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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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7월 들어 전면 가동된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를 들여다봅니다.

(마이클 커비) 조사위원회는 북한과 자료와 관련해, 가능한 한 투명하게 활동할 겁니다. 새로운 자료를 얻는 일은 어렵지 않다고 봅니다. 오히려 새로운 것은 조사위원회의 자료 수집 방법과 제시 방법일 겁니다.

유엔 차원의 첫 북한 인권 조사기구인 '북한인권 조사위원회'의 마이클 커비 위원장이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밝힌 말입니다. 북한인권 조사위원회는 지난 3월 유엔인권이사회의 북한 인권 결의안 통과로 설치됐으며, 내년 3월까지 수용소, 고문, 외국인 납치를 포함한 강제실종 등 북한 내 인권 침해 상황을 조사합니다.

조사위원 3명과 유엔 지원팀은 이달 초 스위스에서 첫 회의를 가진 뒤, 유엔과 중국, 러시아, 그리고 유럽연합의 고위 외교관들을 만나고, 인권 운동가들과 면담하는 등 조사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조사위원회의 정식 위원은 3명으로 커비 전 호주대법관, 인도네시아 출신의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그리고 세르비아의 인권 전문가 소냐 비세르코 씨입니다. 이들은 현재 국제법 전문가, 인권 전문가 등 10명에 가까운 유엔 지원팀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커비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시작하면서 북한의 인권상황을 조사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조사위원들이 직접 가서 두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를 위해 방북 조사가 급선무라고 말했습니다.

(마이클 커비) 얼마 전에 북한 정부에 방북 허용을 포함한 협력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정부는 정중히, 그러나 부정적으로 대답했습니다. 저희는 다시 8월 방문에 대해 기간을 명시하여 서한을 보냈습니다. 조사위원회는 이에 대한 긍정적 대답을 기대합니다.

커비 위원장은 북한 방문이 매우 중요한 만큼 조사위원회가 방문하는 첫 국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기 직전에 북한을 방문하는 일정을 임시로 잡아놓았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북한이 과연 얼마나 협조적으로 나올지 미지수입니다. 북한은 유엔인권이사회에 의한 조사위원회 형성 자체가 정치적이고 적대적 행위라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 제네바 북한 대표부의 서세평 대사가 올 봄 인권이사회에서 한 말, 잠시 들어보시죠.

(서세평) 이 같은 주장은 북한의 이미지를 훼손해 사회주의 체제를 파괴하고 국제적 압박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정치적 음모입니다.

방북 여부와 상관없이, 조사위원회는 8월 19일부터 23일까지는 한국을, 24일부터 25일까지는 일본을 방문할 계획입니다. 주요 기관과 인사, 탈북자들을 면담하고 공청회도 열 계획입니다.

이와 관련해, 스위스를 최근 방문한 한국의 민간단체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의 권은경 국제팀장은 조사위원회가 한국과 일본 외에도 기타 관련국을 잇달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권은경) 다루스만 보고관이 저희에게 한국에 갔다가 일본 가서 납치자 문제를 다루고 이후에 태국, 미국, 영국까지 갈 계획이 있는 것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조사 방식은 광범위하며 객관적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수만 명의 탈북자를 모두 만날 수 없는 만큼 방법론을 결정해 특정한 사람만 증언하도록 하고, 때로는 집단적으로 논의를 진행할 수 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내용이 검증되지 않은 자료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마이클 커비) 모든 언론 기관에 경의를 표합니다. 하지만, 조사위원회는 국제 언론 매체에 나온 북한의 실상이 모두 다 진실이라고는 받아들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할 수만 있다면 스스로 확인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한편, 조사위원회는 유엔이 결의한 북한 주민의 식량권과 표현, 이동의 자유 유린, 정치범 수용소 운용 등 9가지 인권 침해 유형을 조사해, 오는 9월에 개최될 인권이사회와 유엔 총회에서 구두보고를 합니다. 이어 내년 3월 제25차 유엔 인권이사회에 공식 서면 보고서를 제출합니다. 조사위원회의 활동 기간은 비록 1년이지만, 결의안을 채택한 방식으로 활동 기간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티베트인의 저항이 이어지는 중국에서 달라이 라마의 생일을 축하하려 모인 티베트인들에게 경찰이 총격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프랑스 통신사인 AFP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인권단체들을 인용해 최근 쓰촨 성 다오푸 현에서 티베트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78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인파를 경찰이 해산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인 '국제티베트운동'에 따르면 2명의 티베트 승려가 무장경찰이 쏜 총에 머리를 맞는 등 여러 명이 다쳤으며 20명 이상이 당국에 억류됐습니다. 부상자들은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고 있다고 단체는 전했습니다. '국제티베트운동'에 따르면 경찰은 군중이 모여 있는 곳으로 출동해 아무런 사전 경고 없이 총과 최루탄을 발포했습니다. 또 다른 국제 인권단체인 '파율'에 따르면 경찰이 쳐 놓은 방책을 지나가던 승려 1명이 공안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아 크게 다쳤습니다. 티베트는 중국의 대표적 소수 민족 가운데 하나로 한족의 통치에 반발해 끊임없이 분리 독립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2009년 이후 분리 독립을 요구하며 분신한 티베트인은 11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유엔과 국제 인권단체들이 이집트 군부의 정치 개입이 표현의 자유를 비롯한 인권 침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UN 부대변인을 통해 "이집트 국민이 시위를 통해 깊은 좌절감과 타당한 염려를 표현했지만 군부의 개입은 어느 국가에서나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반 총장은 또 "언론, 집회의 자유 등 근본적인 권리는 필수적으로 지켜져야" 하며 "민주적 원칙에 따라 조속히 민간 정권을 강화"해야 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세계적 인권단체들 역시 우려를 표했습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성명을 내고 "이집트 군과 경찰은 과거 여러 차례 인권을 침해한 기록이 있다"며 우려했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번에도 무르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몇몇 TV 채널의 방송이 중단되고 해당 방송국 직원들이 체포되는 등 표현의 자유"가 침해된 점을 지적했습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 역시 이집트 군이 친 무르시 방송을 중단시킨 것을 규탄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