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하의 서울살이] 김정은의 핵인질이 된 인민들

주성하-탈북자, 동아일보 기자
2024.02.09
[주성하의 서울살이] 김정은의 핵인질이 된 인민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시험발사를 지도하고 핵잠수함 건조 사업을 둘러봤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밝혔다.
/연합뉴스

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음력설이 왔습니다. 김정은이 있는 한 새해에도 여러분들의 살림살이가 더 좋아질 순 없겠지만, 그럼에도 어떻게든 삶을 이어나가다 보면 김정은 정권이 끝나고 행복해질 날이 꼭 올 것입니다. 새해 덕담이라고 이런 말밖에 드릴 수 없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김정은은 올해 들어서도 계속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연일 포와 미사일을 쏘고, 얼마 전엔 핵추진잠수함까지 만들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왜 이렇게 돈도 없는 자기 분수도 모르고 비싼 군사 장비를 만들겠다고 나서는지, 정말 할말을 잃게 됩니다.

 

원자력 잠수함을 만드는 국가는 현재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5개 나라에 불과합니다. 북한은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가난한 나라인데, 강대국이나 만드는 정찰위성이니 핵추진잠수함이니 만들겠다고 나서니 인민 생활이 개선될 수 있습니까.

 

핵추진잠수함은 정찰위성에 비해 돈이 훨씬 많이 듭니다. 핵잠수함의 소형원자로는 원자력 공학적으로도 가장 어려운 기술입니다. 왜냐면 잠수함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승조원의 방사선 피폭을 최소화하고 안전성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배가 급격하게 기우는 변화무쌍한 해상 환경과 충격에도 안전해야 하고, 또 소음도 디젤 잠수함에 비해 훨씬 크기 때문에 저소음으로 만드는 기술도 필수입니다. 요란하게 소리내며 다니면 잠수함이 아니겠죠.

 

잠수함용 원자로를 만들 수 있는 정도면 제발 그보다 더 쉽게 만들 수 있는 전기 생산용 원자로나 만들어 인민들 전기 문제부터 푸는 게 먼저일 것 같은데, 김정은의 머릿속에는 자기 체면을 살려줄 뭔가 있어 보이는 군사 장비를 만드는 생각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뭔가 아무리 만들어내도 어차피 전쟁은 자멸의 길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지금 2년째 지루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서도 알 수가 있습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소식은 북한에서도 전해주지 않으니 제가 오늘 전쟁 진행 상황을 한번 말씀드리겠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려 한다는 이유로 재작년 2월 전격적으로 침공했습니다. 전쟁 전 러시아 군사력은 세계 2, 우크라이나는 세계 22위로 평가받았습니다. 러시아의 계산으론 일주일이면 전쟁을 끝내고 우크라이나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오산이었습니다.

 

막상 실전에 들어가니 러시아군은 정말 거품이었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우크라이나는 개전 초기를 잘 버텨내고, 반격에 들어갔습니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의 20%가 좀 안 되는 지역을 점령하고 있는데, 이를 탈환하려는 우크라이나 군대와 사수하려는 러시아 군대 사이에 진지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어느 쪽도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그냥 지루한 공방전이 이어지고 있고, 그러는 사이에 수많은 군인들이 죽어갑니다.

 

특히 러시아가 생명 경시 사상이 더 강해서 요새화된 우크라이나 진지를 향해 달려들다가 죽어 가는데, 혹한의 겨울 날씨 속에 시신도 처리 못 해 전장에는 수많은 러시아 젊은이들의 시신이 얼어붙은 채 그냥 방치되고 있습니다.

 

양측 모두 자기들 피해를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습니다만 정보력이 매우 뛰어난 미국이 양측 피해를 기록하고 있어 얼추 근접한 수치는 나와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나온 정보가 지난해 12월에 나온 것인데, 이때까지 러시아는 전쟁 초기 투입한 병력의 87%를 손실 봤고, 전차는 63%를 잃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러시아는 전투 병력 36만 명을 투입했는데, 이미 두 달 전까지 315천 명의 사상자를 냈습니다. 이중 전사자는 20만 명 가까이 됩니다. 보통 전투를 수행할 때 사단, 군단 인원의 사상자가 30%가 넘으면 전투 불능상태라고 합니다. 후방 인원이 절반이라고 할 때 전방 1선 부대는 절반 이상 사상자가 됐다는 뜻이고, 예비대도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러시아는 무려 87%의 사상자를 내고도 계속 사람들을 보충역으로 뽑아 투입합니다. 그러다 보니 전투 경험이 없는 신병들이 인간 방패가 돼 죽어갑니다. 우크라이나도 별반 다르진 않습니다만, 사상자 숫자는 러시아의 80% 정도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러시아는 숱한 장비도 잃었는데, 전차의 경우 보유 전차 3,500대 중 2,200대가 파괴돼 지금 3분의 1 정도만 남았습니다. 러시아 전차야 북한의 고물 전차에 비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이런 것도 무용지물입니다.

 

강국이라고 큰소리치던 러시아는 지금 전쟁 수행 불능 지경에 내몰려 북한에 손을 내밀어 포탄과 미사일을 좀 달라고 사정하는 수준입니다. 우크라이나도 초기에 서방의 무기 지원을 좀 받아 버텼는데 전쟁이 길어지니 지원도 줄어들어 러시아를 몰아낼 힘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그냥 진지 사수전이 지루하게 이어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전쟁의 사례에서 보듯이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수십만 명의 군인이 죽어가도 핵을 쓰지 못합니다. 핵무기를 사용하는 순간 러시아도 핵 반격을 받아 위태로워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러시아도 핵무기를 잔뜩 갖고 있으면서도 쓰지 못하는데, 손바닥만 한 북한을 통치하는 김정은은 걸핏하면 핵무기를 쓰겠다고 합니다.

 

그럼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한국에 주둔한 미국의 핵 무력이 즉각 반격해 1시간도 안 돼 북한의 모든 도시들이 파괴됩니다. 미국의 전략핵잠수함 한 척에 실린 핵무기만으로도 북한 도시들을 모두 파괴합니다.

 

김정은이 핵무기를 만들고 사용하겠다고 떠들 때 여러분들은 대단하다고 박수를 보내면 안 되는 것입니다. 이건 인질이 인질범을 찬양하는 바보 같은 일이라는 것을 알아둬야 합니다. 김정은의 핵무기 사용은 곧 북한 2,000만 인민을 인질로 잡고 핵전쟁의 참화로 끌어들이는 자살 행위일 뿐입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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