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북한의 중동 미사일 밀거래

주성하-탈북자, 동아일보 기자
2018-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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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소년들이 사우디 공습으로 파괴된 집안 잔해에 위에 서 있다.
예멘 소년들이 사우디 공습으로 파괴된 집안 잔해에 위에 서 있다.
AP Photo / Hani Mohammed

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요즘 전 세계에서 싸움을 제일 격렬하게 하는 곳이 예멘이 아닐까 싶습니다. 중동 싸움이 맨날 그렇듯이 이곳도 한 나라에 수니파와 시아파가 섞여 살다가 서로 붙은 거죠. 수니파 종주국은 사우디고, 시아파 종주국은 이란인데, 이란이 지원하는 후티반군이란 세력이 들고 일어나 수니파 정부를 뒤집어 버렸습니다.

그러자 사우디가 자기편이 반군에 당했으니 가만있지 않고 개입했습니다. 혼자 들어가진 않고, 친구들 모아서 아랍에미리트군, 수단군 등이 같이 들어갔는데 쉽지 않습니다. 후티 반군이 이란에서 무기를 지원받는데, 특히 유도미사일이 위력적입니다. 이게 가격이 저렴한데 성능이 꽤 좋습니다. 미국제 F-15 전투기도 격추하고 대형 유조선도 파괴했습니다.

후티 반군이 산악지역에 숨어 있는데, 거기 들어갈 도로는 뻔하고, 그러니까 사우디 중심 연합군이 들어가는 족족 이란제 유도미사일에 얻어터집니다. 사우디가 돈이 많으니 세상에서 제일 좋다는 전투기, 탱크 이렇게 다 사와서 무장하고, 몇 백배나 더 많은 돈을 투입하는데, 이거 산에 숨으니 방법이 없습니다. 열 받은 사우디가 결국 비행기로 마구잡이 폭격을 해대니 또 민간인들이 학살당하고, 난민이 전 세계로 흩어지고, 심지어 제주도까지 예멘 난민들이 100명 넘게 밀려왔습니다. 그러니까 또 한국이 이슬람 난민 받지 말자고 난리가 났습니다.

그런데 이 후티 반군의 저렴하고 성능 괜찮은 레이저 유도 미사일이 이란제인 것은 분명한데, 이 기술이 중국제인지 북한제인지는 애매합니다. 제 생각엔 분명히 북한 기술일 것 같습니다. 북한이 미사일 장사 엄청 하거든요.

지금도 예멘까지 가서 미사일 몰래 팔려 하는데 원유 나오는 이란에 안 팔았겠습니까? 북한이 후세인 알리와 같은 시리아 무기 밀매 브로커를 내세워 후티 반군에 자동보총, 기관총, 휴대용 미사일, 차량, 반항공 기술 등을 넘기려 하다가 들켰습니다.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로 위장한 회사가 주로 이런 일을 담당합니다. 미사일 팔려고 별 수법 다 씁니다.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 5월에 낸 회고록을 보면 이런 내용도 나옵니다. 자신이 북에서 파견한 사람과 함께 1999년 스웨리예 스톡홀름의 한 커피숍에서 이스라엘 대사를 만났답니다. 이때 북한은 우리가 시리아와 이란에 미사일 팔겠는데, 그거 안 팔게 하려면 10억 달러 내놓으라 했다는 겁니다.

이스라엘과 불구대천의 원쑤인 이란과 시리아가 장거리 미사일을 가지면 그게 어디로 날아오겠습니까. 막긴 막아야 하는데 10억 달러가 적은 돈은 아니고, 결국 이스라엘은 “10억 달러를 현금으로 마련하기 어려우니 기술과 물자로 대신 주면 안 되겠느냐”고 제안했지만 북한이 단칼에 거절해 협상이 결렬됐다고 합니다. 이처럼 중동은 북한의 가장 큰 무기 시장이고, 그 중에서 시리아와 이란이 주요 고객이었습니다.

그 과정에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2007 9 5일 밤 이스라엘 전투기 8대가 몰래 시리아의 한 지점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놓고 돌아왔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스라엘과 시리아가 모두 “폭격하지 않았다” “우리도 폭격당하지 않았다” 이런 겁니다. 이 작전의 비밀은 11년 뒤인 올해에 자세히 공개됐습니다.

당시 이스라엘이 폭격한 곳은 시리아가 북한의 지원을 받아 아주 외딴 지역에 건설하던 원자로였고, 가동까지 앞둔 상태였습니다. 시리아는 이스라엘 눈에 띄지 않으려고 이곳을 평범한 공장으로 위장했고, 이목을 끌까봐 울타리도 경비원도 두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이 알아냈죠. 그 계기가 뭐냐면, 2003년 리비아가 미국과의 합의에 따라 핵 프로그램을 폐기한다고 선언하자 이스라엘이 충격에 빠졌습니다. 자기들은 리비아가 핵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조차 몰랐거든요. 이때부터 이스라엘 정보부는 주변국의 핵 개발 정보를 집중적으로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2007 3월 시리아 원자력에너지 수장이 국제원자력기구 행사 참석차 오스트리아 빈을 방문했을 때 이스라엘 공작원이 그의 호텔방에 몰래 들어가 한 시간 만에 컴퓨터 자료를 다 빼왔습니다. 원래 이스라엘 정보부인 모사드의 작전 능력은 세계에서 유명하죠.

어쨌든 그 훔쳐온 자료를 보니 또 충격이었죠. 바로 코앞에서 시리아가 핵을 개발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처음엔 미국에 말해 이걸 폭격해달라고 했는데, 미국이 거절하니까 직접 ‘상자밖 작전’이라고 이름 붙은 공습 계획을 마련해 전광석화처럼 폭격했습니다. 그 다음엔 특공대 12명을 파견해 완전히 파괴됐는지 사진도 찍고, 토양도 가져와 이 원자로가 북한제라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시리아는 억울하지만 이걸 난리쳤다가는 자기들이 북한의 도움으로 핵을 개발한 게 드러나니 폭격 받은 일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그런데 이 폭격 때 이 원자로를 건설해주려 갔던 북한 핵 기술자 15명이 함께 죽었습니다. 이 사실 역시 북한은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마 지금 북한의 핵 개발 부대에 가면 그때 시신도 남기지 못하고 죽은 이들이 공화국 영웅이 돼서 복도에 초상화가 붙어 있을 겁니다.

이스라엘은 지금도 이란 핵시설을 계속 폭격하려 하는데 미국이 말리고 있습니다. 대신 이란의 중요 핵과학자들이 계속 암살되고 있는데, 이것은 증거가 없을 뿐이지 이스라엘 짓인 것은 누구나 다 압니다. 아마 북한이 한국이 아니라 이스라엘과 적대국으로 붙어 있었다면 볼만했겠죠. 아마 영변도 오래 전에 쑥대밭이 됐을 것이고, 핵 과학자들도 한 절반은 암살됐을 겁니다.

북한도 먹고 살기 위해 미사일 같은 무기 팔려고 애를 많이 쓰는데, 그거 아무리 열심히 해봐야 미국 몰래 파는 한 푼돈일 겁니다. 북한이 잘 살려면 정상국가로 변해서 경제를 발전시키는 길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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