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직업, 나의 미래] 남한 상반기 취업문 넓어져

워싱턴-이진서 leej@rfa.org
2010.07.06
get_job_305 지난 2일 오후 서울 마포구청 로비에서 열린 '제1회 마포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를 살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MC: 안녕하세요 ‘나의 직업, 나의 미래’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세계 경제의 악화로 나라마다 실업자는 계속 느는 반면 새로운 일자리는 만들어지지 않아 어려워하는 사람이 많은듯합니다. 남한도 예외 일 수는 없어서 청년 실업자, 취업 전쟁이란 용어들이 어느새 익숙해져 버렸습니다. 오늘은 올해 남한의 상반기 취업 상황은 어떤지 알아보고 전문가를 통해 탈북자의 취업 현황도 들어봅니다.

남한에는 직장을 찾는 구직자와 일꾼을 필요로 하는 기업을 연결해주는 전문 회사가 있는데 그곳을 ‘취업전문정보회사’라고 합니다. 이런 회사는 매달 또는 분기별로 신규사원을 채용하는 회사의 정보를 고객에게 알려주고 채용 시장의 동향을 언론에 보도합니다.

올해도 반이 지난 시점에서 올 상반기 일자리 상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좋았다고 하는데 남한의 취업전문정보회사 중 하나인 인쿠르트사 윤성은 홍보담당에게 자세한 얘기를 들어봅니다.

윤성은: 인크루트가 매출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상반기 4년제 대졸 신입 신규채용’ 에 대해 결산조사를 한 결과, 올 상반기 채용규모가 전년동기 대비 6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에 응한 352개사가 올 상반기 뽑은 인원은 총 8천 185명으로 이들 기업이 지난해 상반기 채용한 인원이 5천 25명이었으니 3천여 개의 신규 일자리가 더 생긴 것입니다. 작년 상반기 대기업 신규 일자리의 3분의 2 정도가 더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계약직이나 임시직은 포함되지 않았고 4년제 대학 졸업자를 대상으로 한 신입 사원의 신규 채용률로 인턴 즉 실습사원은 대기업에서 정식사원으로 채용한 것은 아니지만 일정 기간의 실습을 통해 정직원으로 뽑을 계획이라고 했을 때 결산 조사에 포함했다고 인쿠르트는 덧붙였습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는 올해 신입 사원을 채용한 대기업의 수도 늘었고 특히 늘어난 일자리가 구직자들이 가장 선호한다는 대기업이어서 희망적입니다. 새로운 일자리는 어느 분야에서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업종별로 직업을 갖게 된 사람의 수는 어느 정도인지도 알아봤습니다.

윤성은: 업종별로는 물류 운수 148.5%와 금융 134.4%의 증가율이 100%대를 상회했습니다. 석유화학, 식음료, 유통무역, 전기전자•IT 기타제조 등도 50%를 넘는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자동차, 건설, 기계철강조선 등 다른 대부분 업종도 일단은 채용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업종별 채용인원을 살펴보면, 금융업이 1,620명으로 가장 많은 인원을 뽑아서 상반기 채용시장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고, 전기전자가 1,371명, 건설업이 1,085명으로 세자릿수 이상의 신규인력을 뽑았습니다. 이어 기타제조, 식음료, 기계철강조선, 유통무역, 자동차, 석유화학, 물류 운수 순으로 각각 집계됐습니다.

새로운 일자리가 많았던 금융업에는 보통 은행, 보험, 증권의 일자리가 속합니다. 채용 시장의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 대기업의 신규 채용이 많았던 것은 일단 지난해 채용 시장이 바닥을 친다는 얘기가 있을 만큼 워낙 저조했는데 올 들어 예상보다 경제 상황이 좋아지면서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인재 확보에 나선 것이 주요 요인이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다른 취업전문정보회사인 리쿠르트 사의 이정주 대표는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아주 좋았다며 특히 젊은 층보다 나이가 든 중장년층의 취업이 많았던 점이 그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남한에선 대학 졸업자가 사회에 진출하는 직전인 가을과 졸업식이 있는 봄에 채용이 이뤄져 이때의 분위기를 빗대어 ‘취업전쟁’이다는 말을 합니다. 남한에선 명문대학에 들어가기도 어렵지만 졸업한 후 봉급 많고 대우 좋은 대기업에 들어가기도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학 졸업 후 많은 사람이 취업 준비 기간을 거치게 된다고 이정주 대표는 말합니다.

이정주: 취업을 위해 사교육비를 많이 쓰는 것은 몇 년 전부터 일반화됐습니다. 아무래도 대기업에 들어가기 어려우니까 취업 준비를 하는데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채용 시장의 특징 중 하나는 정규 사원을 직접 뽑는 것이 아니라 인턴사원을 대기업들이 대거 뽑았습니다. 3-6개월 정도 보면서 우리 회사와 맞는 사람을 하반기에 정규 사원으로 뽑겠다는 이런 전략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반기 집계 수가 좀 부풀려 진 점도 있지만 보이긴 하지만 신입 사원이 사실 대기업에 들어간다든지 노동시장에 진출할 때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실제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 우리 회사와 맞는 사람을 기업들은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계속 검증하고 있습니다.

남한의 4년제 대학은 보통 종합대학입니다. 대학 안에 문과대학, 공과대학, 법과대학, 체육대학 등 여러 단과대학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학에서 뭘 전공했는가 하고 누가 묻는다면 서울 대학교 문과대학 국어국문학과 졸업했습니다. 라고 답변하면 정확합니다. 하지만 보통 서울대 국문과 전공이요. 라고 해도 알아듣습니다. 대학 때 택한 전공은 취업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까?

이정주: 최근에는 오히려 그런 경향이 뚜렷합니다.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해선 아무래도 이공계 중심의 실제 응용과학이라 할 수 있는 실제 업무에 필요한 공부를 했을 때 취업률이 높습니다. 학과별로 보면 서울에 있는 대학뿐만 아니라 지방대학 그리고 전문대 공대 졸업생이 취업이 잘됩니다. 반면 사회계열인 경제나 경영은 취업이 잘 되지만 그 밖의 학과는 취업이 어려운 편입니다. 대학생 중 또 취업이 어려운 부분은 아무래도 신입생을 안 뽑다 보니까 서울을 중심으로 한 유명대학, 지방에 있는 국립대학을 제외한 나머지 지방의 4년제 대학, 인문사회계열 그리고 여학생의 취업이 아직 좀 어렵습니다.

이 대표는 성공적인 취업을 위해선 끊임없이 자기 분석을 해야 한다며 자신이 뭘 잘할 수 있는지 알아야 하고 그것에 맞춰 산업 구조는 어떻게 바뀌어 가고 있고 기업은 새로운 사업을 어떻게 전개해 가는지 알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 것에 맞춰서 계속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에 자신을 맞춰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남한 사람도 그렇지만 특히 탈북자는 몸에 배어버린 나쁜 습관을 고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 대표는 지적합니다.

이정주: 탈북자가 기업에서 적응을 가장 못 하는 것 중 하나가 잘 못 참는 겁니다. 조금만 문제가 생겨도 인간관계를 잘 못합니다. 대인관계에서 조금만 생겨도 조직에 어울려 일하는 것을 잘 못하는데 이런 부분이 조금씩 훈련이 된다면 취업도 문제없다고 봅니다.

남한 이화여자대학교 통일학 연구원 김화순 박사는 남한에 있는 탈북자 수가 늘면서 탈북자가 일하는 분야도 다양해지고 전문화되고 있다면서 의사, 기자, 대학 교수는 물론 공무원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탈북자의 취업률은 남한 사람보다 낮은 것이 사실이라며 탈북자가 남한 사회에 진입하면 먼저 자본주의 사회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우선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화순: 사실은 남한의 노동시장 상황이 취업하거나 직업을 구하는데 만만한 상황이 아닙니다. 남한에서 태어나 학교에 다닌 청년도 그런데 북한 출신은 두말할 나위 없이 어려움이 있겠죠. 문제는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자세가 관건이라고 봅니다. 일단 탈북자는 남한 사회가 나에 대해 직업을 줄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데 비해서 사실 노동시장이란 것이 국가가 개입해서 일자리를 만들라고 해서 만들어지는 상황은 아니거든요. 그러기 때문에 실제로는 당사자가 노동시장에서 구직운동을 하면서, 자신이 가진 노동력의 가치를 기업주에게 설명하고 좀 불리한 입장에 서야 하는데 그런 부분을 탈북자는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이 일선 취업 담당관들의 말입니다.

‘나의 직업, 나의 미래’ 오늘은 남한의 채용시장 현황에 관련한 이모저모를 알아봤습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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