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하 서울살이] 선거가 만드는 체제의 차이

주성하-탈북자, 동아일보 기자
2022.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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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 서울살이] 선거가 만드는 체제의 차이 6·1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저녁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유세에서 지지자들이 오 후보를 연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기 남쪽은 지금 6 1일 지방선거가 진행돼 사람들의 관심사가 정치에 가있습니다. 지방선거란 것이 뭔지 모를 분들이 많겠죠. 여기는 크게 3가지 선거를 치릅니다. 하나는 5년마다 돌아오는 대통령을 뽑는 대선인데, 3 9일에 진행돼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됐습니다. 그리고 6 1일에 진행된 지방선거는 시장과 도지사, 시의원, 도의원을 뽑는 선거입니다. 한국에는 특별시장과 도지사가 모두 17명 있습니다.

 

대통령이 국민의 힘에서 나왔으면 됐지, 굳이 시장, 도지사를 저렇게 뽑아야 하는 생각도 있을 수 있는데, 한국은 지방 자치가 잘 돼 있어서 지방 책임자의 권한이 매우 큽니다. 가령 수도인 서울시 시장은 44조라는 예산을 쓸 수 있는 권한이 있는데, 이건 약 400억 달러에 해당되는 돈입니다. 북한 한해 예산보다 몇 배 더 많은 액수입니다. 경기도 지사도 300억 달러 이상의 예산을 필요한 곳에 쓸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 어떤 당이냐 하는가에 따라 재정 집행의 우선순위가 달라지는 겁니다. 가령 비행장과 도로를 만들겠다고 공약한 도지사가 올라서면 그게 우선적으로 추진되고, 반대로 그 돈이면 도내 학생들에게 점심을 공짜로 주겠다고 공약한 사람이 당선되면 또 그렇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국회의원 선거인데 이건 4년에 한번 진행되고, 다음 선거는 2024년에 있습니다. 올해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 힘에서 나온 데 이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크게 패해 국민의 힘 지사, 시장들이 대거 나왔습니다.

 

북한 사람들은 민주당이 북한에 대한 관심과 지원에 더 적극적이라고 생각해, 민주당을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민주당이 권력을 잡았던 지난 몇 년 동안 너무 국정에서 무능했다고 생각해 사람들이 국민의 힘으로 표를 던진 겁니다. 그러다가 국민의 힘도 못한다고 생각하면 다시 4년 뒤에 민주당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각 정당은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 자신들 나름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고, 그 과정을 통해 좌로 갔다 우로 갔다 할 수는 있지만, 나라가 어쨌든 앞으로 나가 발전이 되는 겁니다. 이런 선거가 있어야 정치가 진정으로 국민을 위해 노력하게 되는 겁니다.

 

전 세계에서 선거가 없는 나라는 없을 겁니다. 북한도 형식상으로 선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건 다 짜여진 각본에 따른 형식적인 선거입니다. 세상에 부모 자식도 다 생각이 다른데, 북한처럼 100% 투표, 100% 찬성이란 것이 가능한 일이겠습니까.

 

그렇게 선거가 형식상으로 진행되거나, 부정선거가 있는 나라들은 한결같이 가난을 면치 못합니다. 왜냐면 국민에게 잘 못하는 사람에 대한 심판권이 없고, 권력을 가진 사람은 국민을 보고 정치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선택해 준 독재자를 위해 일을 합니다.

 

북한은 전 세계에서 선거제도가 가장 유명무실한 나라입니다. 중국도 북한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그러다보니 북한은 전 세계에서 생활수준이 꼴찌를 면치 못하는 가난한 나라가 됐습니다. 김정은만 봐도 어디 인민을 위하는 정치에 신경을 씁니까.

 

지난주 금요일에 저녁 5 25분부터 약 2시간 40분 분량으로 방영된 기록영화 ‘조선의 존엄과 위용을 과시한 주체의 열병식’을 보고 저는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이번 기록영화에는 열병식 준비과정이 소상하게 담겼는데, 특히 김정은이 직접 열병식의 아주 작은 세부사항까지 지시하며 참견하고 있더군요. 김정은이 군인들 앞에서 자동보총을 직접 들어 모범 자세를 선보이는 것을 보고 학생이 교수한테 가르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거기 모인 군인들은 평생 총을 들고 잔뼈가 굵은 사람들인데, 거기에 총을 드는 자세를 시범으로 보여준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그럼에도 북한에선 아무도 이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으니 참 현명하신 지도라고 아부를 해야겠죠. 그렇게 진행된 열병식이 어떤 결과를 낳았습니까.

 

코로나 대유행의 시발점이 돼 지금 전국이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유행되기 이전에도 북한은 이미 스스로 문을 닫고 2 3개월 동안 버텼기 때문에 돈이 없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가난한 국가가 오로지 보여주기 목적이 전부인 열병식 하나를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을 투자합니까. 그거해서 밥이 나옵니까. 떡이 나옵니까.

 

미국은 세상에서 제일 부자 나라이지만, 열병식 같은 것은 거의 10년에 한번 정도씩 할까 말까 하고, 규모도 작게 합니다. 한국도 열병식 제가 와서 한번 정도 본 것 같습니다. 그런 거 했다고 대단하다고 인정하지도 않습니다. 북한 열병식을 봐야 50~60년 전에 생산된 고물 비행기, 땅크들이 나가는 거 부끄럽지도 않은지 모르겠습니다.

 

인민들 먹여 살릴 걱정을 해도 부족한데, 지도자란 사람이 며칠이나 열병식장에 박혀 그거나 지도하고 있으니 북한이 어떻게 잘 살 수가 있겠습니까. 차라리 열병식 지휘관이나 할 것이지 왜 지도자를 합니까. 민주 국가라면 이런 지도자는 무조건 선거를 통해 심판을 받게 됩니다. 지금 북에 코로나가 급격히 확산되는데 사망자 숫자는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장군님이 위대해 코로나 환자가 없다고 떠들었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약도 없이 죽어간다고 하면 욕을 먹을 것이 뻔하니 감추는 것입니다. 이런 와중에 가뭄도 심각해 조만간 식량 위기까지 덮치게 될 것 같습니다.

 

한 나라를 책임진 지도자라면, 열병식 같은데 신경 쓰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런, 백성이 죽어가지 않도록, 행복하게 살도록 하는 문제에 집중해야 합니다. 김정은의 어리석은 행위를 누구도 견제하지 못하는 북한을 보니, 제가 그런 북한을 탈출해 자유롭게 자신의 의사대로 나와 관련된 행정과 정치를 집행할 사람을 뽑는 민주주의 사회, 대한민국에 온 것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북한에는 언제 그런 날이 올까요.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주성하,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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