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24년 3월 한반도에선 북한이 왜 가난하며, 왜 더 가난해지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일들이 남북에서 일어났습니다.
북한에선 ‘지방발전 20X10 정책’에 따른 지방공업공장 건설 착공식이 연일 진행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연일 이를 보도하면서 마치 공장들이 건설되면 당장 부유해지기라도 하는 듯이 선전하고 있습니다. 또 착공식장에서 한복을 입고 덩실덩실 춤을 추는 주민들의 모습도 보여주는데, 마치 찍어낸 것처럼 황해도에서나 함경도에서나 똑같은 저고리를 입고 똑같은 구도로 서서 똑같은 춤을 추고 있는 게 눈에 띕니다.
‘지방발전 20X10 정책’이 왜 가난해질 수밖에 없는 무지한 정책인지는 제가 예전에도 말씀드렸습니다. 잘 살려면 공장을 최대한 밀집시켜 공단화를 시켜야지, 전기도, 철도도, 도로도 변변치 않은 북한이 전국에 공장들을 산개시켜봐야 최악의 효율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에서 새 공장이 들어선다고 춤을 추는 동안 남쪽에선 ‘개성공업지구관리재단’이 해체됐습니다. 이 재단은 공단에 입주한 한국 기업의 출입경, 시설 관리 등을 지원하기 위해 2007년 무렵 통일부 산하에 설립됐습니다.
하지만 개성공단이 2016년 2월부터 문을 닫자 재단은 입주 기업들의 일부 민원 상담 등의 일만 해왔습니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로 8년 넘게 유지돼 왔지만, 그래도 개성공단이 다시 열릴까 하는 희망으로 지금까지 존재했죠.
그러나 김정은이 올해 초에 통일과 민족을 삭제하고, 다시는 한국과 거래하지 않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끝내 문을 닫게 됐습니다. 재단 유지를 위해 지난 8년 동안 한국 정부는 건물 임차료와 인건비로 매년 70억여 원, 즉 600만 달러 가까이 지출했습니다. 8년이면 5,000만 달러 가까이 쓴 셈입니다.
개성공단 재단이 해체되기 전 북한이 개성공단 내에 있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 잔해까지 완전히 정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 건물은 1000만 달러를 들여 남쪽에서 지은 것인데, 2020년 6월 김여정의 말 한마디에 폭파가 됐습니다.
당시 김여정은 ‘형체도 없이 무너뜨려버리겠다’고 허세를 부리고, 인민군 공병대를 동원해 엄청난 양의 화약을 쌓아두고 터뜨렸는데, 그의 말과 달리 유리창만 깨지고, 건물은 멀쩡하게 서있었습니다. 발전된 한국 건설 기술에 북한은 당황했을 겁니다. 김여정의 허세를 실행에 옮기지 못한 공병 간부들이 처벌 받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서있던 건물도 4년 동안 열심히 잔해를 걷어내 지금은 사라졌습니다. 남북 경협의 역사는 이제 책에서만 찾아볼 수 있게 됐습니다.
남북 경제 협력의 상징들은 사라지고, 동시에 북한이 자체로 지방공장들을 짓겠다며 유난을 떠는 모습은 북한이 왜 가난한 지를 너무 잘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난한 나라가 잘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부유한 외국에서 투자를 받아야 합니다.
수많은 사례들이 있지만, 인민들이 굶어 죽는 사회주의 국가에서 배부른 나라로 변신한 이웃 중국의 사례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을 선언한 뒤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고심하다가 결국 찾은 해답이 경제특구였습니다. 북한처럼 전국에 공장을 늘어놓는 일은 바보가 아닌 이상 다 비효율적인 일임을 아니까 아예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첫 시범 특구를 만들 지역을 찾다가 남쪽 광둥성에서 3만 명이 사는 어촌 바온안 현을 후보지로 정했습니다. 당시 바오안 현은 명색이 현이지만 차량이 7대밖에 없었고, 주민 연평균 소득은 100위안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1980년 중국의 첫 특구로 지정되자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이름이 선전으로 바뀐 지금은 1,250만 명이 사는 중국에서 세 손가락에 드는 부유한 도시로 변신했고, 시 하나의 국내총생산액 즉 GDP가 코로나 이전에 3,740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선전 한 개 도시의 경제력이 북한보다 몇 십 배 더 큰 것입니다.
그런데 선전도 처음부터 발전한 것은 아닙니다. 지금은 이곳에 세계 일류 기업들이 즐비하지만 처음엔 개성공단처럼 인건비를 받고, 질 낮은 2차 산업 제품을 생산했습니다. 중국은 투자를 하고 싶어도 가난해서 못했고, 외국에선 공산당을 어떻게 믿냐며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중국은 정권에 부정적인 화교 자본부터 끌어들였고, 외국 투자기업에 대해선 세금, 토지 사용료 등에서 특혜를 주었습니다.
북한이 발전하려면 선전처럼 특정지역을 키워야 하고, 특혜를 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될 뻔했던 지역이 바로 개성입니다. 그런데 그 개성공단이 얼마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게 되면 전 세계가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역시 북한이 들어가면 쫄딱 망하는구나”, 이렇게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물론 개성공단에서 먼저 철수한 것은 한국 정부입니다. 한국을 향해 계속 도발을 진행하니 더는 견디지 못해 철수를 결심한 것입니다. 이런 일이 있었다면 이후에 이 공단을 열기 위해 남과 북이 함께 노력을 해도 모자랄 판에 전 세계 면전에서 공단의 상징적인 건물을 폭파하는 어리석은 짓을 저질렀으니 이제 누가 북한을 믿고 들어가겠습니까.
김정은, 김여정 같은 무지한 통치자들이 부유해질 기회를 완전히 걷어찬 것입니다. 그들의 무지는 그것에서 그치지 않고, 되지도 않을 게 뻔한 지역별 지방공업공장 건설에 또 주민들을 내몰고 있으니 할 말을 잃게 됩니다.
자본도, 기술력도, 시장도 없는 북한이 내부에서 자력갱생을 해서 잘 살 수 있다는 것은 망상에 불과합니다. 가난한 계층일수록 밖에 나와 일을 해야 잘 살게 된다는 것이 누구나 다 아는 이치입니다. 그렇지 않고 거지가 먼지투성이 집에서 아무리 발버둥치고, 가구를 여기저기 옮기고 해봐야 거지 신세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법임을 여러분들이 먼저 깨닫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이현주,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