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하의 서울살이] 취약점 드러낸 북한의 연평도 공격

주성하∙ 탈북자, 동아일보 기자
2010.11.26
nk_shell_305 북한의 연평도에 대한 기습 포격 사흘째인 25일 오전 옹진군 연평면 주택가에서 발견된 포탄 탄피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 방송을 듣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23일에 북한의 해안포 부대가 연평도를 향해 포사격을 했습니다. 모두 몇 발을 쐈냐 하니 170발을 쐈습니다. 그렇지만 그 결과를 보면 정말 실망입니다.

군 복무 10년 동안 연평도만 바라보면서 훈련을 했을 것이고, 이번 사격도 오랫동안 준비해서 일제사격을 했을 것인데 결과는 완전히 낙제입니다. 170발 중에 90발이 바다에 떨어지고 80발만이 섬에 떨어졌습니다. 연평도까지 불과 30리도 안되는데 절반이 섬도 맞추지도 못한 것을 보니 이건 포가 고물이 돼서 그런 겁니까, 아니면 훈련이 잘 돼 있지 않아서 그런 겁니까.

이건 뭐 고려시대 화포도 아니고, 무슨 포가 오차가 그리 심합니까. 저라면 그런 포들 다 갖다가 바다에 처박겠습니다. 그런 고물포를 가지고 천하무적의 조선인민군을 외치고 있겠죠.

포탄의 위력도 정말 보잘 것이 없더군요. 도로에 떨어진 것을 봤는데 이건 포탄이 떨어진 것인지 정으로 파놓은 것인지 모를 정도로 작은 구멍 하나 만들었더군요. 그런 포탄을 갖고 전쟁하겠다는 겁니까. 그래도 대포랍시고 아무 대비도 안하고 있는 쪽에다 무려 170발이나 쐈는데 이쪽에서 사망자가 4명만 발생했습니다. 저라면 그런 포탄 저 골짜기에 가져다 몽땅 용도폐기하고 말겠습니다.

최근에 북에서 나온 ‘김정은 대장 위대성 자료’라는 것을 보니 그가 위성항법장치를 이용해서 포사격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다고 자랑하더군요. 부끄럽습니다. 획기적으로 높였다는 게 눈앞의 커다란 섬도 못 맞추고 포탄이 절반 넘게 바다에 떨어집니까.

지금으로부터 거의 44년 전인 1967년 1월 경호함 56호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여기선 그걸 당포함 사건이라고 부릅니다. 당시 그 함선을 침몰시킨 해안포 중대장은 공화국 영웅칭호를 받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 넘게 승진을 못하고 중대장으로 늙었습니다.

왜 그런지 아십니까. 침몰시켰으니 못시킨 것보다는 나으니 영웅 칭호는 주었습니다만 문제는 포를 180발 넘게 쐈다는 겁니다. 평소 얼마나 훈련하지 않았으면 앞에 보이는 배 하나 침몰시키는데 무려 180발이나 쏘냐, 운 좋아서 침몰은 시켰지만 사실 처벌감이다 뭐 이런 논리로 영웅이 되고도 중대장은 못 벗어난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해안포 사격을 보니 40년 전보다도 수준이 후퇴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이번엔 배가 아니라 큰 섬도 못 맞히네요. 그렇게 한심한 실력으로 일만 터지면 천백 배 무자비한 보복을 안기겠다고 하니 텅 빈 깡통이 소리만 요란하다는 속담이 생각납니다. 이번 실력을 보니 다른 말도 전혀 믿기지 않습니다.

이번에 저는 한국군이 벙커버스터는 왜 안 쓰는지 궁금했습니다. 그 폭탄은 산에 뚫은 갱도 정도는 그냥 폴싹 무너지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확전을 경계해서인지 여기 대응도 영 허술하게 진행됐습니다.

사실 해안포 대대 하나 몰살 시켜봐야 별로 자랑스럽진 않습니다. 강원도에 나와 있는 보병이나 황해도 해안가에 있는 해안포병이나 사실 북에서 제일 빽이 없는 힘없는 불쌍한 가난뱅이 자식들만 가는 곳이 아닙니까. 먹을 것이 없어서 제일 배고픈 부대이죠. 그런 가난한 인민의 자식들을 무리로 몰살시키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그들이 뭔 죄가 있습니까.

이번에 북에선 먼저 공격을 받았기 때문에 포사격을 했다는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건 자신들의 공격을 정당화하기 위한 억지 논리입니다. 사실 이번 포사격은 북에 대해 제재국면을 해체하지 않고 있는 미국과 한국을 협박하기 위해 계획된 도발입니다.

이러면 단기적으론 효과가 좀 있을지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론 100% 북조선이 손해입니다. 6.25전쟁이 끝나서 한국 영토가 이렇게 포사격을 받은 것은 처음입니다. 갑자기 포사격을 받아서 사망자가 발생하니 노인들도 총 메고 싸우겠다고 할 정도로 남한 여론이 완전히 들끓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남쪽에서 북에 지원한 식량만 500만톤 됩니다. 그렇게 주고도 대포알로 되받으니 사람들이 북에 절대 지원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신의주 수해지원으로 들어가던 쌀이 중단됐습니다. 그러면 누가 손해입니까. 외국 식량지원배가 들어오나 목을 빼들고 기다리던 주민들만 손해인 것입니다. 통강냉이밥도 제대로 못 먹는 인민군 스스로가 손해인 것입니다. 예전엔 그래도 남쪽에서 식량지원이 들어가면 군대들이 많이 빼돌려 먹었잖습니까. 이제 빼돌릴 것도 없어지면 영양실조 환자가 되는 것은 누구입니까. 위에서 정책을 잘못하는 바람에 애매한 백성들과 그들의 자식들만 손해를 보게 되는 겁니다.

3월에 천안함이 침몰됐을 때 남쪽에선 그게 북쪽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하던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민간인들이 사는 마을에 무차별 포사격 퍼붓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천안함을 북에서 침몰시킨 것이 맞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습니다. 점점 남에서 북쪽 편들어줄 사람들이 없어집니다.

여기에 국제사회에서 제재를 가할 것이고, 중국도 골치 아픈 이웃 편들어주기 점점 부담스러워질 것입니다. 왜 정치를 이따위로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네요. 여러분들의 심정은 확 전쟁이라도 터지라는 것이겠지만, 이렇게 해도 전쟁은 나지 않고 백성들만 고생하는 겁니다. 당국의 군사 모험주의적 정책에 박수만 쳐주시지 마시고 그런 무모한 정책으로 우리 삶이 얼마나 어려워질지 한번 돌아보시고 이웃들과도 의견을 나눠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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