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신경제지도의 실현을 기대하며

주성하-탈북자, 동아일보 기자
2018-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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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지난 3월 1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중심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포럼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지난 3월 1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중심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포럼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남북 정상회담 결과는 노동신문을 통해 자세하게 공개됐으니 여러분들도 이미 내용을 충분히 알 것이라고 봅니다. 김정은이 남쪽에서 어떤 대접을 받았는지도 노동신문이 사진을 무려 61개나 실어 화보처럼 보도해 잘 보셨을 것이고, 중앙TV에서도 방영을 했다고 하네요.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의 얼굴은 여러분들이 이번에 처음 봤죠?

저는 이번 정상회담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대다수 장면이 생방송됐기 때문에 김정은의 표정과 말투 등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일단 첫 세계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것치고는 김정은의 연기는 잘 됐다고 봅니다. 통이 크고, 유모아도 있고, 예절도 잘 지키면서 처신을 잘 했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남쪽에서 김정은과 이설주에 대한 인기가 크게 높아졌습니다.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김정은은 천하의 악당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고모부를 처형하고 숱한 사람들을 죽인 살인마라고 손가락질을 받았고, 한국을 향해 천안함 공격과 연평도 포격과 같은 무모한 도발을 해 많은 희생자를 초래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한국 젊은이들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김정은에 대한 적개심이 매우 커졌죠. 그래서 남북관계 개선을 바라는 적잖은 사람들은 요즘 젊은이들 속에서 저렇게 북한과 김정은에 대한 적개심이 커졌는데,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대한 햇볕정책을 쉽게 실시할 수 있겠느냐고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16년 동안 남북관계가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는 것을 다 지켜봤기 때문에 여론이라는 것이 얼마나 쉽게 바뀌는지를 어느 정도 압니다. 그런 우려를 들으면 “괜찮다. 남북이 몇 번 오가며 축구하고, 공연하고 그러면 여론도 확 바뀐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남북 정상회담 전에 체육 행사와 상호 예술단 교류 행사를 거치면서 북한에 대한 여론이 바뀌더니 김정은 부부가 남쪽에 온 걸로 완전히 또 반전됐습니다.

김정은은 이번에 남쪽에 한번 온 것으로 잔악한 독재자라는 표상을 확 바꾸었습니다. 이것만 해도 큰 것을 얻어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김정은에게 하고 싶은 말은 앞으로도 아버지처럼 평양에만 웅크리고 있지 말고, 남들이 불러줄 때 외국에 다니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지금도 이젠 문재인 대통령과 신뢰도 쌓았고, 남쪽에 와서도 신변이 안전한 것을 알았으니 이젠 서울의 청와대도 와보고, 저기 제주도도 와서 회담하고 가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도 이달 하순쯤 열릴 것 같은데, 이때 미국에 가서 회담하면 세계를 상대로 “나는 정상적인 지도자”라는 것을 과시할 수도 있죠. 미국에 가는 것이 항복하는 것처럼 보일까봐 우려가 된다면 유럽의 중립국인 스위스 같은데 갈 수도 있을 겁니다.

이번에 솔직히 판문점 선언은 제가 볼 때는 지켜도 되고, 안 지켜도 되는 내용이 많습니다. 그래서 북에서도 “과거에 정상회담 2번이나 했는데 달라진 것이 뭐가 있냐, 이번에도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달라지지 않은 것은 김정일 탓이 크죠. 왜 회담을 하고선 돌아가서 핵을 쏘고 미사일을 쏩니까. 그러니까 대북제재가 들어가고 국제사회가 결정한 합의를 지켜야 하는 한국은 도와주고 싶어도 도와주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는 것입니다.

물론 김정일의 처지가 이해되지 않은 것도 아닙니다. 북에 쥔 것이 아무 것도 없으니 미국도 중국도 일본도 다 자길 무시하니 화가 났을 겁니다. 그래서 아마 죽기 전에 아들에게 “무조건 핵과 미사일을 만들어 손에 쥐어야 미국이 담판장에 나온다”고 조언했을 수가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김정은은 진짜로 온 국력을 쏟아 부어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들어냈고, 그걸 밑천으로 장사하려 지금 나온 것이죠.

북한이 핵과 미국까지 도달하는 미사일까지 기어코 만들어내자 미국도 북한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결국 이번 북미 정상회담도 열리게 된 것입니다. 북한 수반이 미국 대통령과 만난 일은 이번이 처음으로, 김일성도 김정일도 그렇게 하고 싶어도 못했던 일입니다. 김정은이 유훈을 지켜 드디어 핵을 쥐고 나타났습니다. 이제 그는 이걸 갖고 미국과 외교관계를 맺어 체제를 인정받고, 종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어 군사적 위협을 제거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이번에 판문점 선언에서 확실한 남북간 관계 개선 목표와 일정이 담기지 않은 것은 결국 남북관계가 북미 관계 개선이 없인 따로 움직이기 어려운 사정과 연관됩니다. 북한이 미국과 핵폐기 선언을 하고 수교를 해야만 비로써 개성공단도 다시 시작되고, 경의선 철도도 연결되게 되는 것입니다.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핵 폐기 이후 남북관계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한 구상을 전달했습니다.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이라 불리는 이 계획은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기도 합니다.

목포에서 서울을 거쳐 개성, 평양 신의주를 연결하는 서해 산업 공단 조성, 부산부터 원산, 단천, 청진, 나선을 연결하는 동해안 에너지 공업 지구 건설, 분계선 환경 관광 지구 건설이 요점입니다.

아마 김정은이 트럼프에게 확실하게 핵 폐기를 약속하고, 검증까지 미국의 조건을 받아준다면 이젠 엄청난 지원이 북에 건너갈 것입니다. 과거 정상회담의 합의는 핵문제 때문에 지켜지지 않았지만, 이제는 핵이란 장애물이 제거되고 나면 실제로 지켜질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이나 미국이 북한보다 말을 쉽게 바꾸겠습니까.

그러니 여러분들은 이번은 기대를 해봐도 될 것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정은이 핵폐기만 선언하고 약속을 지킨다면, 기나긴 기간 허리띠를 졸라매 온 북한 인민들의 눈물의 역사는 함께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꼭 그렇게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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