적인 문서로, 2013년 유엔 인권이사회의 결의안으로 결성된 조사위원회에 의해 작성되기 시작해 2014년 발표됐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정권이 사상과 표현, 종교의 자유, 차별로부터의 자유, 이동과 거주의 자유와 식량권 등을 포함한 인권을 조직적으로 침해하고 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보고서는 또한 북한이 반인도적 범죄를 범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일본 최대 공영방송사인 NHK의 기자는 자이드 대표의 4년 임기 동안 북한의 인권 상황에 조금이라도 개선이 있었다고 생각하냐고 물었는데요, 자이드 대표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자이드 라아드 알 후세인) 주민들이 삶의 기본적인 인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으며, 정치범 수용소 수감자들에게 끔찍한 위협 행위들이 자행되고 있다는 여러 증언이 계속 나오는 것을 볼 때 북한의 인권 상황은 여전히 심각합니다. 이는 일관된 모습입니다. 확실히 개선된 점이 전혀 없습니다.

앞서,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 6월 초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이 북한 인권문제를 논해야 한다면서, 북한이 정치범 수용소에 갇힌 수백 명의 수감자들을 일반 사면 방식으로 석방하라고 촉구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정치범 수용소를 포함해 인권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간담회가 끝난 직후, 자이드 대표는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음에도, 여전히 희망은 있다고 밝혔습니다. 자이드 대표의 말입니다.

(자이드 라아드 알 후세인) 최근 상황을 보면 상당히 고무적인 변화가 엿보입니다. 바로 지방 지도층에서의 변화인데요. 북한의 젊은 관리들이 고위급 간부들과 함께 일하는 모습을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패기 있는 젊은이들이 구세대와 같이 오랜 경제, 문화 관념을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대신 자기 주장을 관철시키고 결정권을 지니는 상황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제게는 희망이라면 희망입니다.

한편, 자이드 대표의 후임으로는 과거 군부 독재 정권의 고문 피해자였던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이 지명됐습니다. 과거 칠레의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정권의 고문 피해자 공군 장성이었던 바첼레트 전 대통령의 부친은 살바도르 아옌데 정권의 전복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훗날 피노체트 쿠데타 과정에서 고문당하다 옥사했습니다. 당시 의과대학생이었던 바첼레트 전 대통령 역시 피노체트 정권에 붙잡혀 고문 받았고, 이후 한동안 망명 생활을 했습니다.

바첼레트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유엔총회에 의해 승인됐으며, 다음달부터 4년 임기를 시작하게 됩니다. 바첼레트는 2006년~2010년 칠레의 첫 여성 대통령을 지낸 뒤 3년간 유엔 여성기구 총재를 역임했으며, 이후 재선을 통해 2014년부터 올해 3월까지 두 번째 임기를 맡았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캐나다 인권박물관이 로힝야족 탄압으로 비판을 받는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의 전시물을 철거할 방침입니다. 캐나다 CBC 방송에 따르면, 박물관은 수치 자문역이 미얀마 내 이슬람교도인 ‘로힝야족’에 대한 대규모 탄압을 묵인, 방관하는 태도로 국제적 비판의 대상인 데다 인권박물관에서 수치의 전시물 철거를 요구하는 캐나다 내 여론이 거세짐에 따라 이런 방침을 정했습니다. 매니토바 주에 있는 인권박물관은 세계 인권사와 관련된 주요 사건과 인물을 기념, 전시하면서 수치 자문역을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 등 세계적 인권 운동가와 함께 소개해 왔습니다. 수치 자문역은 박물관 2층과 4층에 전시된 사진과 함께 인권사 연표 기술에 포함돼 있습니다. 특히 과거 반체제 인사로 탄압을 당하면서 인권 운동에 기여한 공로로 캐나다 명예 시민권을 받은 사실과 기록물도 배치돼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강간 미수와 살인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사형수에 대해 십자가형이 집행됐습니다. 사우디 국영 SPA통신에 따르면, 이 사형수는 미얀마 국적으로, 총을 쏘며 민가에 침입해 물건을 빼앗은 뒤 이 집에 있던 같은 국적의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흉기로 살해한 중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사우디는 이슬람 율법을 적용해 살인, 강간, 간통, 동성애, 마약 유통, 무장 강도 등의 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을 가차 없이 사형에 처합니다. 사우디에서 사형 집행은 교수나 참수하는 방식을 보통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십자가형은 이례적입니다. 사우디는 중국, 이란에 이어 사형 집행 건수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로 꼽힙니다. 국제적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지난해 사우디에선 146명의 사형이 집행됐습니다. 국제인권단체들은 사우디 정부에 사형 집행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인권 후진국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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