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폴란드서만 연 19억 달러 벌어들여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6-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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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근로자들.
폴란드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근로자들.
사진-북한인권정보센터 이승주 연구원 제공

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해외언론이 본 유럽 내 북한 노동자 실태를 들여다봅니다.

(림일) 도착 다음날부터 새벽에 일어나서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점심시간 한 시간 제외하고, 12시간씩 일했고, 3일에 한 번씩 연장 작업을 하면서도 휴식은 제대로 없었습니다.

(김영석) 매일 오전 6시부터 밤 11시까지 무려 16시간 고된 노동을 했습니다. 그리고 쉬는 날 없이 한 달이든 두 달이든 국가 명절이 올 때까지 내내 일해야 했습니다.

방금 들으신 것은 탈북자 림일 씨와 김영석 씨의 북한 해외노동자 실태에 관한 증언입니다. 림일 씨는 지난 1996년 쿠웨이트에 노동자로 파견돼 일하던 중 탈출했고, 김영석 씨는 지난 2007년 러시아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 한국에 갔습니다.

이처럼 북한은 외화벌이를 위해 전 세계 곳곳으로 림일 씨나 김영석 씨 같은 북한 주민들을 내보내고 있는데요, 소위 ‘북한이 세계 최대의 인력소개소’라는 소문을 입증하는 문건이 전격 공개돼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언론매체 ‘바이스’는 최근 단독 입수한 폴란드국립노동조사국 내부 문건을 인용해 ‘김정은을 위한 현금: 북한인들은 어떻게 유럽에서 죽을 만큼 일하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문건에 따르면, 2010~2016년 폴란드에서만 14개 회사가 북한 노동자들을 고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폴란드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한 해 벌어들이는 돈이 최대 19억 달러에 이를 것이란 분석도 담겨있습니다. 바이스는 “북한군 고위 인사가 폴란드 현지에서 회사를 운영하면서 북한 노동자들을 고용해 막대한 외화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폴란드에 북한 노동자를 공급하는 회사 중엔 유엔 제재대상인 ‘고려능라도총무역회사’도 있었습니다. 북한은 이 회사와 폴란드 회사를 거쳐 조선소 아르멕스와 알손, 건설사 아탈 등에 북한 노동자들을 파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은 하루 11~12시간씩 일하면서 유럽노동자들에 비해 열악한 근로조건에 처해있는 것으로도 나타났습니다.

유럽 내 북한 노동자들의 강제노동 실태를 조사하는 렘코 브뢰커 네덜란드 라이덴대학 교수는 바이스에 “지난 2~3년 동안 수출을 많이 하지 못한 북한이 외화를 벌기 위해 노동자를 유럽을 포함해 중국·아프리카 등 전 세계로 보내고 있다. 북한 노동자 한 명당 최대 3만5000달러의 연 수입을 얻는다”고 말했습니다.

브뢰커 교수는 “하지만 실제로 북한 노동자들의 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은 한 달에 80~110달러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열악한 근로환경에 처한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는 건 유럽연합의 법과 국제조약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세계 최대 직업소개소다. 북한 권력층은 가능한 한 많은 돈을 벌기 위해 필요한 모든 일을 다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앞서, 바이스의 독일 보도팀은 폴란드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의 강제노역 실태를 현장 취재한 기록영상을 자사 웹사이트에 올렸습니다. 보도팀은 특히 폴란드 내 북한 노동자를 고용한 회사들이 북한의 노동당 소속 회사와 계약을 맺고 있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특히 지난 2월과 4월 폴란드 외국인 노동자 입국사증 발급 기록과 북한과 폴란드 간 고용 계약서, 여권 복사본 등 다양한 기밀자료를 입수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기록영상 제작자 마누엘 프로인트 씨가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힌 말입니다.

(마누엘 프로인트) 폴란드에 북한 노동자 400명에서 500명이 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저희가 현지에서 입수한 기록에 따르면 과거 5년 간 (2010-2015) 폴란드는 1천 972명의 북한 노동자에게 노동허가증을 발급했습니다. 문제는 그들이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고 어떤 처우를 받는 지 등에 대한 폴란드 당국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탐사보도팀은 폴란드 회사들은 북한 노동자 개인에게 현금으로 임금을 지불한다고 주장했지만, 취재팀이 만난 북한 노동자들은 '분실할까봐 회사에 맡기고 귀국 시에 찾는다'는 등 여러 가지 궁색한 변명만 했다"고 밝혔습니다. 기록영상에 나온 북한 노동자의 말입니다.

(북한 노동자) 아르멕스가 (돈을) 타서 우리 (북한) 회사에 준다. 그러면 (북한) 회사에서 본인들한테....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중국에 구금된 홍콩 출판업자의 딸이 미국 의회에 출석해 부친의 석방을 도와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출판업자 구이민하이의 딸 안젤라 구이는 최근 의회 산하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부친의 석방을 위해 미국이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안젤라 구이는 "아버지가 구금된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지만, 일 때문에 거기에 있는 것 같다"며 "이게 아버지의 동료들이 모두 거기에 있었거나 있는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구이민하이는 '마이티커런트 미디어'의 대주주로 중국 지도부에 비판적인 서적을 출판하던 중 작년 10월 태국에서 실종됐으며 중국의 납치설이 제기됐습니다. 구이민하이는 지난 1월 CCTV에 나와 2003년 교통사고 낸 것을 자수하기 위해 자진해서 중국에 들어갔다고 자백했습니다.

--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이 미얀마의 민주적 정권교체에 찬사를 보내면서도 군부 시절에 만든 불합리한 헌법을 개정해야 민주주의를 완성할 수 있다며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정권교체 후 미국 고위관리로는 처음으로 최근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과 회담한 케리 장관은 "미국은 미얀마에서 벌어진 민주적 정권교체를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압승한 수치 주도의 민주주의민족동맹은 지난 4월 반세기 만에 문민정부를 출범시켰습니다. 이어 케리 장관은 앞서 미국이 단행한 대 미얀마 제재 일부 해제를 언급하면서 민주화 완성을 위한 과제도 제시했습니다. 헌법은 문민정부의 권한을 온전히 보장하고 정부 내 권한의 분명한 분리를 가능케 하는 것은 물론, 소수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개정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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