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북녘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아 이번 주에도 군사 관련 주제로 이야기하려 합니다. 어차피 북한도 군사 국가라 모든 사람들이 군에 관심이 있죠. 저번 시간에 러시아군이 겉으로는 세계 2위라고 했지만, 정작 전쟁에 들어가니 부정부패로 다 망가져 있었다는 내용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알맹이가 없는 나라들이 허세는 더 지독합니다. 지금 지구상에서 열병식 제일 크게 하는 곳이 첫째 북한이고, 둘째 러시아이고, 셋째 중국입니다. 중국은 한 10년에 한 번쯤 하는데, 한번 하면 물론 크게 하긴 합니다. 군사력 최강인 미국은 열병식 같은 거 안 합니다. 한국도 안 합니다.
그런데 제일 가난한 북한과 러시아는 열병식을 매년 꼬박꼬박합니다.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을 보면 그나마 참가 병력은 적지만 최신 무기라는 것들이 나오니 봐줄 만은 합니다. 그것조차 이번전쟁을 통해 다 엄청 부풀려진 것들이라는 것이 드러났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이미 오래전에 폐기해야 할 고물들을 굴리면서 자랑스럽게 열병식을 하니 제가 다 창피합니다. 1960~70년대 생산된 전차와 군함, 비행기를 자랑스럽게 꺼내 들고 무적의 인민군이라고 스스로 자부하니 이게 무슨 허세입니까. 저는 저것들이 굴러가는 것조차 신기한데, 전쟁이 터지면 굴릴 기름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전쟁은 군사 장비로 하는 것이고, 각국은 최신 무기를 사기 위해 엄청난 국방비를 지출하는 것입니다. 고물로는 전쟁을 못 합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북한은 또 우리는 정신력이 뛰어나다 할지 모릅니다. 김정일이 정신력이 결합되면 닭알로 바위도 깬다는 헛소리를 하는 바람에 그렇게 믿을지 모르겠지만, 설사 정신력이 중요하다고 합시다. 그럼 북한군의 정신력이 한국군에 비해 낫다고 할 수 있을까요.
지금 러시아를 보면 딱 북한을 닮았습니다. 정말 가난한 사람과 멀리 변방 외지의 사람들, 심지어 죄수들까지 전선에 투입하는데, 정작 부자들 자식은 군대에 가지 않습니다. 푸틴은 모스크바에 징집령을 내리지도 않았습니다. 모스크바에 간부 집 자식도 많으니 거기서 전사자가 나오면 여론이 나쁘게 흘러간다는 이유겠죠.
북한을 비유하면 평양 애들은 군에 보내지 않고, 삼수갑산 촌에서 농사짓던 애들 모아 죽을 자리에 내보낸다는 뜻입니다. 거긴 여론이 악화돼 봐야 얼마든지 진압할 수 있거든요.
지금 전쟁이 한창인데, 러시아 국방장관 아들딸은 두바이에 가서 돈을 쓰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그 돈이 어디서 나왔겠습니까. 아버지가 국방장관하면서 빼돌린 돈이 수억 달러는 될 거니 그걸 쓰는 거겠죠. 그렇게 사라진 국방비를 대신해 없는 집 자식들이 목숨을 갈아 넣으며 전쟁터에서 죽습니다. 고위층들이 자기 자식들부터 빼돌리는데 누가 그런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치겠습니까.
그런데 세계 최강국인 미국은 어떤지 아십니까. 전쟁 나면 고위층 자식들부터 전선에 먼저 나갑니다. 그게 미국이 최강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6.25 전쟁 때 미군이 참전했고 북한은 많은 피해를 봤습니다. 어제의 적인 것도 맞고, 또 저의 집안 역시 미국의 폭격에 피해를 봤습니다. 그런데 참전한 미군의 입장에서 봤을 때 그들은 국가의 부름에 목숨 걸고 싸운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6·25 전쟁 당시 142명의 미군 장성이 아들을 한국전에 보냈습니다. 이 중 35명이 전사하거나 부상당했습니다. 미국은 의무 입대가 아니라서 아버지가 잘 나가는 군 장성이면 나가지 않아도 되는데 누구보다 먼저 입대했습니다.
그래서 일화도 많습니다. 몇 가지만 얘기하겠습니다. 미8군 사령관이자 사실상 한국전쟁을 지휘하던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에겐 결혼 10년 만에 얻은 외아들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는 미 공군 중위로 근무하다가 미군의 해외 복무 규정상 한국전 참전이 불가능했음에도 탄원서까지 쓴 끝에 한국으로 왔습니다. 그는 1952년 4월 임무 수행 도중 실종됐는데, 아버지는 아들을 찾는 수색을 중지시켰습니다. 더 이상의 희생을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밴 플리트 장군은 다른 전사자 가족에게 “한국전쟁에서 아들을 잃은 모든 부모가 저와 같은 심정이라고 믿는다. 우리 아들들은 나라에 대한 의무와 봉사를 했다. 벗을 위해 자신의 삶을 내놓는 사람보다 더 위대한 사람은 없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습니다.
1950년 12월 차 사고로 사망한 윌튼 워커 장군의 아들도 대위로 1선에서 싸웠습니다. 워커 장군을 북한군이 매복해 죽였다고 속이고 공화국 훈장까지 누구한테 주었는데 새빨간 거짓말이죠. 한국군 트럭에 부딪혀 차가 전복되면서 죽었습니다.
그러자 맥아더 장군은 아들에게 아버지 유해를 모시고 본국으로 귀국할 것을 지시합니다. 하지만 워커 대위는 부대원들을 두고 혼자만 떠날 수는 없다는 이유를 들어 총알이 빗발치는 한국에 남겠다고 해서 강제로 미국으로 보냈습니다. 이후 그는 주한미군 사령관으로 다시 와서 복무했습니다.
한국전에 참전한 미군은 연인원으로 약 180만 명이고 그 가운데 약 8%의 사상자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미군 장군의 아들들 사상 비율은 일반 병사보다 약 네 배인 25%였습니다. 장군 아들들은 아버지의 명예를 더럽히지 않으려고 최전방에서 목숨을 건 겁니다. 이런 군대를 누가 이기겠습니까. 지금 북한을 보면 장령의 아들들이 뭘 하는지 여러분들이 더 잘 아시겠죠. 전쟁이 나면 북한 고위층 자식들은 러시아 국방장관의 아들과 미군 사령관의 아들 중 어디에 더 가깝게 행동하겠습니까. 김정일부터 온 나라가 굶어 죽는데 자기 자식들은 스위스로 빼돌려 호화생활을 하게 하는데 고위층은 또 뭘 보고 배웠겠습니까.
부정부패하고, 타락한 군대는 절대 이길 수 없습니다. 이번 열병식에서 또 정신력 타령을 하거든 “너네부터 정신력 좀 보여줘라”하고 속으로 외치십시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