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스기만도 벅찬데 스텔스 무인기라니

주성하-탈북자, 동아일보 기자
2019.09.06
f35-620.jpg 지난달 22일 오후 청주 공군기지에서 스텔스 전투기 F-35A가 비행을 마친 뒤 착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랑하는 북녘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달 김정은이 쩍하면 새로 만들었다는 미사일과 방사포를 쏘면서 무력시위를 해댔습니다. 미안하지만 그건 남쪽에선 이제는 폐기할 때가 된 무기 수준 정도입니다. 저가 북에서 대학을 다니던 1990년대 교도에 나가니 저희 고사포는 1942년에 제작돼 6.25전쟁 때 쓰던 무기였습니다. 수동으로 열심히 포신을 돌려도 비행기 속도 못 따라가는 이런 반세기 전의 고물로 전쟁을 할 수 있을까 의문이었습니다.

남쪽에 와보니 역시나 그건 정말 실전에선 한 방도 쏘기 전에 전멸할 그런 무기들이었습니다. 아마 평양 도로 주변 요충지마다 그런 낡은 고사포를 잔뜩 깔아놓은 것은 평양 상공 방어를 위해서라기보단 내부에서 쿠데타가 일어나면 평양 진격을 막기 위한 것 같습니다.

교도대니까 낡은 포를 줬다고 할 수 있겠지만 현역들의 포도 마찬가지입니다. 2010년 북한이 연평도에 방사포를 갑자기 마구 쏜 적이 있는데 아마 그 방사포 부대는 북한에서 제일 전투력이 강한 부대였을 겁니다. 그런데 포탄 위력이 너무 보잘것없어 몇몇 포탄은 한국군 진지에 떨어져도 아무런 피해도 주지 못했습니다. 한국군의 자주포는 탱크처럼 철갑을 두른 포인데, 이건 방사포탄 맞아도 끄떡없습니다. 북한이 아무리 최신 무기를 만들었다고 자랑해도 한국군의 전력 발전 속도에 비하면 정말 보잘것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정은이 연일 미사일을 쐈다고 자랑하던 8월 중순에 남쪽에선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김정은 때문이 아니고 한국과 같은 민주주의 국가들은 앞으로 5년 동안 국방력을 어떻게 발전시킬지를 5년마다 한번씩 발표합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은 앞으로 5년 동안 매년 평균 500억 달러 정도를 국방비로 씁니다. 2017년만 해도 400억 달러 정도였는데, 2년 만에 한해 평균 100억 달러가 늘어나는 겁니다.

이 돈을 가지고 숱한 무기를 사오거나 개발하는데, 대표적인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요새 북한 언론 보도를 보면 한국에서 F-35 스텔스기를 도입했다고 난리를 치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한국 공군은 2021년, 즉 2년 뒤까지 최신 스텔스기 40대를 사오는데, 이미 8대를 들여왔습니다. 올해에만 10대 넘게 들어옵니다.

대당 가격이 1억 6000만 달러쯤 하는 이 비싼 스텔스기는 레이더로 탐지가 불가능합니다. 러시아나 중국 같은 대국도 미국의 스텔스기를 탐지 못하니 북한이야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북한이 이 비행기에 제일 민감한 것은 김정은이 자는 숙소 상공에 은밀히 들어가 폭격할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이미 인공위성으로 김정은의 동선을 손금 보듯 파악하고 있는데, 마음만 먹으면 몰래 들어가 제거가 가능한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 노동신문 등에서 난리를 치는 겁니다.

그런데 스텔스기는 이번에 갑자기 결정 난 것이 아니라 5년 전 국방계획에서 결정이 나서 지금 도입하는 것입니다. 국방계획에는 앞으로 5년 안에는 스텔스 무인기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무인기는 말 그대로 사람이 타는 비행기가 아니고 그냥 비행기만 띄우고 땅에서 조종합니다. 이 분야에서 제일 앞서 나가는 나라는 당연히 미국인데 이미 중동에서 많이 운용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무인기는 중동에서 ‘하늘의 저승사자’로 불리며 테러범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무기입니다. 미국의 무인기는 한번 뜨면 27시간이나 하늘에 소리 없이 떠 있습니다. 너무 높이 떠서 눈으로 보이지도 않고 스텔스 기능을 장착하면 레이더로 탐지도 못합니다. 미국은 말 그대로 평양 김정은 집무실 상공에 이런 무인기를 하루 종일 띄울 능력이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 띄우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무인기가 떠 있는 동안 조종은 한국도 아닌 미국에서 합니다. 사람들이 몇 시간씩 교대하면서 무인기가 보내는 정보를 받습니다. 요즘은 이런 무인기로 사람의 얼굴 식별은 물론이고 소지품까지 다 파악합니다. 공격할 필요가 있으면 지상에 접근해 미사일을 발사합니다. 미국은 중동 테러단체의 주요 지휘관들은 대체로 이런 방식으로 제거합니다.

한국도 5년 뒤면 이런 스텔스 무인기를 가지게 되는데, 그때면 김정은은 훨씬 더 불안할 겁니다. 아마 이것도 앞으로 엄청 비난하면서 중단하라고 할 것이지만, 이게 세계의 군사 발전 추이인데 김정은이 중단하라고 해서 중단하겠습니까? 아마 10년 뒤쯤이면 북한은 전쟁할 엄두도 내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미사일이나 방사포를 꺼내놓으면 하늘에서 다 지켜보고 발사하려는 순간에 먼저 미사일로 제거해 버릴지도 모릅니다.

한국은 앞으로 10년 이후에 경항공모함도 도입합니다. 항모라면 당연히 비행기가 실려야겠죠. 한국이 도입하는 경항공모함에는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F-35B 스텔스 전투기가 실리게 됩니다. 이런 항공모함은 중국이나 일본과 비교했을 때 우리도 이쯤은 있어야 해서 가지는 것이지, 북한과 전쟁하려면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물론 전쟁이 일어나면 쓰기야 하겠지만 이것까지 쓰면 북한이 불쌍해서 어떻게 합니까.

이번 국방계획에는 최대 탐지거리가 800㎞ 이상 되는 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나 이지스 구축함 레이더 등을 추가로 확보하고, 요격미사일 구매 비용을 엄청 늘렸습니다. 이 정도면 북한이 미사일 쏴 봐야 거의 다 요격이 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번 국방계획을 보면 이외에도 의미가 있는 것이 참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끝나는 2022년까지 2개 군단과 5개 사단을 해체하기로 했는데, 이러면 총 병력이 현재의 60만 명에서 50만 명으로 줄고 이중 육군이 38만 밖에 안 됩니다. 이 정도 병력으로 북한과 어떻게 싸울까 궁금하실 텐데, 시간이 없어 자세히 설명해드리지 못하겠네요.

한국군 전투 체계가 어떻게 바뀌는지는 추석이 끝나서 이것만 한번 구체적으로 설명을 드려볼까 합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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