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삼지연 시찰과 개마고원 트레킹

주성하-탈북자, 동아일보 기자
2018-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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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양강도 삼지연군의 생산현장과 건설현장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양강도 삼지연군의 생산현장과 건설현장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번 주 김정은이 삼지연을 방문했었군요. 삼지연 안의 여러 건설현장을 돌아보고는, 베개봉 전망대에서 삼지연읍 건설 총계획안과 조감도를 보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단 지시하기로는 삼지연군 건설을 철저히 교양구획, 살림집구획, 현대거리구획, 관광구획 등으로 가르고 비준된 총계획안에 준하여 진행하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이 생태환경을 보존하는데 역점을 둔 것이었습니다. 김정은은 삼지연군을 건설하면서 산림을 파괴하는 현상이 나타나면 안 된다면서 봇나무를 많이 심으라는 지시까지 했습니다. 삼지연군 건설에서도 다른 건 다 그렇구나 싶은데, 관광구획을 만들라는 지시라든가 산림을 지키라는 것이라든가, 이런 것을 보면서 저는 김정은이 백두산을 활용한 관광사업을 계획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원산에 관광도시를 꿈꾸면서 갈마반도에 대규모 건설을 하지 않습니까? 거기 동원된 돌격대가 작년까지 삼지연 꾸리기에 동원됐습니다. 이걸 봐도 그렇고, 김정은이 외국인들을 끌어 들여 돈을 버는 구상에 갈마 카지노, 백두산 산악걷기 이런 것이 함께 포함돼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배낭 하나 메고 산지를 헤매는 것을 남쪽에서는 트레킹이라고 하는데, 의외로 그걸 좋아하는 사람이 세계에 많습니다. 북한 사람이 들으면 그런 돈 안 나오는 일을 왜 하지, 그럴 바에는 우리가 매년 하는 것처럼 산에 올라가 송이라도 캐라고 하겠지만, 여기는 그럴 기회가 없으니 돈을 내고서라도 좋은 산을 돌아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좋은 공기를 쐬면서 파란 하늘을 보며 시원한 바람 속에 숲을 걷는 것은 저도 정말 해보고 싶습니다만, 시간이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잘 알려진 산악 트레킹 애호가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4월 27일에 판문점에서 김정은과 만났을 때 “저는 백두산에 안 가봤습니다. 중국으로 가는 분들이 많지만 나는 북측을 통해 백두산에 꼭 가보고 싶습니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김정은이 “대통령께서 오시면 솔직히 걱정스러운 게 우리 교통이 불비해서 불편을 드릴 것 같습니다. 평창올림픽에 갔다 온 분이 말하는데, 평창 고속열차가 다 좋다고 하더군요. 남측의 이런 환경에 있다가 북에 오면 참 민망스러울 수 있겠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다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오래 전부터 이루지 못한 꿈이 있는데 바로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트레킹하는 것입니다. 김 위원장이 이 소원을 꼭 들어줄 것이라 믿습니다. 제가 퇴임하면 백두산과 개마고원 여행권 한 장을 보내주겠습니까.”

그랬더니 김정은이 즉답은 하지 않고, “오늘 내가 걸어서 온 여기 판문점 분리선 구역의 비좁은 길을 온 겨레가 활보하며 쉽게 오갈 수 있는 대통로로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갑시다”라고 대답했습니다. 한국은 외래어 참 많이 쓰니까, 김정은은 트레킹이 무슨 뜻인지 잘 몰랐을 겁니다. 개마고원 걷고 싶습니다 이러면 아마 답했을 것 같은데요.

하지만 김정은이 돌아가서도 분명 문재인 대통령이 한 말을 기억했을 겁니다. “남조선 대통령이 백두산과 개마고원에 오고 싶어 한다니, 저걸 활용하면 뭔가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요? 아마 삼지연 멋있게 꾸려 놓고 문재인 대통령 초청하려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문 대통령이 가을에 북에 가면 직승기로 삼지연 구경 시켜줄지도 모르고, 그전에 직접 삼지연 가서 몇 달 뒤에 그래도 되는지 보려간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사실 백두산과 개마고원에 가고 싶다는 것은 덕담 차원에서 한 말이 아니고 문 대통령의 오랜 꿈입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에 쓴 자서전에서 통일이 된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염원으로 외가의 뿌리 찾기와 개마고원 트레킹을 하고 싶다고 꼽았습니다.

문 대통령이 실향민의 자식이기 때문에 그런 염원이 컸을 겁니다. 그의 부모는 함경남도 함흥에서 살다가 1950년 흥남 철수 때 거제도로 내려와서 여기서 문 대통령을 낳았습니다. 문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올 때 친가 쪽은 할아버지 여섯 형제의 자식들이 다 왔지만 어머니는 한 분만 왔다, 통일이 된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아흔이신 어머니를 모시고 어머니 고향인 함남 함주에 가서 외가의 뿌리를 찾고 싶다”고 했습니다.

아마 문 대통령 집권 후 북한이 이미 문 대통령의 외가가 어디 있는지 파악해 놨을 것이라고 봅니다. 뭐 월남자를 둔 가족이라 크게 되진 않았겠죠. 그리고 개마고원 트레킹이 문 대통령의 두 번째 꿈인데, 개마고원은 워낙 큽니다. ‘한반도의 지붕’이라는 말에 걸맞게 웬만한 한개 도 면적이 넘는 1만 4300㎢에 이릅니다.

이걸 잘 개발하면 세계적인 관광지가 될 자격이 충분합니다. 그냥 걷는 사람들을 위한 길을 닦아놓을 수도 있지만, 전 세계적인 산악자전거 대회, 산악자동차 대회도 많으니 이걸 유치할 수도 있습니다. 아마 개마고원을 개방할테니 어서 오라고 하면 너도 나도 거기 달려갈 겁니다. 그만큼 개마고원은 매력적인 곳입니다. 그걸 통해 또 세계에 홍보가 되고, 미국인 유럽인들이 찾는 곳이 된다면, 오히려 그곳을 지금까지 가만 놔둔 것이 큰 도움이 되는 겁니다. 저는 이번 김정은의 삼지연 방문이 핵을 폐기한 후 국제 관광자원을 끌어들이기 위한 차원의 행보이기를 바랍니다. 김정은이 삼지연 방문 이전에 이달 초 방문한 곳도 신의주와 신도로 북중 접경지역입니다.

남쪽에선 또 김정은이 큰 결심을 하기 전에 꼭 삼지연에 간다 이런 말도 있습니다. 2013년 삼지연 다녀오고 결심을 세운 뒤 장성택을 죽였고, 작년 12월에도 삼지연 가서 백두산 천지에 오르더니 1월 1일부터 핵을 폐기하겠다고 적극적인 평화공세를 폈습니다. 이번에도 좋은 결심을 하고 돌아왔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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